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라고 친환경성 경제성만 따지라는 법 없다. 전기차는 배터리 + 모터의 특성상 동일한 내연기관 엔진보다 강력한 출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 출발부터 뿜어져 나오는 토크는 운전자 고개를 뒤로 젖히게 하는 놀라운 퍼포먼스를 만끽하게도 해준다. 최근 한 외신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빠른 전기차라는 주제로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찍은 랩타임을 기준으로 리스트를 만들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뉘르부르크링에서 양산차 중 가장 빠른 랩타임을 가진 차는 포르쉐 신형 타이칸 터보 GT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기차로 범위를 좁히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뉘르부르크링에서 전기차 중에서 가장 빠른 차는 폭스바겐 ID.R 콘셉트 모델이다. ID.R은 배터리로 구동되는 레이스카로, 두 개의 전기 모터를 탑재했다. 최고출력은 671마력, 최대토크는 479lb-ft를 발휘한다. 중요한 건 무게다. 이 차는 고작 1134kg(2500파운드)에 불과한데, 최단 6분5.336초의 기록적인 랩타임을 달성하며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어냈다.
다음으로 빠른 차는 니오(Nio) EP9이다. Nio EP9는 엄밀히 말해 생산 차량이 아니지만, 일부 열정적인 고객에게 10대를 만들어 판매했다. 트랙 전용 하이퍼카로 각 바퀴에 장착된 네 개의 전기 모터가 합산출력 1341마력, 1091lb-ft의 토크를 발휘했다. 제로백은 약 2.6초, 2017년 영국 출신 드라이버 피터 덤브렉(Peter Dumbreck)이 노르트슐라이페를 달리며, 최단 6분 45.90초의 랩타임을 기록했다.
다음은 리막 네베라다. 220만달러(약29억7660만원)의 초고가이기는 하지만 리스트의 진정한 양산차라고 할 수 있다. 네 개의 영구 자석 동기 전기 모터로 구동되며 최고출력 1888마력을 발휘하고 제로백은 1.7초다. 현재 판매되는 차 중 가장 빠르다. 랩타임은 7분5.29초였고 크로아티아 레이싱 드라이버 마틴 코드릭(Martin Kodric)이 운전을 맡았다.
포르쉐 타이칸 터보 GT 모델이 다음으로 빨랐다. 게다가 가장 최근 모델, 가장 빠른 4도어 전기차라는 타이틀을 갖는다. 최고출력은 1092마력을 발휘한다. 두 개의 전기 모터를 탑재했고 제로백은 2.1초다. 비싼 카본을 추가해 무게를 감량하는 데 신경을 썼다. 지난 1월 7분 7.55초의 랩타임을 기록했다. 드라이버는 라스 케른(Lars Kern)이었다.
다음은 토요타 TMG EV P002 모델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차는 일반적인 양산차가 아니다. TMG EV P002는 2012년에 토요타가 생산한 전기 레이스카 프로토타입으로, 469마력과 885lb-ft의 토크를 발휘한다. 요겐 크롬바흐(Jochen Krumbach)가 운전을 맡아, 7분22.32초를 기록했다.
포르쉐-테슬라 경쟁은 2023년에 격화되었다. 테슬라는 랩타임 도전을 위해 트랙팩을 적용했다. 더 나은 브레이크, 더 높은 최고 속도 제한, 그리고 논란이 되는 타이어가 포함됐다. 미국에서는 합법적이지만 유럽 도로 이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일부는 이 기록을 도로 법적 차량에 대한 것으로 간주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 무거운 세단은 여전히 7분25.2초를 끊었다.
중략하고 현대 아이오닉 5 N도 우수한 랩타임을 기록했다. 이 차는 N 그린 부스트 기능으로 순간 최대 641마력을 발휘할 수 있다. 빠르게 달릴 수 있는 힘이 충분하다는 것. 드라이버 크리스티안 게바르트(Christian Gebhardt)가 핸들을 잡아 기록은 7분45.5초를 끊으며 세상에서 가장 빠른 전기차 15위권 내에 들어왔다.
현대 아이오닉 5 N이 주목받는 이유는 랩타임 기록이 벤츠 SLS AMG 일렉트릭(7:56.2), 아우디 R8 E-트론(8:09.0), 푸조 EX1 콘셉트(9:01.34)를 앞질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