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유럽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전기자동차, 피아트 500e가 미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20년 유럽 출시 이후 올해 초 미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판매량은 기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이 대형 트럭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한 만큼, 작고 귀여운 디자인의 피아트 500e가 큰 인기를 얻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피아트는 올해 미국에서 204대만을 판매하는 데 그쳤다.
유럽 시장에서도 피아트 500e의 판매 부진이 이어지면서 생산 중단 위기에 놓였다. 12일(현지시각) 모회사인 스텔란티스는 유럽 시장의 수요 감소를 이유로 이탈리아 토리노에 위치한 미라피오리 공장의 생산 라인을 4주 동안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Automotive News Europe이 보도했다. 이는 올해 들어 두 번째 생산 중단으로, 이미 2월과 4월에도 생산 라인이 멈춘 바 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예상만큼 빠르지 않자, 스텔란티스는 피아트 500e의 하이브리드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탈리아 토리노 공장에 1억1000만 달러(약 1400억원)를 투자하여 고성능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으며, 2025년에서 2026년 사이에 유럽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현재 피아트 500e의 주행거리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하이브리드 모델의 성공 여부에 대한 의문을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