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추가로 부과한 데 대한 보복 조치에 착수했다.
중국은 17일(한국시각) 최근 EU EU산 돼지고기 수입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개시했다고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조사 개시를 공식 발표하며, 돼지 내장, 방광, 위뿐만 아니라 신선, 냉장, 냉동 통째로 식용되는 돼지고기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왜 보복하나
중국이 돼지고기 수입 조사라는 보복 조치를 취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EU의 전기차 관세 인상에 대한 불만 표출이다. EU는 지난 6월 12일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48.1%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중국 전기차 산업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해 강력한 반발 의사를 밝혀왔으며, 돼지고기 수입 조사는 그 첫걸음으로 해석된다.
둘째, 돼지고기 산업 보호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돼지고기 생산국이지만, 최근 국내 돼지고기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EU산 돼지고기의 대량 유입은 국내 돼지고기 시장을 더욱 침체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돼지고기 수입 조사를 통해 중국 정부는 국내 돼지고기 산업을 보호하고자 한다.
자동차 관세 문제, 무역 전쟁으로 번질까
중국과 EU의 갈등은 단순한 돼지고기 무역 분쟁을 넘어 자동차 산업 전반에 걸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약 2600만 대)이며, EU는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주요 자동차 생산국을 거느리고 있다. 양측의 무역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심각한 결과가 예상된다.
먼저 글로벌 자동차 공급망 혼란이 올 수 있다. 중국과 EU는 서로 중요한 자동차 부품 및 완성차 수출입국이다. 양측 간의 무역 제한 조치는 글로벌 자동차 공급망에 혼란을 야기하고, 자동차 생산 지연 및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와 같은 핵심 부품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전 세계 자동차 산업에 큰 타격이 온다.
자동차 소비가 위축된다. 소비자들은 자동차 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으로 인해 자동차 구매를 줄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자동차 산업 전체의 매출과 일자리 감소를 부른다.
투자 위축 가능성도 있다. 자동차 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기업들은 투자를 줄일 가능성이 높다. 이는 자동차 기술 개발 지연과 새로운 자동차 출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독일, 노르웨이, 헝가리 등 중국 입장 지지
중국과 EU의 무역 분쟁 위험 속에서 독일, 노르웨이, 헝가리 등 일부 EU 국가들은 중국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 특히 메르세데스-벤츠, BMW, 폭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을 보유하고 있는 독일은 중국 시장이 자국 자동차 산업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양측 간의 갈등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과의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헝가리는 중국의 대규모 투자 국가다.
최악의 무역 전쟁은 누구에게도 이득 없어
중국과 EU는 이미 자동차 무역 분쟁 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양측의 입장 차이는 여전히 크고,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미국도 최근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부과하는 등 자동차 무역 분쟁에 개입하고 있다. 이는 중국-EU 무역 갈등에 더욱 복잡성을 가중시킬 수 있다. 국제 사회는 중국과 EU의 무역 갈등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으며, 양측에게 신속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중국이 EU 전기차 관세 인상에 대한 보복 조치로 돼지고기 수입 조사를 개시한 것은 매우 위험한 신호다. 이는 단순한 돼지고기 무역 분쟁을 넘어 전 세계적인 무역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자동차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