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코리아가 정자동 카페거리 인근에 브랜드 체험 공간 '더 고(The Go)'의 오픈을 예고하며 지난 16일부터 혼다 하이브리드 테크 데이를 미디어 대상으로 진행했다. 브랜드 하이브리드 기술력을 국내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함이다. 일본 본사에서 기술 담당자 3명이 참석했다. 모토하시 야스히로 파워 유닛 개발 책임, 사토 에이스케 CR-V 글로벌 개발 총책, 요코야마 나오키 어코드 글로벌 개발 총책이다. 직·병렬 구조의 4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대해 꼼꼼한 설명을 이어갔다. 다만, 이들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일반에게는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복잡하고 어렵다. 정리하자면 전동 구성품의 진화와 인테리전트 파워유닛(PCU), 드라이브 유닛의 개선과 발전에 있다. 더 쉽게 설명하자면 11세대 어코드, 6세대 CR-V 하이브리드 모델에 탑재된 4세대 2모터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통해 출력과 연비가 조금씩 더 향상됐다는 것이다. EV 드라이브 모드, 하이브리드 드라이브 모드, 엔진 드라이브 모드 등 총 3가지 드라이브 모드를 지원하고 어느 때든 최적의 상황을 찾아낸다는 게 포인트다.
혼다코리아는 자사의 대표 볼륨 모델인 CR-V와 어코드 하이브리드로 짧은 시승도 진행했다. 기자가 처음에 배정받은 차는 CR-V 하이브리드다. 설명을 들은 뒤 실제 체감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신경을 한데 모으면, 분명 주행이 매끈하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다. 혼다가 자랑하는 최적의 세팅을 찾은 승차감이다. CVT 변속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부드러운 전환, 거기다 미끄러지듯 빨라지는 가속력도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객관적인 시각에서는 다를 수 있다. 최근 커뮤니티의 입에 오르내리는 건 전동화에 부족함을 느끼게 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강력한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전기차와는 달리, 하이브리드는 아직 효율성만을 따지고 있다는 한계성이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로 옮겨타도 아쉬운 퍼포먼스에 대해서는 같은 생각이다. 어코드에는 CVT가 적용됐다. 여기에 시트 포지션도 더 낮아지니 주행 질감이 한층 더 고급스러워진다. 이들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직렬과 병렬의 최대 효율성을 찾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브랜드의 것과도 비슷비슷하다. 하지만, 다시 말하면 파격적인 진화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최근 토요타는 연비를 희생하면서까지 퍼포먼스를 양립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내놨다. 출력은 높아졌지만, 효율성은 떨어진다는 것. “하이브리드는 밋밋하다”라는 소비자들의 성화에 못 이겨 내놓은 결단일 것이다. 하지만, 혼다는 오히려 거꾸로다. 11세대 어코드에 적용된 4세대 혼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모터를 키우기 위해 구조 변경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제원상의 드라마틱한 변화가 없다. 늦은 것인지 빠른 것인지 모르겠지만, 아직 한결같다. 이번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이전 세대 대비 출력을 조금 낮추고 효율성을 조금 높였다. 이 점에 대해서 개발자에게 물어봤지만, 앞으로 파워트레인 전략에 대해서는 아직 밝힐 수 없다는 것이 그들 입장이면서도 현재로써는 최적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는 설명이 나왔다.
만약 전동화 전환 과정을 시작(1)부터 완성(10)까지로 본다면 이들조차도 어디에 와있는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겉에서 보기에는 대략 절반 정도는 와 있지 않나 싶은 생각. 여전히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아 있다는 뜻이다.
어쨌든 지금 중요한 것은 혼다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얼마나 발전된 상태에 있냐는 것이다. 짧은 시승으로 감히 짐작컨대, 효율성과 퍼포먼스의 조화로움에 있어서는 최상의 위치에 올라 있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