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통신이 단독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가 중국산 전기차에 100%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기 직전 테슬라가 캐나다 정부에 관세 인하를 요청한 것으로 29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 월요일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과도한 보조금 지급 등 불공정 경쟁을 이유로 10월 1일부터 10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테슬라를 비롯한 모든 중국산 전기차에 적용되는 조치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테슬라가 캐나다 정부에 유럽 연합(EU)에서 받은 것과 유사한 수준의 관세를 적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EU는 테슬라에 대해 다른 중국산 전기차보다 낮은 9%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캐나다 정부는 테슬라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미국과 마찬가지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과잉 생산 능력, 비시장 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10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테슬라는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된 모델 3와 모델 Y를 캐나다 시장에 수출해왔으며, 2023년에는 캐나다로 수입되는 테슬라 차량이 전년 대비 460% 증가하는 등 캐나다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해왔다.
그러나 이번 캐나다 정부의 관세 부과 결정으로 인해 테슬라의 캐나다 시장 판매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100%의 높은 관세는 테슬라 차량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뿐만 아니라 볼보 자동차와 폴스타 역시 캐나다 시장에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회사 모두 중국에서 생산된 차량을 캐나다로 수출하고 있으며, 캐나다 정부의 관세 부과 결정으로 인해 판매 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
캐나다 정부의 이번 결정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상한 데 이어 미국과의 연대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미국과 캐나다는 중국의 불공정 경쟁 행위에 맞서 공동 대응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테슬라는 아직 캐나다 정부의 관세 부과 결정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캐나다 정부를 상대로 추가적인 협상을 시도하거나, 다른 시장으로 판매를 전환하는 등 다양한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정태 글로벌모터즈 기자 jt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