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EV) 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다. 켈리 블루 북(Kelley Blue Book)에 따르면 지난 5월 새 EV의 평균 가격이 5만6648달러(약 7900만원)로 2년 전 평균 가격이 6만5000달러(약 9000만원)였던 것보다 약 15% 떨어졌다. 중고 EV 가격은 더 크게 하락하여, 지난달 2만8767달러(약 4000만원)로 전년 동기 4만0783달러(약 5600만원) 보다 42% 폭락했다.
현재 새 EV의 가격은 여전히 휘발유 자동차보다 높지만, 그 격차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EV와 휘발유 자동차의 평균 가격이 비슷해질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한다.
EV 가격이 급락하는 이유
무엇보다 소비자 수요의 급격한 냉각이다. 지난 1년 동안 EV 판매는 급속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이는 높은 초기 비용, 충전 인프라 부족, 주행 거리에 대한 불안감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수요 냉각에 대리점 재고가 쌓이고, 가격 경쟁이 심해졌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공급망 문제 해결 후 생산량을 늘렸지만, 소비자 수요는 예상보다 저조했다. 이 결과 대리점에는 EV 재고가 쌓여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연방 세금 공제도 EV 가격 하락에 한몫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연방 세금 공제를 제공하여 EV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세금 공제는 EV 가격을 휘발유 자동차 가격에 더 가깝게 만들고 있다.
소비자들은 왜 구매를 망설이나
멕켄지의 조사에 따르면 EV를 구입한 미국 운전자 중 거의 절반이 휘발유 구동 차량으로 다시 전환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또한, 미국자동차협회(AAA) 조사에서는 미국 성인 중 단 18%만이 전기 자동차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Cox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는 사상 최대인 120만 대의 EV가 판매되었지만 전문가들은 2024년 판매량이 그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높은 가격이다. 실제로 전기차는 휘발유 자동차보다 초기 구매 비용이 높다.
충전소 부족도 또 다른 주요 우려 사항이다. EV는 휘발유 자동차만큼 충전소가 쉽게 이용 가능하지 않아 장거리 여행에 불편을 겪을 수 있다. 이로 인해 EV의 주행 거리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전기차는 휘발유 자동차만큼 한 번 충전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짧다.
기술에 대한 불안감도 있다. 일부 소비자들의 EV 기술에 대한 신뢰는 아직 부족하다. 휘발유 자동차보다 비교적 새로운 기술이며, 수리 및 유지 관리에 대한 우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