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의 중국산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금지 규정 발표 등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국 최대 자율주행 기술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속속 철수하고 있다.
2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바이두와 디디추싱을 비롯한 주요 기업들이 미국에서의 도로 테스트를 대폭 축소하거나 아예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미국 자율주행 시장은 중국 기업들의 퇴출에도 불구하고 웨이모, 크루즈, 테슬라 등 미국 기업들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자율주행 시장, 중국 기업 철수에도성장세 지속
미국 캘리포니아주 차량국(DMV)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11월까지 1년 동안 중국 자율주행차의 총 주행 거리는 전년 대비 약 74% 감소한 12만1428마일(약 19만5000km)로 집계되었다. 이는 같은 기간 동안 전체 자율주행차의 주행 거리가 약 60% 증가한 것과 대조적인 결과이다. 특히 디디와 QCraft, DeepRoute.ai, Inceptio 등 중국 스타트업들은 캘리포니아의 자율주행차 시험 프로그램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미국과 중국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발목’
미국에서 활동하던 중국 자율주행 기업들은 몇 가지 어려움에 직면했다. 먼저, 미국과 중국 간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자국 우선주의가 강화되었고, 이는 중국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을 어렵게 만들었다. 또한, 미국 정부의 규제 강화와 데이터 프라이버시에 대한 우려도 중국 기업들의 발목을 잡았다. 아울러, 중국 내에서 자율주행 기술 개발 환경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미국 시장보다는 자국 시장에 집중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
미국 기업들, 자율주행 시장 입지 강화
미국 자율주행 시장은 중국 기업들의 철수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자율주행 산업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한 캘리포니아는 중국 기업들의 시장 퇴출로 인해 경쟁 구도가 변화하면서 미국 기업들의 입지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자회사 웨이모(Waymo)는 가장 오래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해 온 기업 중 하나다. 현재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유료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기술력 측면에서 가장 앞서 있는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크루즈(Cruise)는 GM의 자율주행 자회사로, 샌프란시스코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웨이모와 함께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를 선도하고 있으며, 도시 환경에서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분야의 선두 기업인 테슬라(Tesla)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인 '오토파일럿'은 이미 많은 테슬라 차량에 탑재되어 있으며,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 외에도 포드(Ford), 현대자동차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도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선보이며 미국 시장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