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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히스토리] 국산차 신기원, 제네시스를 이끈 주역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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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히스토리] 국산차 신기원, 제네시스를 이끈 주역들

짧은 역사지만 불굴의 노력으로 세계로부터 인정
브랜드 헤리티지와 전동화 시대를 이끌 프리미엄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3-05-03 08:48

2012년 현대차 제네시스 사진=뉴시스
2012년 현대차 제네시스 사진=뉴시스
제네시스 브랜드가 출범한 지는 8년차밖에 되지 않았지만, 긴 시간 함께 해온 것처럼 느껴진다. 그도 그럴 것이 제네시스 브랜드는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곁에 있었다. 현대자동차 브랜드를 달고 나오던 제네시스 모델이 중심에 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모델을 시장에 내놓기 전 이미 프리미엄 브랜드 출범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선견지명이었다. 정확하게는 첫 제네시스인 BH가 개발을 시작하던 2003년, 현대차가 기아를 흡수하고 수출에 새로운 지평을 열 때다. 계획대로라면 일찌감치 제네시스 브랜드가 나왔어야 하나, 세계적 경기 불황 등 시기적 불합치로 브랜드 론칭을 차일피일 미뤘다고 한다.

2008년 현대차 브랜드 아래에서 그랜저를 뛰어넘는 하이엔드급 ‘제네시스(BH)’ 모델을 내놨다. 시장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이런 판단하에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은 속도를 냈다. 제네시스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이미지는 ‘최고’가 아니라 ‘대중적 프리미엄’이었다. 회장님, 사장님이 아니더라도 대중적으로 탈 수 있는 고급차가 목표다. 선례는 충분했다.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 BMW, 그리고 아우디, 뿐만이 아니라 일본 대표 자동차 회사 토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까지 대중을 눈높이를 높여주는 상품이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미국을 타깃으로 하는 완성차 기업이라면 필연적이다. 그들의 문화에 파고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하는 토요타, 닛산, 혼다 등의 일본 브랜드들은 GM의 캐딜락, 포드의 링컨과 같은 브랜드를 흉내 낼 필요가 있었고 시장을 파고드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현대차도 이런 흐름을 벗어날 수는 없었다. 수출 증대를 위한 전략의 일환, 그리고 저가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도구가 필요했다.

현대차의 첫 제네시스는 ‘H’ 엠블럼을 달고 나오지 않는 것만으로도 획기적인 시도였다. 날개 형상의 엠블럼과 그릴 모양은 그랜저 닮은 바디에서도 매우 돋보였다. 현대차의 제네시스는 2세대까지 나오고 네이밍은 G80에게 바통을 넘겨줬다. 역동성을 강조한 후륜구동을 레이아웃으로 첫 독자 개발 후륜구동 모델이라는 타이틀까지 획득했다. 파워트레인은 3.3, 3.8리터 두 가지 가솔린 람다 엔진과 6단 아이신 자동변속기로 구성됐고 이를 통해 각각 최고출력 262마력 및 290마력, 32.2kg·m 및 36.5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했다. 이 구성은 지금도 제네시스에 주축이 된다. 현행 모델은 2.5 가솔린 터보 모델까지 확대됐다.

제네시스 브랜드를 프리미엄 이미지로 굳힌 일등공신은 바로 G90이다. 2017년 출시를 알린 G90은 에쿠스의 계보를 잇는 모델로 현대차그룹의 정통 플래그십 모델을 자처한다. 만약 이 모델이 제네시스로 재편되지 않았다면 프리미엄 이미지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G90은 출시 초기 한동안은 EQ900이라는 이름으로 팔렸다. 지금도 가끔 EQ900을 볼 수 있는 이유다. 롱휠베이스 버전, 그리고 최근에는 두 개의 라인으로 주목받는 쿼드램프 디자인을 이끈 모델이다.

최근 제네시스는 글로벌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새롭게 선봉장에 선 정의선 회장 체제 아래 상품성은 물론 가성비까지 인정받고 있다. 코로나19 등 재난급 위기를 맞이했던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제네시스에게는 기회로 찾아왔다. 지난 1분기 현대차는 9.5%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고 제네시스 브랜드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가성비보다는 품질 경영을 앞세운 결과라는 평가로 의견이 모였다.

앞으로 제네시스는 정 회장의 주도 아래 전동화를 업고 새로운 헤리티지를 만들어간다. 동시에 앞으로 더욱 기대되는 부분은 전동화 시대를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다. 이미 G70, G80의 전동화 모델을 비롯해 현대차그룹의 E-GMP를 얹은 GV60까지, 라인업 확장 속도는 매우 빠르다.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하는 차부터 국산 브랜드 첫 컨버터블 모델까지 모든 방향에서 가능성은 열려있다.


육동윤 글로벌모터즈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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