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로드 시장이 커졌다. 지난 몇 년 캠핑 인구가 늘었고 오프로드 차에 대한 수요도 높아졌다. 라인업이 확대된 것이 이를 실감케 한다. 찾는 이들이 있으니 공급량이 늘어난 셈이다.
세단만을 선호하던 옛 시장에서 현대로 넘어오며 SUV 혹은 RV쪽으로 실용 영역을 강조하는 시장으로 변모했다. 그중에서도 레크리에이션·아웃도어 활동에 적합할 수 있는 오프로드 차들의 인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했다.
6일 자동차 데이터 연구소 카이즈유에 따르면 차종 구분이 다소 모호한 부분이 있지만 RV 차량은 지난 1분기 동안 3만7050대 판매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가 증가했다. 지프 랭글러나 픽업트럭 등 오프로드 특화된 차량을 포함한 SUV 부문도 8.6%나 늘어났다.
몇 해 전만 하더라도 내수 시장에는 오프로드 정통성을 지닌 차는 지프 랭글러 밖에 없었다. 그야말로 니치 마켓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헤비듀티를 수행하는 픽업트럭이 이 시장에 합류한 상태다. 국내서 공식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대표 픽업트럭으로는 쉐보레 콜로라도가 있다.
콜로라도는 조선 달구지 즉, 기존 쌍용자동차(KG모빌리티 전신)에서 판매하던 렉스턴 스포츠&칸이 독점한 시장에 대한 도전이었다. 경쟁력에서 가장 큰 문제였던 가격을 엔트리급 모델을 도입하며 파격적으로 낮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수입 픽업트럭 시장의 개척과도 같았다. 현행 모델은 3세대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며 판매 가격은 3.6 가솔린 4WD 기준 4380만원이다.
콜로라도 이후 포드 레인저 와일드 트랙과 랩터가 합류했다. 포드 레인저는 미국에서도 쉐보레 콜로라도의 숙적이다. 중형 픽업트럭으로 활용도가 다양할 뿐만 아니라 오랜 기간 픽업을 개발해온 노하우로 편의성, 승차감 측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콜로라도와는 달리 여러 가지 첨단 장비들을 장착하고 하이엔드급 트림 모델이 도입돼 가격면에서 부담이 있었다. 와일드 트랙 6350만원, 랩터는 7999만원이다.
정통 오프로드로 대표되는 지프 랭글러의 파생 모델로 지프의 글래디에이터가 새롭게 글로벌 출시를 알리고 한국 시장에도 곧 들어왔다. 글래디에이터는 2020년 9월 국내 처음 소개됐고 지난해 부분변경 모델이 도입됐다. 랭글러에 버금가는 험로 주파 능력을 갖췄지만, 2열 뒤쪽으로 트럭베드를 갖춰 실용성을 더한 게 특징이다.
그리고 지난해 초 GMC 브랜드가 론칭하고 대형 픽업트럭으로 시에라 모델이 도입됐다. 쉐보레 타호나 포드 익스페디션, 캐딜락 내비게이터 등 풀사이즈 SUV들이 시장 가능성을 확인하며 대형 픽업트럭도 도입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시에라는 5.89m, 거의 6m에 육박하는 차체 길이에 2m가 넘는 높이, 2m에 육박하는 차체 너비, 그리고 3.745m의 휠베이스를 갖췄다. 가격은 9330만원부터 시작한다.
가격을 따지자면 프리미엄을 표방하는 오프로더도 선택지로 등장한다. 바로 랜드로버 뉴 디펜더다. 랜드로버는 디펜더를 앞세워 럭셔리 오프로드를 선보이고 있다. 오프로드 퍼포먼스에는 부족함이 없지만 이미지에서 부담감을 가진다. 대신, 도심 친화적 다목적 차량으로 어필을 하고 있다. 영국식 오프로드에 대한 로망이 있는 만큼 마니아층이 두터운 것도 성공 비결이다. 랜드로버는 전장 부문 이슈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꽤 괜찮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대표 모델인 레인지로버는 2367대로 47.2%, 디펜더는 1045대로 20.8%이 점유율을 차지했다.
뉴 디펜더와 직접적으로 경쟁하게 될 모델이 이네오스 오토모티브의 그레나디어다. 본격적인 판매 중비 중에 있으며, 6월부터 판매에 돌입한다. 그리고 같은 브랜드 픽업트럭 버전인 그레나디어 쿼터마스터 섀시 캡 모델도 대기 중이다. 가장 하이엔드 급에는 벤츠 G-바겐이 있다. G-바겐은 지난달 말 베이징 모터쇼에서 순수전기차 버전을 공개, 곧 국내 출시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