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테슬라'로 불렸던 미국 수소 트럭 스타트업 ‘니콜라(Nikola)’의 트레버 밀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자진 사임했다고 21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전날 니콜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밀턴 창업자 겸 CEO가 이사회 의장직과 이사회직에서 물러났다고 공식 발표했고, 밀턴은 성명에서 "니콜라는 나의 한 부분이고 항상 그럴 것이며, 내가 아니라 회사와 세상을 바꾸는 임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나는 자발적으로 회장직에서 물러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니콜라를 창립하여 교통수단을 더 좋게 바꾸고 우리 세계의 기후를 보호하는 회사로 성장시킨 것은 놀라운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밀턴은 니콜라의 최대주주로 남지만 회사 경영에는 더 이상 관여할 수 없게 된다. 그는 니콜라 지분의 20%인 8200만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최근 시세를 감안할 때 약 28억 달러(약 3조2430억 원)에 달한다.
당분간 니콜라는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된 제너럴모터스(GM) 전 부회장 겸 니콜라 이사회 멤버인 스티븐 거스키와 마크 러셀 니콜라 최고경영자(CEO) 체제로 운영된다.
거스키는 "이사회를 대신해 트레버의 선견지명 있는 리더십과 설립 때부터 해온 큰 기여에 감사를 드린다"며 "트레버는 업계가 초창기 단계일 때 무배출 교통 시스템의 가능성을 보고 오늘날의 니콜라를 만들기 위해 행동에 나섰다"고 말했다.
마크 러셀 니콜라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주주들을 위해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더 이상 회사 운영에 대해 발언권을 행사할 수 없다. 니콜라는 밀턴이 "회사와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회장직 사임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번 결정으로 니콜라 이사회 의장직은 스티븐 거스키 전 제너럴모터스 부회장이 맡게 되며 최고경영책임(CEO)인 마크 러셀과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브래디가 신차개발 등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GM출신인 스티븐 거스키 신임 의장은 이번 GM과 니콜라의 제휴를 주도한 인물로 알려졌다.
니콜라는 2014년 밀턴이 ‘전기트럭보다 수소트럭이 친환경 상용차로 더 유용하다’는 비전을 제시하며 창업한 수소 트럭 스타트업이다. 니콜라라는 이름은 천재 전기공학자 니콜라 테슬라에서 따왔다.
니콜라는 수소트럭 관련 매출이 ‘0원’일 정도로 알려지지 않은 업체였지만 지난 6월 우회 상장을 통해 나스닥에 입성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니콜라는 미국 자동차업계 ‘빅3’ 중 하나인 포드보다도 밸류에이션이 높았다. 최근 제너럴모터스(GM)가 니콜라 지분 11%를 취득하고 니콜라의 ‘뱃저’ 트럭을 생산하기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는 등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도 이어졌다.
니콜라 주가는 올해 들어 231% 뛰었다. 제너럴모터스(GM)가 니콜라의 주력 상품인 수소트럭 배저를 2022년 말 생산한다는 소식이 큰 호재였다.
GM과의 제휴 소식이 알려지자 니콜라 주가는 하루 만에 40% 올랐다가 힌덴버그 보고서 사태로 다시 40% 가까이 내렸다. 이후 해명 절차를 밟으면서 어느 정도 하락분을 회복했다.
공매도 전문 리서치 기관인 힌덴버그리서치는 지난 10일 '니콜라 : 어떻게 거짓말의 홍수를 활용해 미국 최대 자동차 OEM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었나'라는 보고서를 발간해 니콜라가 수소전기차 생산을 위한 기술이나 설비를 전혀 보유하지 않았고, 이들이 과거 발표한 시제품과 자료는 모두 조작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주가는 40%나 폭락했다.
니콜라 측은 자사의 주식을 공매도한 힌덴버그가 이익을 내기위해 시세조종을 하기 위해 이 보고서를 내놓았다고 주장했고 반면 힌덴버그는 니콜라가 보고서에서 지적한 문제에 대해 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후 미국 증권거래위(SEC)가 조사에 착수했고, 미국 법무부도 사기 여부를 조사한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지난 6월 초 주당 79.73달러까지 올랐던 니콜라 주가도 지난 18일에는 34.19달러로 떨어졌다.
지난 8일 제너럴모터스(GM)는 니콜라와 제휴를 맺었다. 이번 제휴에 따라 GM은 니콜라 콘셉트카의 디자인과 생산을 맡는 대가로 니콜라 전체 주식의 11%에 해당되는 20억 달러 규모의 주식을 취득하고 이사 한 명을 파견하기로 했다.
GM은 이번 제휴로 니콜라 주식 취득과 배터리 등의 양산 효과로 40억 달러 이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니콜라는 GM에 생산을 위탁함으로써 자체생산에 들어가는 비용을 50억달러 이상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GM이 거스키 신임 의장을 통해 니콜라를 운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것이다.
니콜라 CEO 마크 러셀은 회사가 목표와 주주를 위한 가치를 창출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우리의 우선 순위는 변하지 않고 파트너와 협력하여 전략적 이니셔티브를 실행하고 수직적으로 통합된 제로 배출 운송 솔루션 제공업체가 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데 레이저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