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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EV 관세 재고해야”.. 돌아선 스페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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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EV 관세 재고해야”.. 돌아선 스페인, 이유는?

중국 방문 총리, 중국의 ‘돼지고기 보복’에 입장 선회
중국 시장 의존도 높은 독일·이탈리아 등도 ‘깊은 고민’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4-09-12 11:00

중국 체리자동차가 스페인 카탈루냐 Ebro EV-Motors와 지난 4월 스페인 공장 설립을 위한 합작 투자를 체결했다. 사진=카탈루냐 투자청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체리자동차가 스페인 카탈루냐 Ebro EV-Motors와 지난 4월 스페인 공장 설립을 위한 합작 투자를 체결했다. 사진=카탈루냐 투자청
중국산 전기자동차(EV) 관세 인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중국을 방문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자동차(EV) 관세 인상을 재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중국중앙TV(CCTV)가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발언은 유럽 내부의 갈등을 심화시키고, 중국과의 관계에 새로운 변수를 던지고 있다.

스페인의 입장 변화, 배경은?


스페인은 이전까지 EU의 중국산 전기차 관세 부과에 비교적 적극적인 입장이었다. 하지만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중국을 방문한 후,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이러한 입장을 바꾸었다. 중국이 스페인산 돼지고기 수입에 대한 보복 조치를 취하면서 스페인 경제에 큰 타격을 입었고, 이에 스페인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스페인은 중국의 체리자동차 등의 투자, 관광객 유입 등 다양한 측면에서 중국과의 경제적 의존도를 무시못하는 상황이다.

중국 시장과 유럽 산업 보호.. 독일의 딜레마


독일은 폭스바겐,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주요 자동차 기업들이 중국에 공장을 두고 생산 활동을 하고 있어, EU의 결정에 대해 고민이 깊다. 메르세데스-벤츠의 경우, 전체 판매량의 30% 이상을 중국 시장에 의존하고 있으며, 독일 생산 차량의 20%를 중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폭스바겐 또한 중국 시장 점유율이 14.5%로 외국계 기업 중 가장 높으며, 그룹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중국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 포르쉐, 페라리, 롤스로이스 등 슈퍼카 및 럭셔리카 브랜드의 경우 중국이 가장 큰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독일은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동시에 유럽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중국산 전기차의 저렴한 가격과 빠른 성장은 유럽 자동차 산업에 큰 위협이 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중국 디이자동차(FAW 그룹)과 독일 폭스바겐 그룹의 합작사가 승용차를 제조하고 있다. 사진=폭스바겐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디이자동차(FAW 그룹)과 독일 폭스바겐 그룹의 합작사가 승용차를 제조하고 있다. 사진=폭스바겐


프랑스 브랜디에 대한 중국의 보복


중국은 유럽의 중국산 전기차 관세 부과에 대한 보복 조치로 지난 7월, 프랑스산 코냑을 포함한 브랜디와 유럽산 돼지고기와 돼지 부산물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이는 프랑스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으며, 유럽 내에서 중국산 전기차 관세 부과에 대한 반대 여론을 확산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EU 내부의 갈등 심화와 중국의 전략


EU 내부에서는 중국산 전기차 관세 부과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스페인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스웨덴 등 일부 국가들도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고려하여 관세 부과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는 EU의 단일 시장 원칙에 대한 도전이며, EU의 결속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은 유럽 내부의 이러한 갈등을 이용하여 자국의 이익을 관철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각 회원국별로 맞춤형 전략을 통해 유럽을 분열시키고, 자국의 요구를 관철시키려는 시도다.

중국산 전기차 관세 문제는 단순한 경제적 이슈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지정학적 경쟁이라는 더 큰 틀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유럽은 양국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유럽의 중국산 전기차 관세 부과 결정은 유럽 내부의 갈등을 심화시키고, 중국과의 관계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이는 유럽의 미래 산업 경쟁력과 글로벌 리더십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문제이다. 유럽은 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자국 산업의 경쟁력 강화, 공정한 무역 환경 조성, 글로벌 협력 강화 등 지속 가능한 성장에 대한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이정태 글로벌모터즈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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