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각 14일부터 20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4 파리모터쇼는 단순히 신차를 공개하는 자리를 넘어, 유럽 전기차 시장을 강타하는 중국 브랜드의 공세에 대한 대응 무대를 보여주는 행사로 주목받았다. 유럽 자동차 산업은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으며, 이번 모터쇼를 통해 그 변화의 흐름을 엿볼 수 있었다. 과거와 미래가 교차하는 순간이자, 미래의 자동차 시장을 대비하는 유럽의 전략이 드러난 자리였다.
BYD와 같은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은 가격 경쟁력과 혁신적인 기술을 앞세워 유럽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입하고 있다. 특히 BYD 돌핀과 씰(Seal) 모델은 저렴한 가격과 긴 주행거리로 전기차의 접근성을 크게 높였다. BYD 돌핀은 유럽 소형 해치백 시장을 공략하며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고, 씰은 테슬라 모델 3와 유사한 성능을 제공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중형 세단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또한, MG 역시 유럽에서 두드러진 성장을 보이는 중국 브랜드 중 하나다. MG4 전기 해치백은 실용성과 경제성을 강조하며 유럽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으며, 이번 파리모터쇼에서도 그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중국의 저가 전기차 공세에 맞서기 위해 유럽 브랜드들은 더욱 혁신적이고 유럽 시장 특유의 수요에 맞춘 모델들을 제시했다. 대표적인 예가 시트로엥 아미(Citroën Ami)다. 초소형 전기차인 아미는 도심 내 단거리 이동에 특화된 차량으로, 저렴한 가격과 간편한 운전 방식을 강점으로 한다. 특히 운전면허가 없어도 운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청소년 및 도심 거주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유럽의 초소형 전기차 시장에서 아미는 중국의 저가 공세에 맞설 강력한 해법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르노 4 E-테크는 르노의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하는 핵심 모델로, 전통적인 르노 디자인에 현대적인 전기차 기술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소형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의 저가 모델들과 경쟁할 수 있는 대표적인 모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유럽 브랜드들은 가격 경쟁력을 넘어서 전기차 기술력과 친환경성을 앞세워 중국 브랜드에 맞서고 있다. 폭스바겐 ID.3는 소형 전기 해치백으로, 이번 파리모터쇼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독일의 전기차 기술력과 폭스바겐의 미래 비전을 담아낸 ID.3는 중국 전기차에 대한 강력한 경쟁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르노 트윙고 콘셉트나 스마트(Smart) #1 역시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모델이다. 메르세데스-벤츠와 중국의 지리 자동차가 합작한 이 브랜드는 프리미엄 소형 전기차로 차별화된 기술과 안전성을 강조하며, 유럽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푸조는 이번 2024 파리모터쇼에서 주목받을 만한 전기차 모델을 선보이며 유럽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푸조 e-208은 중요한 모델로 평가된다. 이 소형 해치백 전기차는 푸조의 전동화 전략의 중심에 있으며, 프랑스와 유럽 전역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실용적이면서도 스타일리시한 디자인, 합리적인 주행거리와 가격대가 결합해, 중국 브랜드가 공략하는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
또한 푸조는 전기 SUV인 e-3008을 통해 중형 SUV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e-3008은 넉넉한 실내 공간과 세련된 외관, 그리고 향상된 전기 주행 성능을 갖춰 유럽에서 중국의 전기 SUV와 맞설 주요 경쟁자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모델들은 유럽 브랜드가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중국의 저가 공세에 대응하는 주요 전략으로, 기술력과 디자인에서 차별화를 꾀하며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담겨 있다는 걸 증명한다.
2024 파리모터쇼는 유럽 자동차 업계가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유럽 시장 진출에 어떻게 대응할지 보여준 중요한 무대다. 중국 브랜드들은 가격 경쟁력과 안정적인 전기차 기술을 바탕으로 유럽 시장을 장악하려 하고 있지만, 유럽 업체들 역시 기술력, 디자인, 그리고 친환경성을 내세워 치열한 방어전을 펼치고 있다는 거 보여주는 좋은 예다. 르노 4 E-테크, 시트로엥 아미, 푸조 e-208, 폭스바겐 ID.3 등 다양한 모델들이 이러한 방어전의 최전선에 서 있으며, 유럽 자동차 시장의 향방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