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벌써 절반을 향해가면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은 이 시점에서 최대 시장인 미국을 비롯 중국과 유럽에서 인기 있는 차들까지 알아봤다. 본지는 얼마 전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차들’로 기사를 작성한 적이 있다. 그때와 비교해보면 올해의 트렌드를 엿보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우선, 미국을 살펴보면 1위가 포드 F-시리즈로 순위 변동에 이변이 없다. F-시리즈는 부동의 1위를 벌써 몇 번째나 이어가고 있다. 올해가 끝나갈 무렵에도 가장 인기 모델이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지금까지 포드 F-시리즈의 판매량은 15만2943대이다.
미국에서의 판매 2위는 12만7563대가 팔린 쉐보레 실버라도다. 이쯤 되면 현대차·기아의 포터와 봉고로 1~2위를 먹는 국내 사정과도 비교가 된다. 트럭이 가장 많이 팔린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실제 오너들의 경제적 여건, 사용 용도, 유지비, 혹은 멋(격)이라는 것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다. 1분기 포터는 9만2218대, 봉고는 5만9729대 팔렸다.
미국에서의 3위는 토요타 라브4다. 믿을 수 있는 내구성에 접근 가능한 가격대, 불매 운동만 없었다면 국내에서도 많이 팔렸을 차다. 차이는 미국 현지에서 생산해서 판매하는 미국차라는 느낌, 한국지엠의 쉐보레와 르노코리아의 르노 차가 판매되는 경우와 비슷하다. 하지만 인기의 규모는 남다르다. 라브4 미국 판매량은 12만4822대다.
세계 공통으로 인기 있는 차가 미국 4위에서 등장한다. 테슬라 모델 Y다. 이 차는 올해 미국에서만 이미 10만9000대가 팔렸다. 중국에서는 3위를 차지했으며, 유럽에서도 4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분기 기준 쉐보레 트랙스를 제치고 20위권 안에 겨우 안착했다. 1분기 테슬라 내수 총 판매량은 6200대로 BMW와 벤츠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여기서 모델 Y는 6012대로 총량의 97%를 차지한다. 수입차 중에서는 현재까지 판매 1위다. LFP 배터리 장착 가격 부담을 덜은 게 유효했다.
미국에서 일본 차 인기는 여전하다. 혼다 CR-V가 5위를 차지했고 닛산 로그가 6위를 차지했다. 램 픽업과 GMC 시에라가 7, 9위로 중간에 끼긴 했지만, 토요타 캠리가 9위, 그리고 혼다 시빅이 10위를 차지하며 10위권 내 절반을 모두 일본 브랜드들이 채웠다. 판매량은 순서대로 9만5038대, 9만804대, 8만9417대, 7만8337대, 6만8597대, 6만1929대다.
11위부터 20위까지는 여러 국적의 차들이 골고루 분포됐다. 현대차는 지난해 판매량 순위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투싼 한 차종만을 16위에 올려놓고 있다. 순위도 같다. 지금까지 판매량은 4만5509대다. 애초 저가 전략을 펼칠 때는 싼타페가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지만, 최근에는 할리우드 진출 등의 마케팅 전략으로 투싼이 대중적 인기가 더 높은 편이다.
한편 유럽과 중국에서는 환경적 제약이 따른 양상을 확인해볼 수 있다. 애초 판매량이 많은 것도 아니지만 유럽은 각각의 개성이 매우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편이다. 어느 한 모델에 치중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차량에 인기도가 골고루 분포되는 것이다. 유럽에서의 1분기 최다 판매 모델은 2만800대를 기록한 다치아 산데로다. 산데로는 콤팩트 SUV로 실용성을 챙긴 모델이다. 2위는 폭스바겐 골프, 3위는 푸조 208이라는 걸 본다고 하더라도 유럽은 확실히 실용 구매라는 게 분명하다. 유럽에서는 기아 스포티지가 딱 20위에 올랐다.
중국에서는 장안 CS75가 1위를 차지했다. 장안은 중국의 토종 브랜드도 내연기관차 시대 부흥을 이끌었지만, 전동화로 밀려났다 최근에는 다시 판매량이 오르고 있다. CS75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정도를 포함하고 있는 내연기관 차가 대표적이다. 심각해지는 경제 위기 탓인지 소비도 위축됐다는 걸 알 수 있다. 1분기 판매량은 5만9235대이다. 2위는 BYD의 진(Qin) 플러스로 곧 한국에서 브랜드 론칭되면 판매될 가능성이 크다고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