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던 중국 전기차동차에 급제동이 걸렸다.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상하면서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는 것이다.
EU는 중국 정부가 자국 전기차 업체에 부당한 보조금을 지급한다며, 이를 시정하기 위해 지난 7월부터 기존 관세 10%에다 기업당 17~38%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전기차는 유럽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상실하고,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중국 자동차는 관세 인상만으로 가격이 올라 외면을 받고 있을까?
중국의 자동차 산업은 지난 10년 동안 기본적인 서양 복제품을 생산하는 것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차를 만드는 것으로 혁신을 이루었다. 제조 강국인 중국은 이런 전기차를 대량으로 생산하고 있다 . 그러나 중국 자동차는 유럽에서 구매자를 찾는 데 점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산 전기차가 많은 수입차가 유럽 항구에 쌓이고 있다.
왜 그럴까? 중국 전기차는 긍정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 최고의 엔지니어링 지식을 보유해 품질, 기술 면에서 잘 알려진 유럽 브랜드와 맞먹거나 심지어 능가하고 있다. 볼보, 로터스, MG와 같은 유럽 브랜드의 전략적 인수를 통해 중국 브랜드는 호평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서양 브랜드를 인수한 후에도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는 BMW, 메르세데스-벤츠, 포르쉐, 폭스바겐, 페라리, 포드와 같은 브랜드의 기존 고객으로부터 충성도를 살 수 없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
유럽 소비자들이 중국차를 외면하는 데에는 관세 인상으로 가격 상승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이외 다양한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단순히 품질 문제만이 아니라, 오랜 기간 형성된 브랜드 이미지, 역사적 배경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뿌리 깊은 브랜드 이미지 장벽
과거 중국 자동차는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시장에 진출했지만, ‘저렴하지만 품질이 낮다’는 고정관념을 심어주었다. 이러한 이미지는 쉽게 바뀌지 않고 오랫동안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일부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유명 외국 자동차를 모방한 디자인을 사용하면서 ‘짝퉁’ 이미지를 굳히기도 했다. 이러한 행위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브랜드 이미지를 크게 손상시켰다.
유럽 자동차 브랜드들은 수십 년, 혹은 백 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역사는 품질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브랜드 로열티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반면, 중국 자동차는 아직까지 이러한 역사를 축적하지 못해 소비자들에게 안정감을 주지 못한다.
높아진 무역 장벽과 가격 상승
EU는 지난 4일(현지시간) 회원국 표결을 통해 중국산 전기차를 상대로 기존 10% 관세 외에 향후 5년간 최대 35.3%포인트(p)에 달하는 ‘확정’ 상계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중국산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가격 상승으로 인해 중국산 전기차의 판매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은 다른 브랜드의 전기차로 눈을 돌릴 수 있다.
빠른 기술 변화에 대한 불안감
전기차 시장은 기술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최신 기술이 적용된 모델을 선호한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빠르게 신 모델을 출시하지만, 소비자들은 신기술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구형 모델의 가치 하락을 우려한다.
신기술이 빠르게 도입되면서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문제는 소비자들이 중국산 전기차를 선택하는 데 큰 걸림돌이다.
정치적 이슈와 AS 부족
중국과 유럽 간 정치적 관계,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 등 다양한 정치적 이슈는 소비자들의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와 함께,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AS 네트워크가 유럽에 충분히 구축되지 않아, 구매 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불안감을 야기한다
유럽 소비자들이 중국차를 외면하는 이유는 단순히 품질 문제만이 아니라, 오랜 기간 형성된 브랜드 이미지, 역사적 배경, 무역 장벽, 그리고 빠른 기술 변화에 대한 불안감 등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