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는 적어도 렌터카 사업에는 악재보다는 호재에 가까운 듯하다. 타인과 접촉할 수밖에 없는 대중교통 대신 월 단위 렌터카나 시간 단위 초단기 렌터카(카셰어링)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롯데렌탈이 지분 84.7%를 보유한 카셰어링 업체 '그린카'는 2016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선 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그린카는 지난해 1분기 73억 2800만 원이던 매출이 올해 84억 4700만 원으로 10% 이상 늘었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은 2억 5400만 원에서 14억 6200만 원으로 6배 가까이 급증했다. 국내 카셰어링 시장은 '쏘카'와 더불어 그린카가 쌍벽을 이룬다.
다만 하루나 이틀, 며칠씩 빌리는 단기렌터카는 코로나19 확산 조짐이 나타날 때마다 민감하게 반응했다.
특히 관광 수요가 집중되는 제주도 렌터카 이용객은 올해 1~2월 신천지예수교 대규모 확산과 8월 사랑제일교회 사태 때 크게 출렁였다. 2월 제주에서 롯데렌터카를 이용한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넘게 감소했다. 서울 광화문에서 광복절 집회가 열리고 사랑제일교회 신도 다수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8월 중순 이후 롯데렌터카 이용 건수는 종전 70%에서 30%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30년 이상 렌터카 업력을 가진 롯데렌탈은 서비스 차별화로 위기를 돌파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제주지역 거점인 ‘제주오토하우스’는 업계 최초로 영업시간을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로 늘려 이용객이 항공편 일정에 쫓겨 무리하게 차량을 반납하지 않도록 했다. 또한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하는 고객을 겨냥한 ‘펫(Pet)카’를 추가 요금 없이 대여하고 차량과 전동 킥보드를 함께 빌려주는 통합 렌탈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차량을 1년 이상 대여하는 장기렌터카는 코로나19와 상관없이 건재하다. 장기렌터카는 6월 말 기준 롯데렌탈 차량 대여 부문 영업이익의 91%를 차지한다. 장기렌터카는 차량을 소유할 때 발생하는 취·등록세, 보험료, 자동차세를 비롯해 각종 부대비용 없이 월 이용료만 내면 되기 때문에 자동차 관리 부담이 없다. 신차 장기렌터카를 온라인에서 견적부터 계약까지 간편하게 끝낼 수 있는 ‘신차장 다이렉트’는 롯데렌터카 노하우가 돋보이는 서비스다.
장기렌터카 활황에 힘입어 롯데렌탈은 지난해 매출 2조 원을 돌파했다. 올해 상반기에 코로나19 여파로 롯데그룹 계열사가 고전하는 속에서도 실적 호조를 보였다. 롯데렌탈 상반기 매출은 전년(1조 127억 원)보다 1000억 원가량 늘어난 1조 1079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94억 원에서 682억 원으로 90억 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