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중국 베이징에서 재개된 2024 오토 차이나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급성장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목격할 수 있는 자리였다.
중국 전기차 업체인 BYD, 샤오미, 화웨이를 비롯한 다수의 신생 업체들이 자신들의 최신 전기차를 선보이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샤오미의 첫 전기차 SU7 공개는 많은 미디어의 관심을 끌었다. 샤오미 창업자 레이쥔은 차량의 혁신과 성능을 강조하며, 미래의 세계 5위권 자동차 제조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에 맞서 BYD는 저가의 전기차에서 고성능 모델로의 전환을 시도하며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BYD의 신모델 U7은 1300마력의 엄청난 성능으로 럭셔리 자동차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전략을 보였다.
이외에도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코로나19 이후 첫 대규모 국제 모터쇼인 만큼 대중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다양한 신기술과 혁신적인 디자인을 선보였다. 중국 통신장비 거인 화웨이는 자동차 제조는 협업 업체에 맡기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자율주행 기술 등의 개발을 주도하며 새로운 전기차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전통의 강호들인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도요타 등은 이번 모터쇼에서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 브랜드는 주로 기존 모델을 전시하며 신모델 발표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모터쇼에서 중국 시장 재진출 의지를 드러냈다. 현대는 아이오닉5 N, 기아는 EV5 롱레인지 모델을 각각 선보이며 중국 내 전기차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제네시스는 G80 EV 마그마 콘셉트를 통해 럭셔리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번 모터쇼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급부상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변화하는 역학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벤트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들과 신생 업체들 간의 경쟁 구도가 더욱 명확해진 계기가 될 것으로도 보인다.
부품·전장 기업들도 적극적인 태세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모터쇼에서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완성차 고객사들과의 접점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부품관이 아닌 완성차관 바로 옆 야외에 전시공간을 마련했다.
중국 현지 및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인접한 위치에 전시장과 개별 미팅 공간을 확보해 기존 고객사는 물론 잠재적 고객사와의 네트워크 강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겨냥해 처음으로 모터쇼에 참가하며 중국 자동차 업체들과의 협력 가능성을 타진했다.
메모리·시스템LSI·파운드리 분야로 나눠 부스를 구성하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와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 등에 사용되는 최신 제품을 선보였다. 메모리 부문에서는 차량용 저전력·고성능 D램 LPDDR5X를 비롯해 그래픽 메모리 GDDR7, 오토SSD, UFS 3.1 등을 전시했다.
차량 내에서 운전자에게 실시간 운행정보 제공과 고화질 멀티미디어 재생, 고사양 게임 구동 등을 가능하게 하는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시리즈, 차량용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오토 시리즈 등 시스템반도체 라인업도 소개했다.
베이징 국제전람센터에서 다음달 4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모터쇼는 중국 전기차 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