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 전문 업체 미국 테슬라의 전기차는 하이엔드(고가격·고성능)를 구현했다. 이는 테슬라가 시장 진출 초기 부가가치를 극대화 한 다음, 보급형 차량을 출시한다는 경영전략을 구사하는데 따른 것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X에 이어 스포츠 세단 모델 S를 타고 서울 강남 청담에서 당산, 성수동 서울 숲, 강북 경희대학교, 다시 청담까지 서울 도심을 25일 달렸다.
모델 S가 모델 X와 다른 점이 있다면 도어핸들이 X는 차체와 같은 높이지만, 모델 S는 평평하다 누르면 튀어 나온다. 도어핸들은 진공층착한 재질을 사용해 차체 색상과 대비되게 한 점은 두 모델 모두 같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 S는 X와 같은 100D지만, 앞에 퍼포먼스(PERFORMANCE)를 의미하는 ‘P’가 붙어 더 강력한 성능을 지녔음을 암시한다. 실제 모델 X의 제로백이 2.9초인 반면, 모델 S P100D의 제로백은 2.6초에 불과하다.
테슬라는 종전 자사의 라인업에 60㎾h, 75㎾h, 90㎾h, 100㎾h 등의 배터리를 탑재했으나, 최근 100㎾h를 주로 적용해 주행 거리를 늘리면서 강력한 성능을 실현했다. 기존 저용량 배터리를 100㎾h로 교체할 수 있다.
서울지하철 7호선 청담역 인근 테슬라 코리아 사옥에서 모델 S P100D를 만났다.
차제 디자인은 유선형으로 깔끔하다. 전면부 곤충의 눈을 형상화한 헤드라이트와 전기차의 경우 라디에이터그릴이 필요 없지만, 살짝 T자형 그릴을 만들어 중앙에 테슬라의 엠블럼을 앉혔다. 모델 X 등 테슬라의 패밀리룩인 셈이다.
하단 안개 등 역시 크롬 재질 느낌을 살린 진공증착한 소재를 적용하면서 전면부 전체에 고급감을 선사하고 있다.
측면 디자인은 공기 저항을 고려해 깔끔하지만, 강력한 성능을 뒷받침하기 위해 앞쪽 타이어(245/35 ZR 96Y)와 뒤쪽 타이어(265/35 ZR 96Y) 규격이 다르다. 포물러(F)1 머신과 같은 타이어 구조이다.
모델 X와 마찬가지로 도어를 열자 17인치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외에 눈에 잡히는 게 없다. 비상등과 조수석 콘솔함을 자동으로 여는 작은 버튼 두개만 있을 뿐이다.
인테리어 중앙에는 진공증착한 재질을 빙 둘러 실내 세련미를 살리고 있다. 이 라인에서 살짝 튀어나온 도어내 캐치가 새롭다.
이미 모델 S가 시동을 자동으로 걸었다. 가속 페달을 밟자 모델 S는 매끄럽게 영동대로를 질주한다.
테슬라 모델을 타면서 느낀 점은 과속카메라가 있을 경우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잠깐이면 속도가 100㎞를 찍기 때문에 도심 60㎞이나 학교 주변 30㎞ 속도 규정을 금세 초과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가속 역시 부드럽지만 눈 깜짝할 사이 제로백을 넘어 150㎞에 도달해 머리를 자주 헤드 레스트에 부딪히는 점도 테슬라 모델에 익숙해져야 피할 수 있다.
영동대교에서 빈 공간을 치고 나가는 모델 S는 제원과 큰 차이가 없다. 3초미만의 제로백을 보였다 뜻이다. 강변북로를 잡고 속도를 더 높이자, 모델 S는 다시 1, 2초 만에 150㎞를 찍는다.
모델 S P100D는 전륜과 후륜에 구동 모터 각각 1개(D=DOUBLE)를 가지면서 구동력을 배분하는 4륜구동 시스템으로 최고 출력 680마력의 강력한 성능을 지녔다.
이는 주행모드를 ‘LUDICROUS(터무니없는)’에 놓고 달리면 잘 나타난다. 2개의 전기모터가 최대 토크를 차량에 공급하기 때문에 페라리에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오로지 달리는데만 초점을 맞춘 기능이다.
실제 압구정동에서 올림픽대로를 버리고 잡은 성수대교에서 페라리를 만났다. 페라리가 모델 S를 먼저 치고 나갔다. 모델 S의 가속 페달을 밟자 금세 페라리의 꽁무니에 다다랐다. 페라리를 추월하고 더욱 속도를 높이자 페라리는 룸미러에서 뒤로 쑥 물러난다. 그러면서도 모델 S는 두개의 모터가 바닥에 있어, 차체의 무게 중심 아래로 잡아준다.
실제 최근 출시된 페라리 F8 트리뷰토의 경우 720마력에 제로백 2.9초, 최고 시속 340㎞를 구현했다.
모델 S의 제원상 최고 시속은 250㎞이지만, 680마력과 타이어 속도기호 ZR(속도 240㎞ 이상)과 Y(300㎞)를 고려하면 모델 S가 최소 320㎞까지는 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모델 S의 주행모드는 컴포트와 스포츠 등도 있다. 공히 주행 능력은 슈퍼카에 뒤지지 않는다.
앞서 상수동 당인리 발전소 급회전 구간 고속에서도 4륜구동의 모델 S는 정확하게 차선을 따르는 핸들링과 코너링을 보였다. 그러면서 갑작스럽게 끼어드는 차량으로 브레이크를 밟자 모델 S는 즉답성으로 속도를 줄인다.
모델 S가 ‘차는 잘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서는 것도 중요하다’는 기본 개념에 충실한 것이다. 계기판은 모델 X처럼 주변 차량을 형태별로 표시해 준다.
양화대교를 건너 올림픽대로 한강 상류로 방향을 잡았다. 차량이 많다. 차량 흐름을 타면서 17인치 모니터로 차량을 조작했다.
오토파일럿, 주행 모드, 서스펜션 조정(4단계), 송풍 기능, 오디오, 열림 정도를 %로 표시하는 선루프 개폐 등 기존 차량 1열에 즐비하게 나열된 모든 차량 조작을 17인친 모니터에서 가능하다.
다만, 자율주행기능의 오토파일럿은 모델 X와 마찬가지로 직선 주행 상황에서는 잘 작동하지만, 회전 구간 등에서는 수동으로 해야 한다.
모델 S는 테슬라의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스마트 폰으로도 조작 가능하다.
충전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충전을 시작하거나 중지할 수 있으며, 주행 전 차량의 실내 온도를 조정하고 원격으로 차량을 잠그거나 잠금을 해제할 수도 있다.
여기에 지도에서 차량의 위치 찾기, 차량 이동 추적과 헤드라이트를 점멸하거나 경적을 울려 주차된 차량을 찾을 수 있으며, 선루프를 열거나 닫고, 차고 안이나 비좁은 주차 공간에 있는 차량을 호출해 출차도 할 수 있다.
모델 S는 탑승객의 건강 지킴이로 손색이 없다. 테슬라 HEPA 에어필터시스템이 기본으로 실려 1급 발암물질인 미세먼지와 꽃가루, 박테리아, 바이러스, 오염 물질의 차량 유입을 원천 차단(99.97% 이상)해서 이다.
3가지 모드의 공기 조절 시스템으로 유사시 생화학무기 방어도 가능하다.
모델 S는 적재 공간 역시 탁월하다. 트렁크 용량이 기본 744ℓ로 SUV 못지않지만, 2열 시트를 접으면 1645ℓ까지 확대된다.
아울러 엔진이 없는 엔진룸의 150ℓ와 스페어타이어 공간까지 합하면 모델 S의 적재공간은 동급 최고인 2000ℓ수준이다.
테슬라 코리아 관계자는 “모델 S는 4050세대의 가족 차량이나 운전을 즐기는 2030세대에 최적화 됐다”며 “하반기 모델 S와 X의 성능 개선 모델과 연말 보급형 전기차 모델 3을 출시하고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