요즘 들어 자동차 업계에서는 자동차 가격이 터무니없이 부담스러운 수준에 올랐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26일 미국의 한 외신 ‘굿카배드카(Good Car Bad Car)’는 전염병 팬데믹과 이에 따른 반도체 부족 사태가 제품 가격 상승을 포함한 공급망의 변화를 이끌었다고 전했다. 여기서 발생하는 불이익은 모두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우선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이 큰 타격을 입은 것은 사실이다. 공장 문이 닫히고 공급업체들이 생산을 중단하면서 공급망 전체가 혼란에 빠졌었다. 이로 인해 당해와 2021년의 차량 생산량이 크게 감소했고 이러한 공급망 문제의 비용 대부분이 소비자에게 전가됐다. 여기에 2019년 말 시작된 반도체 부족 사태가 더해지며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오늘날까지 계속되는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팬데믹 이전에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생산라인을 따라 차량이 조립되기 이전에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고 있었다. 하지만 팬데믹 발생으로 인해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면서 많은 제조업체가 '적시에' 공급되는 부품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다. 적시 생산의 어려움은 2019년 대비 2020년과 2023년의 차량 생산량이 감소한 주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팬데믹과 봉쇄 조치는 자동차의 온라인 쇼핑 경험을 가속화 했다. 이로 인해 딜러십에서 미리 조립된 트림을 재고로 보유하는 것이 비효율적인 일이 됐다.
2020년 말까지 전 세계 자동차 전자상거래 시장은 386억7000만 달러에 이르렀고, 2023년 말에는 거의 10배인 3260억달러로 급증했다. 그리고 이런 온라인 판매는 시장을 선도한 테슬라의 성공 요인으로도 꼽힌다. 현재 대부분 제조사가 온라인 판매를 시행하거나 고려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테슬라와 폴스타 전기차 브랜드가 온라인 판매를 진행하고 있고 내연기관차 제조사로는 혼다가 100%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쉐보레와 현대차, 기아도 온라인 판매를 진행하고 있지만 병행 혹은 일부 차종에 대해서만 해당된다. 수입차 최고봉인 메르세데스-벤츠도 온라인 판매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으며 BMW의 경우 전용 숍을 통해 한정판 모델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 공급 부족은 전자 부품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다. 이는 자동차 산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로 인해 소비자가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많은 분석가들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의 낮은 공급 가격을 다시 보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게다가 글로벌 경제 상황과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 불안정성은 환율 변동성을 증가시켰다. 환율의 변동성은 수입 부품 가격과 최종 제품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국제 거래에 있어 불확실성을 증가시켰다. 특히 주요 자동차 제조국들의 통화 가치 변동은 제조 비용과 소비자 가격에 영향을 미치며 이는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형태로 나타났다.
현재 자동차 산업은 공급망 문제의 여파로 인해 전염병 이전 수준의 가격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테슬라와 같은 일부 회사들은 비용을 흡수하고 가격을 낮추는 노력을 보이지만, 대부분의 제조업체는 여전히 높은 비용 부담을 겪고 있으며 이는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 GM, 폭스바겐그룹, 토요타그룹, 스텔란티스 등 주요 자동차 회사들이 가격 인하를 추구하지 않는 한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전염병 이전 수준의 가격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