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 동반 침체에도 불구하고 견고하게 버티던 내수시장이 지난달에는 주춤했다. 이에 따라 8월 기아·한국지엠·르노삼성·쌍용 등 국내 완성차 제조사는 울상을 지었다.
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를 제외한 8월 완성차 국내 판매량은 일제히 감소했다.
기아차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11.3% 감소한 3만 8463대를 판매했다. 기아차는 화성공장 일부 라인이 공사에 들어가며 공급 물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차종별로 카니발(5622대)과 신형 쏘렌토(6116대) 등 레저용 차량(RV)이 K5(3944대), K7(2172대) 같은 세단을 앞지르며 비교적 선전했다.
한국지엠(쉐보레)은 같은 기간 8% 감소한 5898대에 머물렀다. 기아차와 마찬가지로 RV가 그 외 제품군 판매 부진을 상쇄하는 형국이었다. 스파크(2244대)와 말리부(364대)는 전년 대비 각각 38%, 50.7% 판매가 줄었으나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래버스 등 신차 출시 효과로 RV는 총 2588대 팔리며 전년보다 113.4%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르노삼성은 내수시장에서 유난히 충격이 컸다. 르노삼성 판매량은 지난해 8월보다 21.5% 감소한 6104대에 그쳤다. 다만 국내에서 유일한 액화석유가스(LPG) 선택지가 제공된 QM6(3317대)가 좋은 반응을 얻으며 전체 판매량을 견인했다. QM6 LPG 차량 판매 비율은 QM6 전체 판매량의 60%가 넘는다.
쌍용차는 전년 동월 대비 15.5% 빠진 6792대를 판매했다. 판매가 0.3% 늘어난 코란도(1426대)를 제외하고 티볼리(1901대), G4 렉스턴(592대), 렉스턴 스포츠(칸 포함 2873대) 판매량은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다소나마 희망적인 내용은 전달(7월 6702대)보다는 전체 판매량이 소폭 회복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현대차만은 달랐다. 현대차는 8월 내수시장에서 전년보다 3.2% 증가한 5만 4590대를 팔았다. 올해 초 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된 그랜저(1만 235대)가 인기를 유지했고 신형이 나온 아반떼(5792대)도 선전했다. RV는 싼타페와 팰리세이드가 각각 6224대, 4433대 판매됐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또한 신형 G80(4100대)의 흥행에 힘입어 괜찮은 실적을 거뒀다.
8월 완성차 내수 판매가 감소세를 보인 것은 여름 비수기였던 데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매일 200~400명가량 발생하며 2차 유행이 일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전시장마다 비상조치에 준하는 방역 활동을 벌이는 중이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돼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