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장거리 시승 행사를 열었다. 시승 행사는 서울에서 출발해 강원도 태백을 거쳐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1박 2일 여정으로, 거리만 무려 500km가 넘는다.
르노삼성차를 타고 시내 도로, 고속도로, 국도 등 다양한 길을 경험해보라는 의미였다. 태백산맥을 거치는 산악지형 코스도 포함됐다. 자신감이 없다면 이런 일을 벌이지 않았을 터.
중형 세단 SM6와 중형 SUV QM6, 소형 SUV QM3, 소형 해치백 클리오까지 주력 차종이 총출동했다. 행사에 참여한 기자들은 갈 때 올 때 각각 다른 차를 타야 했다.
[리얼시승기]는 르노삼성의 베스트 셀링카 두 대를 배정받았다. SM6 1.6 Tce와 QM6 2.0 GDe 모델이었다. 둘 다 가솔린 차량이다.
집결 장소인 태백에 있는 '오투리조트'를 내비게이션에 검색해 보니 5시간 걸린다고 나왔다. 단단히 채비하고 출장길에 올랐다. 우선, 태백으로 가는 길에 SM6를 탔다.
도로에서 SM6를 보면 매끈하다고 생각했었다. 가까이에서 자세히 보니 더 잘생겼다. 외관에서 가장 세련된 부분은 헤드램프다. 'ㄷ'자 형태의 LED 주간주행등은 SM6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강남을 빠져나와 고속도로에 진입하자마자 배가 고파 휴게소에 들렀다. 여름철 붐비는 휴게소 주차장에 차 한 대가 빠져나가 자리가 딱 하나 났을 때 주차하기 편한 사이즈였다. 길이 4850mm, 축간거리 2810mm, 너비 1870mm, 높이 1460mm. 크지도 작지도 않은 중간 크기다.
배를 채우고, 고속도로에 진입해서 액셀을 밟아 속도를 높였다. 시승차는 엔트리 모델에 해당하는 1.6 Tce 모델이다. Tce 엔진은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으로, 다운사이징 기술이 집약됐다. 배기량 1618cc,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26.5kg.m의 성능을 지녔다.
토크가 낮아 가속은 더뎠지만, 100km/h 이상 올라간 이후에는 날렵하게 도로를 누볐다. SM6는 하체가 단단한 편이라 통통 튀는 느낌이었다. BMW와 아우디 등 유럽 차에서 느꼈던 승차감과 유사했다.
세단다운 안정감과 편안함도 돋보였다. 푹신한 시트도 한몫했다. 무엇보다 가솔린 차량답게 기계음이 거의 없어 정숙했다. 실내로 들어오는 바람 소리도 적었다.
센터패시아 중앙에 있는 8.7인치 터치스크린 안에 내비게이션이 꽉 차 시원하게 보였다. 태백 가는 초행길은 낯설었지만, 커다란 내비게이션은 운전할 때 큰 도움이 됐다.
국도에 이르렀을 때는 구불구불한 길이 많았지만, 안정적으로 코너링을 돌파했다. 내리막길에서는 경사로 밀림방지 장치가 탑재돼 쏠림 현상이 거의 없었다.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빠른 변속과 높은 동력 전달 효율을 구현했다. 공회전 제한 장치인 오토 스탑 & 스타트 시스템도 장착했다. 운행 중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 정차할 때마다 자동으로 엔진을 정지시키고, 다시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엔진을 자동으로 동작시켜준다.
드디어 오투리조트에 도착했다. SM6 1.6 Tce 공인 복합연비는 17인치 타이어 기준 12.8km/ℓ다. 서울-태백 240km 시승을 마쳤을 때 연비는 10.6km/ℓ였다. 가솔린 중형 세단으로서는 뛰어난 연비를 자랑했다.
다음날 태백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는 QM6를 탔다. 실내외 디자인은 SM6와 거의 유사했다. 키 큰 SM6 같았다. 길이 4675mm, 축간거리 2705mm, 너비 1845mm, 높이 1680mm. 갈 길이 멀어 얼른 서울로 향했다.
확실히 SUV는 시야 확보가 좋고 타고 내리기 편하다. QM6는 내부가 마음에 들었다. 성인 남성 두 명이 뒷좌석에 탔는데 전혀 좁지 않았다. 운전석과 조수석은 말할 것도 없다.
실내에서 SM6와의 차이점은 한층 젊어졌다는 것이다. 나무 장식을 최소화해 발랄한 분위기다. 강원도에 간 김에 바다가 보고 싶어 tvN 드라마 '도깨비'로 유명해진 주문진항을 가기로 했다.
출장이라 피곤했지만, 바다 볼 생각에 신이 났다. QM6에 탑재된 보스 사운드 시스템은 흥을 돋웠다. 자리마다 설치된 스피커를 조절할 수 있어 볼륨을 더 세게 켜거나 끌 수 있다.
시승차는 2.0 GDe 엔진을 탑재한 가솔린 모델이다. 디젤 SUV에서는 느낄 수 없던 정숙함은 가솔린 SUV의 확연한 장점이다. SM6보다 승차감도 더 괜찮았다. 차체가 높아지면서 개방감도 상승해 여행의 묘미를 더했다.
2.0 GDe 엔진은 가솔린 직분사 엔진으로 배기량 1997cc, 최고출력 144마력, 최대토크 20.4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평지에서 주행은 부드러운 편이었지만, 경사로에서는 힘에 부쳤다. 출력이 낮아 SUV 치고는 힘이 부족한 점은 아쉬웠다.
여름 끝자락에 만난 동해는 맑고, 푸르렀다. 드라마가 끝난 지 어언 2년이 흘렀는데 주문진 도깨비 촬영지는 공유와 김고은이 다녀가서인지 연인들이 줄을 서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운전석에서 내려 조수석으로 옮겼다. 계속 바닷길을 따라 움직였다. 차가 높아서 경치 구경하기 안성맞춤이었다.
주문진-양양-인구리-하조대를 지나는 해변마다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즐비했다. 구릿빛 서핑족들은 생경했고, 멋있었다. 당장 바다에 따라 들어가고 싶었으나, 양양고속도로에 들어서자마자 깊은 잠에 빠졌다.
어느새 꽉 막힌 서울 도심에 도착했다. 태백-서울까지 250km를 달린 결과, 연비는 10.6km/ℓ를 기록했다. 공인 복합연비 11.7km/ℓ와 유사한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