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완전 자본잠식에서 탈출했다. 이와 동시에 재무구조 악화에 따른 증권시장 상장폐지도 면했다.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와 매각 협상이 좌초하며 수렁에 빠졌으나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 추진과 더불어 한숨 돌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15일 쌍용차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상장폐지와 관련한 개선 기간을 부여했다. 이에 따라 쌍용차는 올해 사업년도(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에 대한 감사보고서 제출일까지 상장을 유지한다.
◇ 쌍용차, 감사의견 '거절'에서 '적정' 받아낼까
쌍용차는 개선 기간 안에 투자자 유치와 재무구조 개선 등을 통해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하고 감사인으로부터 '적정' 감사 의견을 받을 계획이다.
쌍용차 감사인 삼정회계법인은 앞서 지난해 재무제표 감사와 관련해 쌍용차가 완전 자본잠식에 빠지고 회생절차 개시를 앞뒀다는 이유로 존속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며 감사 의견 '거절'을 내렸다.
한국거래소는 증시 상장 법인의 최근 사업년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 의견이 부정적이거나 '거절'이라면 상장폐지를 결정할 수 있다.
이번 개선기간 부여 결정은 쌍용차가 지난 13일 2020년도 재무제표 감사 의견 거절에 대한 이의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이뤄졌다.
◇ HAAH오토모티브 투자 무산 악재 딛고 일어서나
쌍용차는 이와 함께 평택공장을 비롯해 165개 필지를 대상으로 자산 재평가를 진행했다. 그 결과 자본총계가 1907억 원으로 증가하며 자본잠식률이 지난해 말 기준 111.8%에서 74.5%로 줄었다.
쌍용차가 추진하는 회생계획 인가 전 M&A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회생 절차를 조기에 종결하고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낼 수 있다.
회생계획 인가 전 M&A는 회생절차에 돌입한 기업이 회생계획을 법원으로부터 인가 받기 전에 인수 후보자를 선정하고 매각을 완료하는 방식이다.
HAAH오토모티브의 쌍용차 지분 인수 무산 이후 전기버스 제조업체 에디슨모터스 등 복수 기업이 인수 의향을 나타낸 점도 희망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쌍용차는 다수 인수 후보자 간 공개 입찰을 통해 협상 지연 문제를 차단하고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낼 방침이다.
성상영 글로벌모터즈 기자 s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