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인도네시아에 연산 20만대 혹은 25만대 규모의 전기차 완성차 공장을 세운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현대차는 현재로서는 "아니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현대차 내부 사정과 인건비 상승 등 생산단가가 높아지는 국내 생산 여건을 감안한다면 상당한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특히 미국과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는 현대차가 아세안(ASEAN) 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점점 커지고 있는 친환경차 시장에 대응하려고 한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더욱더 그렇다.
현대차가 인도네시아에 대한 약 8억8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 중 하나로 인도네시아에 전기차 생산 공장을 세울 계획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앞서 국내 매체도 현지 언론보도를 인용해 현대차가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청(BKPM)과 인도네시아 공장 설립과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현대차는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데다 한중 외교마찰로 판매가 타격을 입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전략에 따라 인도네시아에 첫 공장을 세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현대차 공장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의 약 53%는 동남아시아와 호주에 수출되고 나머지는 인도네시아 내수용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 하르잔토 산업부 차관보는 로이터통신에 현대차가 전기차를 포함해 연산 약 25만대 규모의 공장을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내의 한 매체는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현지 공장 설립을 위해 최소 약 7조 루피아(약 5500억원) 규모로 투자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는 현대차가 동남아시아 지역에 투자하는 최대 규모라고 주장했다.
현대차는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선을 그었다. 현대차는 "동남아를 비롯한 신시장 확장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동남아 지역 새로운 생산시설과 관련해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올들어 10월까지 인도네시아에서 단 1372대를 팔았을 뿐이다. 반면 일본 도요타는 46만356대를 팔았다. 인도네시아는 도요타의 아성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그럼에도 현대차에게 아세안 시장은 ‘기회의 땅’이다. 아세안자유무역협정(AFTA)에 따라 올해부터 회원국 간 자동차 관세도 완전히 사라지면서 베트남, 태국 등 인접 국가에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다. 게다가 전기차의 심장인 리튬이온배터리의 소재인 니켈도 풍부하다. 미국과 중국 등 주력시장에서 부진한 현대차에게 인도네시아는 최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게다가 현대자동차는 베트남에만 조립공장을 갖고 있을 뿐 동남아에 생산시설이 없다. 현대차는 지난달 싱가포르 공유차업체 '그랩'에 2억5000만달러 투자를 발표하면서 그랩 운전자들에게 전기차를 공급할 뜻을 밝혀 해당 전기차 생산기지가 어디가 될지에 이목이 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