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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교수가 말하는 자동차 이슈] “법원의 잘못된 판단, 강소기업 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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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교수가 말하는 자동차 이슈] “법원의 잘못된 판단, 강소기업 죽인다”

정수남 기자

기사입력 : 2019-07-25 07:00

김필수 교수.
김필수 교수.
2017년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소득 주도 경제 성장과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 체제 구축을 주요 경제 정책으로 내세웠다. 다만, 경치 침체가 길어지고, 이들 경제 정책 효과의 온기가 없어 여전히 국개 중소기업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필수 교수(대림대 자동차 학과, 김필수 자동차연구소장)를 최근 만났다.

- 국내 중소기업은 세계적인 강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이 열악한데요.

▲ 우리 경제 구조는 트리클 다운(낙수효과) 시스템인데요. 대기업의 결실을 중소기업이 나눠 가지는 경제구조이죠.
반면, 현 정부 들어 최저임금 급등, 주 52시간 단축근무제 등으로 기업 경영 여건이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고비용 저생산 구조를 비롯해 규제 일변도의 정부 정책, 정부의 중소기업 전용 연구개발 지원 등이 없어 삼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 상황이 악화되면서 해외로 나가는 기업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 2000년대 우리 기업은 앞다퉈 중국 진출을 추진했습니다. 국내 고비용 저생산 구조와 강성 노조 등을 피하기 위한 전략이었죠. 이후 중국의 노동 시장도 고비용, 노조 활성화 등으로 이점이 사라지자 2010년대 들어 한국으로 유턴하는 기업이 발생하기 시작했고, 베트남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다시 진출하기도 했죠.

- 더 큰 문제는 중소기업이 어렵사리 개발한 아이디어 상품을 대기업이 불법으로 도용해 제 상품인양 시장에 내놓은 행위가 자주 보이는 데요.

▲ 소송으로 맞서도 대기업의 자금과 인적자원을 극복할 수 없습니다. 초대형 로펌을 활용하는 등 원천기술 보유자인 중소기업이 눈뜨고 모든 것을 잃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중소기업의 빈약한 자본과 한계가 대기업의 높은 벽을 넘기 어렵습니다.

- 중소기업이 특허나 상표권 등록 등의 제도를 이용할 수 있지 않나요.

▲ 공공기관이 유권해석을 내려 우수한 기술과 상품 등을 보호하는 제도이죠. 이를 판정하는 법원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중소기업이 큰 비용과 유명 법조인을 통하지 않고도 자사의 우수 기술과 제품을 지킬수 있어서 이죠.

- 법원의 냉정한 판단이 요구되는 부분이군요.

▲ 네, 법원의 제대로 된 검증과 합리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판정이 중요한데요. 석연찮은 판정으로 중소기업은 문을 닫아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중소기업 KH테크는 자동차용 루프박스와 캐리어 등 자동차 아웃도어 용품에서 최근 강소기업으로 부상했는데요. 루프박스의 명가 스웨덴의 ‘툴레’를 위협할 정도 입니다.
툴레의 경우 차량 지붕 위에 큰 틈의 공간이 있어 비효율적이고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KH테크는 이 같은 단점을 극복해 지붕과 밀착되는 새로운 아이디어 제품을 개발해 ‘코토’라는 상품명으로 상용화에 성공했습니다. 이 제품은 지붕 밀착형이면서 세련된 디자인으로 단기간에 시장을 평정했습니다.
현재 티볼리, 카니발 등에 장착되는 대부분의 제품이 바로 코토입니다만, 최근 코토를 장착하던 완성차 업체가 직접 코토를 복사해 3개의 크로스바를 하나로 만들고 형상을 비슷하게 해 유사한 하판 결합구조를 가진 복사 제품을 만들어 장착하고 있습니다.
소송이 진행되고 있으나, 법원이 단순하게 다른 아이디어로 판단해 그 동안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입한 KH테크가 피해를 입지 않을까 심히 우려됩니다.

- 코토는 주행 안정성과 가성비 등이 탁월해 미국, 일본, 유럽, 중국 등에서 이미 특허를 취득했거나, 취들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아는데요.

▲ 코토는 차체와 밀착을 유지하기 위해 차량 지붕의 곡률을 반영한 3개의 크로스바와 하판 홈에 완벽하게 밀착하는 노하우가 핵심입니다. 세계 유수의 기업도 갖지 못힌 아이디어로 세계 시장 석권에 나선 대표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죠.
KH테크의 해외 시장의 진출이 기대되는 부분인데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 상품은 정부가 나서서 적극 보호해야 합니다.
법원의 잘못된 판단은 우리 중소기업을 죽이면서, 세계적인 강소기업으로 받돋움 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정수남 글로벌모터즈 기자 perec@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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