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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모빌리티, 픽업·튜닝 내세워 틈새시장 공략에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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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모빌리티, 픽업·튜닝 내세워 틈새시장 공략에 진심

K-픽업트럭 시장 점유율 확대에 박차
해외로 진출 가속화는 풀어야 할 과제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3-05-08 17:26

KG모빌리티 렉스턴 스포츠&칸 튜닝 및 특장 모델 사진=KG모빌리티
KG모빌리티 렉스턴 스포츠&칸 튜닝 및 특장 모델 사진=KG모빌리티
KG모빌리티가 최근 튜닝 페스티벌을 개최, 렉스턴 뉴 아레나 및 스포츠&칸 쿨멘 2종을 함께 출시하는 등 부산한 행보와 함께 현대차·기아가 놓치고 있는 틈새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KG모빌리티(구 쌍용자동차)는 정통 SUV로 시장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기우는 가세를 바로잡기 위해 투입된 토레스는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쟁쟁한 경쟁차들이 많은 세그먼트를 파고들어 입지를 굳혔다. 토레스 출시를 단순히 신차 효과로만 보기에는 힘든 것이 비교적 오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하지만, 토레스만으로는 KG모빌리티가 경쟁력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앞으로 신차 출시 없이는 회사의 미래를 예견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에 KG모빌리티가 내세운 전략은 틈새시장 공략이다. 그동안 독점적으로 영유해왔던 K-픽업트럭 시장이 그 타깃이다. KG모빌리티는 시장 트랜드에 따라 전동화 전환을 꾀하면서도 픽업트럭 시장에 전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조선 달구지로 불리는 렉스턴 스포츠&칸을 그 선봉에 세웠다.

렉스턴 스포츠&칸은 K-픽업을 표방하며 국내 픽업트럭 시장을 독차지해 왔다. 몇 해 전 한국지엠 쉐보레 브랜드에서 중형 사이즈(미국 현지 기준) 콜로라도를 들여오면서 돌풍을 예고했지만, 판매실적은 수입차 시장 공략에 그쳤다. 그도 그럴 것이 K-픽업의 핵심은 저렴한 가격에 실용성으로 무장한 최고의 가성비다. 물론, 상품성과 픽업트럭 본연의 특성에는 미국 정통 픽업을 따라갈 수 없지만, 국내 트럭을 찾는 대부분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니즈를 충족하기에 충분했다. 캡포워드 방식의 1톤 트럭과 레저용 프리미엄 픽업의 사이의 시장이다.

지난 2일 KG모빌리티는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aT센터에서 제1회 튜닝 페스티발을 개최했다. 국내 25개 전문 튜닝 업체들을 끼고 다양한 튜닝 제품들을 선보이는 자리다. 렉스턴 스포츠 및 칸 모델을 기반으로 캠핑카, 특장차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솔루션을 제안했다. 새로운 캠페인 전개다. 튜닝 업계 관계자들은 KG모빌리티의 픽업트럭들이 신규로 들어오는 수입 차종들보다는 활용도가 높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시장에 특화된 여러 가지 사양을 더불어 차량에 대한 많은 정보가 공개돼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격 부담도 덜해 수요가 더 많다는 이유도 들었다.

현대차·기아도 픽업트럭을 내놓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소형 픽업인 싼타크루즈 미국 시장 전용으로 판매하고 있다. 현지 생산으로 국내 출시는 확신할 수 없다. 기아 역시 전동화를 접목해 여러 가지 방향으로 픽업 개발을 염두에 두고 있다. 다만, 현대차·기아는 국내 픽업트럭 시장에는 후발주자로 뛰어들게 된다. 브랜드 경쟁력을 본다면 불가피한 경쟁이 예고되지만, 특화된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KG모빌리티에게도 승산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주어진 과제는 제한적인 시장 수요와 한정된 재정이다. 국내 시장만 바라본다면 회사의 쇠락기는 예상보다 빨리 찾아올 수 있다. 지난달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KG모빌리티지만, 절대 비교에서 판매량만 본다면 아직 완성차 5개사에서 꼴찌에 머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글로벌 네트워크는 새로 개척해야 할 주요 과제다. 전문가들은 KG모빌리티의 성패는 수출에 달려있다고 판단한다. 현대차·기아가 급격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도 해외 시장의 개척이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가능성은 아직 크게 남아 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픽업시장을 살펴본다면, 미국과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에 판매량이 가장 높다. 포드와 GMC 등 토종 브랜드들이 점유하고 있는 미국 시장을 제외한다면 토요타 등 일본차 브랜드들이 이외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KG모빌리티는 현재 남미와 중동, 동남아시아, 유럽 시장 등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달 판매에서는 헝가리, 벨기에, 칠레 등으로 판매가 늘었다. 지난 2월에는 UAE의 NGT사와 수출 계약을 체결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SNAM사와의 KD 협력 사업이 오는 9월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상품의 질을 높이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내세울 수 있을만한 조건은 갖춰져 있다.

지난 4월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KG모빌리티의 부스를 깜짝 방문했다. 당시 정 회장의 안부 물음에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낙수 받아 먹겠다”는 위트 있는 답변을 했다. 짤막한 대답이었지만, 많은 뜻을 내포하고 있다. 일단 경쟁이 될만한 부분을 지양하고 선택과 집중으로 사력을 다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대상은 앞선 픽업트럭 노하우, 그리고 가성비를 앞세워 동일 선상에서 설 수 있는 전동화 모델들이다.

KG모빌리티는 지난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전동화 모델인 토레스 EVX과 O100, KR10 등을 선보였다. 특히, O100은 토레스 EVX를 기반으로 한 전기 픽업트럭 모델이다. 픽업 시장 공략을 염두에 둔 개발 방향이다. 특히, 첫 전동화 모델인 토레스 EVX에는 가성비가 좋은 리튬 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하기로 했다. 전동화 모델이 시장에 진입하면 현대차와 기아의 E-GMP 모델들과는 가성비로 경쟁하게 될 전망이다.


육동윤 글로벌모터즈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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