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사동에 가면 2~3만 원 정도 가격의 한정식을 맛볼 수 있다. 깔끔하게 차려진 상위에 정갈하고 담백한 음식들이 가득하다. 하지만 보통 1인분에 2~3만원을 지불하는 건 적은 금액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리얼시승기]가 이번에 만난 차량은 현대차의 고급브랜드 ‘제네시스 G70’이다. 이 차량은 풍부한 옵션과 뛰어난 성능으로 군더더기 없이 담백하고 깔끔한 모습이다. 단, 고급 한식당에서 경험한 것처럼 저렴한 가격으로 굴릴 수 있는 차량은 절대 아닌 듯 보인다.
'G70'은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중 가장 막내다.
지금까지 제네시스 차량이 출시된 순서로 본다면 EQ900, G80 다음으로 가장 최근에 등장했다. 플래그십, 대형 모델 이후에 출시되다 보니 제네시스 G70은 상대적으로 많이 작게 느껴진다.
단, 크기는 줄었지만 제네시스가 갖고 있는 DNA는 ‘G70’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멋스럽고 강렬한 디자인…다소 좁은 뒷좌석
'G70'의 앞은 멋지다. 유광 크롬 베젤의 메쉬 타입 대형 크레스트 그릴이 눈에 확 들어온다.
크레스트란 오랜 가문의 문장(방패)를 뜻하며 기존 헥사고날 그릴을 변형해 제네시스만의 모습을 갖췄다고 한다. 분명한 점은 헥사고날 그릴보다는 업그레이드 된 것은 보인다는 것이다.
크레스트 그릴 가운데 있는 것은 센서다. 이는 고속도로 주행보조 시스템과 스마트크루즈 센서 동작을 지원하게 된다. 하지만 겨울철 눈이 내려 살짝 눈이 쌓일 경우 가끔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주의할 사항이다.
FULL LED 램프 또한 로봇의 눈처럼 상당히 강렬한 모습이다.
앞모습의 하단부 에어커튼은 G80을 살짝 변형 축소한 듯한 느낌이지만 훨씬 복잡하게 느껴진다.
시승 모델은 3.3 최상급 모델이며 6기통 트윈터보 엔진을 장착했다. 엔진룸을 열어보면 우선 꽉 채워져 있다.
G70 모델 중 가장 최상급이기 때문에 엔진과 모든 장치를 가득 채우게 된다. 단, 디젤과 체급이 낮아질 경우 조금 듬성듬성 보인다.
옆모습은 4685mm이다. 형제 차라고 불리는 스팅어의 4830mm보다는 조금 짧다. 그 이유는 성능을 조금 더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길이를 짧게 만들고 성능을 살짝 올렸다.
19인치 타이어에 브렘보 브레이크는 상당히 인상적이다.
뒷모습은 전면의 웅장함 대신 오히려 조금 더 초라해졌다고나 할까? 상당히 정돈된 모습이지만 강한 인상을 주지는 않는다.
뒷좌석은 솔직히 좁다. 레그룸도 여유가 없고 헤드룸도 마찬가지다. 조금 더 공간이 컸으면 하는 아쉬움을 숨길 수가 없다. 하지만 시트 가죽과 스티치는 매우 인상적이다.
▲정갈하고 깔끔한 인테리어
인테리어는 그냥 우리나라가 세계최고 수준이다. 정갈하고 담백한 느낌을 그대로 구현했다. 어디 흠잡을 데가 없다. 센터페시아 공조시스템은 기아차 스토닉에서 봤다.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패드도 역시 비슷하게 생겼다. 버튼들이 촉감도 좋고 작동하는데 전혀 무리 없어 보인다.
계기판은 매우 단정하다. 300km까지 적혀있는 계기판이라 눈길을 계속 사로잡는다.
동급 최다 수준인 9개의 에어백, 전방 충돌방지 보조장치, 액티브 후드,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후측방 충돌 경고(BCW), 운전자 주의 경고(DAW) 등 첨단 안전·주행지원 기술(ADAS)이 대거 적용됐다.
또한 스마트 자세제어 시스템, 어라운드뷰 모니터(AVM), 8인치 광시야각 스크린,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주행 중 후방영상 디스플레이, 전자식 변속레버(SBW), 차량 바닥 서브우퍼를 포함한 15개 스피커의 렉시콘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을 적용했다.
▲군계일학의 퍼포먼스...고성능에 맞는 서스펜션
G70의 주행감은 출발은 조용하지만 잠시 뒤 달리는 맛을 바로 느끼게 해 준다.
드라이브 모드가 5개나 된다. 어떤 걸 고를지 고민하게 된다. 내 차라면 스마트 모드 또는 에코 모드에 맞춰질 것 같다. 스포츠 모드는 거의 사용하지 않을 것 같다.
그렇지만 시승차기 때문에 스포츠 모드로 바꿨다. 역시 젠틀맨에서 야수로 변한다. 그냥 300km까지 뽑아내려고 작정한 듯 차량이 튕겨 나간다. 순간 운전을 조심해야할 정도로 변한다.
G70의 최대출력은 370마력이다. 최대코트는 무려 52.0kg.m다. 제로백은 스팅어보다 0.2초 줄어든 4.7초를 기록하고 있다.
사실 세단이라고 하기엔 너무 좋은 성능 성적표다. 퍼포먼스가 좋다보니 연비는 사실상 포기해야한다.
실제로 300km 넘게 주행했는데 평균연비가 리터당 5km대였다. 아쉬운 수치일 수밖에 없다. 연비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승차감은 전체적으로 딱딱했다. 세단의 안락함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조금 불편해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속도와 고성능을 선호하는 드라이버들에게는 안성맞춤인 서스펜션이라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로는 좀 더 부드러웠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G70의 반자율주행은 매우 인상 깊었다. 직선과 완만한 곡선으로 이루어진 고속도로에서는 사실상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고 운전해도 신뢰할 만한 수준으로 작동한다. 10분 이상을 운전해도 스스로 인식해서 G70은 달려줬다.
가격은 5410만원이다.
제네시스 막내다운 퍼포먼스였다. 아시아에서는 거의 금메달이라고 보면 될 듯하다. 다만 세계 무대에서 메달권으로 들어가기엔 약간 아쉬움이 있다. 그렇지만 결코 만만하거나 수준 이하라는 말은 아니다.
G70을 몰아보고 딱 하나 아쉬운 건 ‘연비’였지 다른 퍼포먼스는 그야말로 ‘출중하다’라고 말 할 수밖에 없다.
김대훈 기자 bigfire2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