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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제네시스 G90, 국산차 위상 '끌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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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제네시스 G90, 국산차 위상 '끌올'

기본 9540만원부터 자유로운 옵션 선택
시승차, 약 1억3700만원, 스포티한 외관
안락한 실내 승차감과 편안한 주행 느낌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4-06-08 09:05

제네시스 G90 사진=정원준 모터PD 이미지 확대보기
제네시스 G90 사진=정원준 모터PD
한때, 국산 프리미엄을 표방하는 제네시스가 등장했을 때 긴가민가했다. 우리가 프리미엄을? 그 도전을 검증한 시간은 매우 빠르게 찾아왔다. 겨우 10여년 만이다. 최근 제네시스는 ‘국뽕’ 앞세운 억지스러운 대중성이 아니라 정말로 소비자가 선호하는 브랜드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글로벌 판매량이 이를 대변한다. 이번 시승은 그 브랜드의 기술이 집약돼있다는 플래그십 모델 G90을 타봤다.

제네시스는 옵션을 따지고 볼 필요가 있다. 프리미엄을 추구한다고 하면 남들과 같은 건 또 못 참기 때문이다. 어디서 나와 똑같은 원피스를 입고 있다면 창피한 법, 글로벌 명차 브랜드에서도 그러듯이 소량 판매하더라도 고객들에겐 특별한 대접이 필요하고 그에 대한 가치 평가도 따라온다는 뜻이다. 제네시스는 대부분 안전 사양을 제외하고 특별히 여러 가지 항목들을 옵션으로 제공한다. 이런 옵션이 싫다면 제네시스가 이번에 야심차게 준비한 블랙 에디션을 고민해봐도 좋을 거 같다.

G90의 기본 가격은 9540만원이다. 일단 ‘깡통’으로 들어가지 않는 것을 살펴보는 게 좋다. 파노라믹 선루프부터, 운전의 편리함을 극대화해주는 후륜조향 시스템, 사륜구동과 엔진 부록까지 모두 옵션이다. 이리저리 다 때려 넣으면 대충 1억3700만원 정도가 되며, 대충 사진의 이런 모습이 된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가장 불필요한 옵션은 이지 클로즈 시스템이다. 걸윙도어가 아닌 이상 회장님이라고 굳이 이 기능이 필요할까 싶은 생각에서다.

어쨌든 제일 처음 무광의 마칼루 그레이 색상을 맞이한다. 주차 공간에서 코를 살짝 내미는, 5m가 훌쩍 넘는 플래그십 쇼퍼드리븐을 지향 세단이 역동적인 모습을 먼저 보이는 셈이다. 확실히 무광은 멋있지만, 고급스럽다는 느낌은 반감된다. 두 줄 램프와 라인을 따라 분위기를 살리는 크롬 소재들도 볼 수 있다. 외관에서 가격이 추가되는 부분은 무광 처리와 휠 디자인 및 사이즈 선택에서 나온다.

실내에 탑승하면 분위기가 좀 달라진다. 스포티한 느낌보다는 럭셔리한 공간이 펼쳐진다. 알다시피 옵션으로 선택되는 퍼스트 클래스 VIP 4인승 시트가 적용된 뒷좌석이 특히 그렇다. 운전석의 경우는 일반적인 제네시스 형제 모델들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콕핏 쪽 특별히 대시보드가 디스플레이를 감싸 안았다. 센터페시아에는 기능적으로 더 많은 버튼이 있고 자동 문닫이 등의 편의 기능도 잘 들어가 있다. 아쉬운 점은 미니멀리즘의 필요성이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더한 3.5ℓ 터보 엔진으로 최고출력 415마력을 내는 이 차의 주행 느낌은 전혀 부족함이 없는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스티어링 휠 뒤편 패들시프트도 있고 센터콘솔 앞에 주행모드 버튼이 있지만, 써먹을 일은 별로 없다. 큰 덩치 탓도 있겠지만, 역동적인 운전의 재미를 찾을 수는 없다. 뒷자리 회장님 눈치를 본다면 세팅 자체를 쇼퍼 드리븐에 맞출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울컥거림은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역시 추가로 제공되는 에어 서스펜션은 후석 탑승자의 감정 레벨을 잘 읽는다. 근데, 스포티한 외관을 완성하기 위해 적용된 21인치 다이아몬드 커팅 휠은 언밸런스한 요소로 보인다.

제네시스 G90 2열 좌석 사진=제네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제네시스 G90 2열 좌석 사진=제네시스

앞좌석은 물론 뒷좌석에도 열선과 통풍, 안마 기능까지 모두 갖췄다. 측면 암레스트 다이얼이 붙어 있는 컨트롤 판넬로 대부분의 기능들이 작동을 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의 각도와 시인성이 괜찮다. 조수석 뒤편에는 풋레스트까지 나온다. S-클래스, 7시리즈급으로 생각한다면 이정도는 당연히 있어야 하는 항목이다. 하지만, 단지 인체공학적으로 좀 더 배려받을 수 있다면 그 가치가 좀 더 높아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다시 운전석으로 돌아와, 전방 시야를 바라보면 탁트인 광경을 맞이한다. 대시가 너무 높아 시야를 가리지 않고 또 너무 낮아 안정감을 해치지 않는 적절한 수평선을 만들어냈다. 스티어링 휠 뒤편에서 나오는 VR 화면은 시선을 조금 빼앗기는 하지만, 내장형 내비게이션 연동을 통한 길 안내는 제법 쓸모가 있다.


육동윤 글로벌모터즈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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