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모터스] 한국지엠 쉐보레의 순수전기차 ‘볼트 EV’는 1회 충전으로 383km를 주행할 수 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거리가 약 400km이니 1회 충전으로 아슬아슬하게 갈 수 있다. 국내에서는 주행거리가 가장 길다.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일렉트릭’ 등 경쟁 모델은 200km 안팎이다. 주행거리는 아직 전기차 기술력의 척도가 되는 만큼 상품성에서는 경쟁사를 능가한다는 평가다.
주행성능도 그럴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쁘지 않다. 국내 완성차가 판매하는 준중형급 세단 이상으로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멈췄다.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파주 헤이리까지 왕복 약 45km 구간을 시승했다.
우선 외관상 보면 제법 커 보인다. 실제 크기가 기아차 ‘쏘울 EV’와 비슷하다. 디자인도 전기차답게 미래지향적이다. 특히 3차원 디자인이 적용된 전면부 디자인이 그렇다. 운전석에 앉으면 10.2인치 대형 터치스크린이 제공되는 디스플레이가 눈에 띈다. 쉐보레 마이링크(MyLink)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터치 한 번으로 애플 카플레이를 포함한 첨단 커넥티비티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다.
계기판은 8인치 스마트 디지털 클러스터로 이뤄졌다. 매우 화려하고 시인성이 좋다. 실내 공간도 잘 구성된 편이다. A필러가 커서 전방 개방감도 크고, 시트 포지션도 좋다. 2열 바닥은 돌출형 터널이 없어 평평하다. 6:4 폴딩시트가 적용돼 대용량 화물도 거뜬히 적재가능 하다.
일단 달리기 시작하면 전기차라는 사실을 모를 정도로 훌륭하게 달린다. 고효율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 시스템과 고성능 싱글 모터 전동 드라이브 유닛을 탑재해 204마력의 최고출력과 36.7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제원상 시속 100㎞를 단 7초만에 주파할 수 있다. 비교적 각이 큰 커브길이 나와도 브레이크 페달에 발이 가지는 않는다. 잠시만 운전해도 “이 정도는 충분히 돌겠군”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신기한 것은 운전자가 능동적으로 회생 에너지 생성을 제어할 수 있는 ‘리젠 온 디맨드 시스템’(Regen on Demand)이다. 스티어링 휠 후면의 패들 스위치나 기어 시프트를 조작해 작동할 수 있다. 작동하기 시작하면 원페달 드라이빙(One-pedal Driving)이 가능해 운전이 매우 편했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가속되고, 반대로 발을 떼면 압력에 비례해 감속되는 원리다. 한국지엠 측에서는 놀이공원 범퍼카의 원리라고 설명했다. 충전 시간은 급속의 경우 1시간, 완전 충전은 약 10시간이 소요된다.
다만 아쉬운 점은 구입하고 싶어도 올해는 힘들다는 것, 이미 볼트 EV는 지난달 17일 고객 계약 접수 하루 만에 올해 판매분이 전부 계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