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볼륨 확장에 주력했죠. 이제는 브랜드 정체성에 맞게 양보다는 질, 프리미엄을 지향할 계획입니다.”
BMW그룹 코리아(대표이사 한상윤)에서 홍보를 총괄하고 있는 주양예 상무의 말이다.
독일의 고급(프리미엄)완성차 브랜드인 BMW는 우리 정부가 수입차 시장을 개방한 이듬해인 1988년 한국에 진출해 수입차 주요 브랜드로 자리하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그러다 BMW 코리아는 2009년 업계 1위에 오르더니, 2015년까지 7년 간 부동의 업계 1위를 달렸다.
다만, 2015년 9월 불거진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배기가스 조작사건)로 디젤 세단의 인기가 사그라 들면서 BMW는 2016년 업계 2위로 밀렸다. BMW가 2010년대 초반 중형 디젤 세단을 국내에 선보이면서 국내 수입디젤 세단의 전성기를 불러왔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폭스바겐과 푸조 등은 한국 시장에서 디젤 차량만 운용하기도 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BMW 차량 엔진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BMW는 한국 전략을 수정했다.
양적 성장 대신 고급브랜드 이미지에 충실해 부가가치를 높인다는 것이다.
올해 4월 취임한 한상윤 대표이사가 같은 취지로 부가가치가 높은 M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마케팅에 치중하고 있는 이유이다.
BMW 코리아가 올해 선보인 신형 7시리즈(THE 7)와 3시리즈를 29일과 30일 각각 시승했다.
우선 BMW의 대형 세단 신형 7시리즈를 타고 서울양양고속국도와 경춘도로 등을 달렸다.
서울역 인근 주차장에서 신형 7시리즈 6개 트림 가운데 ‘740Li xDrive M 스포츠 패키지’를 골랐다. 7시리즈가 소파드리븐카(운전사가 운전하는)이지만, 주말에는 소유자가 직접 차를 몰고 운전을 즐기는 고객이 최근 많아진 점과 6개 트림 중 유일하게 가솔린 엔진을 지닌 점을 감안한 선택이다.
7시리즈 외관 역시 더 고급스러워졌다. 전면부 키드니그릴 라디에이터그릴이 커졌지만, 진공증착한 기법으로 크롬 재질감을 내면서 세련됐다.
올해 선보인 여느 모델과 마찬가지로 그릴이 커지고, 헤드라이트 역시 가로로 길어지면서 눈과 코가 만난 형상이다.
보닛 위 BMW 엠블럼 역시 커졌고, 측면에서 가장 큰 변화는 역시 진공증착한 재질의 에어그리드이다. 에어그리드가 수직과 수평으로 변하면서 차체에 고급감과 함께 안정감을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20인치 알로이 휠에 탑재된 편평비 40%의 스포츠 타이어와 M 배지가 신형 7시리즈의 강력한 주행 성능을 표현하고 있다.
후면 디자인은 전면과는 다르게 가늘어지면서 세련미를 추구했다. 기존 뭉툭한 후미등이 얇아졌고, 가로의 긴 후미등과 진공증착한 마감재가 트렁크 도어 라인을 관통하면서 차체 후면부에서 고급감을 살리고 있다.
역시 진공 증착한 재질로 두른 더블 배기구 역시 신형 7시리즈의 강력한 성능을 대변하고 있다.
스마트 키를 통해 도어를 열자 더욱 화려해진 1열이 들어온다.
최고급 차량에 최근 주로 실리고 있는 갈색 계통의 천연가죽 시트와 역시 인테리어 곳곳에 적용한 크롬 재질의 소재 등은 시원 시원한 실내 공간을 연출하고 있다.
여기에 12인치 이상인 대형 LCD(액정표시장치) 모니터와 차량 기능을 손 쉽게 조절 가능한 대형 조그셔틀, 그 옆에 변함 없이 자리한 자동8단 LED 변속기 등. 신형 7시리즈는 과속 감시카메라를 계기판에 표시해 안전 운전을 돕는다.
2열 역시 고객 감동을 이끌어 내기에 충분하다. 2열 시트 자동 조정을 기본으로 좌우측 창과 후면 유리에 햇빛 가리개를 자공으로 올리고 내릴 수 있으며, 대형 모니터를 통해서는 영화 감상이나 게임 등 장거리 여행을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다. 중앙 컵 홀더로는 차가운 음료를 차갑게, 더운 음료를 따뜻하게 따뜻하게 유지할 수 있으며, 냉장고도 있어 요즘 처럼 무더운 여름철에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휴가를 갈 수도 있다.
신형 7시리즈는 고급 대형 세단으로 2열을 점을 수는 없지만 스키쓰루를 통해 긴 짐을 무리없이 실을 수 있고, 트렁크 용량 역시 700ℓ이상이라 야외활동에 필요한 짐을 실기에 충분하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자 최고 출력 340마력, 최대 토크 45.9㎏·m의 3000㏄ 가솔린 엔진이 조용하다.
올림픽대로를 지나고, 남양주 톨게이트에서 서울양양고속국도를 잡았다.
신형 7시리즈는 상시 4륜구동으로 급회전 구간이 상대적으로 많은 서울양양고속국도 같은 도로 주행에 안성 맞춤이다. 속도에 밀리거나 뒤쳐지지 않고 정확한 코너링을 지녔고, 4륜구동이라 겨울에 눈이 많은 강원도 지형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평일이지만 차량이 많다. 옆 차선을 달리는 차량이 신형 7시리즈의 사각 지대에 들어오거나, 앞차와의 간격이 줄어 추돌 위험이 있으면 신형 7시리즈가 먼저 경고음을 내는 등 반응한다.
가속페달에 힘을 실자 주체할 수 없는 힘을 지닌 신형 7시리즈가 4초만에 100㎞(1400rpm)에 도달한다.
이어 신형 7시리즈는 120㎞(1800rpm), 140㎞(2200rpm) 등 빠른 응답성으로 속도를 올린다.
시속 90㎞로 달리다 운전대에 있는 반자율주 주행 버튼을 눌렀다. 신형 7시리즈는 스스로 앞차와이 간격을 고려해 속도를 올리고 내렸으며, 회전 구간에서도 별도의 조작 없이 차선을 인지하고 앞으로 나가는 탁월한 주행 능력을 보여줬다.
최근 선보이는 차량 가운에 일부는 자율주행을 실현했다고 하지만, 곡선 구간이나 옆에서 끼어드는 차량의 경우 인지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신형 7시리즈 연비는 9.4㎞/ℓ로 4등급이다.
주 상무는 “이번 6세대 신형 7시리즈는 부분 변경이라고 하기에 아깝다”면서 “완전 변경에 가깝게 달라진 7시리즈를 통해 국내 고급 대형 세단 시장을 적극 공략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BMW 코리아가 7년 만에 완전 변경해 선보인 3시리즈 가운데 320d를 타고, 자유로를 거쳐 파주 헤이리예술인 마을을 이튿날 찾았다.
이번 신형 3시리즈는 320d(디젤)와 330i(가솔린) 엔진으로 국내 출시됐으며, 이번에 시승한 차량은 디젤 럭셔리 트림이다.
320d는 2012년 2월 한국에 상륙하면서 520d와 업치락뒤치락 매달 수입차 판매 1위를 다투던 모델이다. 이번 320d 역시 최첨단 안전편의 사양을 대거 기본으로 갖추고 고급 D세그먼트(중형) 세단 시장을 공략한다.
신형 3시리즈 역시 7시리즈와 동일한 패밀리룩을 구현했다. 대형 키드니그릴과 날카로워진 헤드라이트를 지녔다. 라이트와 키드니 그릴니 붙으면서 변화를 준 점도 7시리즈와 같다.
전면 안개등과 후면 램프 등이 ‘T’자를 눕힌 형태의 크롬 재질 안에 들어가면서 고급 스럽게 달라졌다.
이전 모델이 520d와 같은 체급이면서 다소 왜소해 준중형 차량 느낌이었다면, 신형 3시리즈는 중형차다워졌다. 전장(4709㎜), 전폭(1827㎜), 전고(1435㎜)가 이전 모델보다 각각 76㎜, 16㎜, 6㎜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휠베이스 역시 2851㎜로 41㎜ 늘어 풍부한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
측면 디자인은 구더더기 없이 깔끔해 공기 저항을 최소화 했으며, 대형 세단에나 실리는 핀 휠이 탑재돼 향상된 차급을 표현하고 있다. 후면 램프는 입체적으로 변해 풍성함을 제공한다.
도어를 열자 7년 전 모델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상전벽해 수준이랄까? 사실 기존 320d의 경우 BMW라는 브랜드만 제외하면 실용성 외에는 큰 매력이 없었다.
이번 신형 320d는 화려함 그 자체이다.
신형 7시리즈에 버금가는 최첨단 안전편의 사양을 신형 3시리즈에 그대로 옮겼다고 생각하면 된다. 진공증착한 재질, 대형 조그셔틀, 유사시 충격 완화를 위한 쿠션 대시보드, 이중 브레이크 시스템 등을 두루 지녔다는 뜻이다.
F1 머신처럼 낮은 운전석에 앉았다. 역시 고급감을 극대화 하기 위한 갈색 계통의 천연 가죽 시트는 체형에 맞게 높이를 조절할 수 있으며, 속도를 즐기는 운전자에 적당하다.
파주 출판단지를 지나 속도를 높였다. 7년 전과 마찬가지로 엔진음은 크지 않다. 주행 소음 역시 귀에 거슬리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신형 3시리즈는 6초 후반의 제로백(1800rpm)으로 빠른 응답성을 보여줬다.
BMW의 기술력을 익히 알고 있어, 5초만에 다시 속도를 180㎞(2600rpm)로 올리고 급회전 구간을 돌았다.
신형 3시리즈는 후륜구동지만, 4륜구동처럼 바퀴에 힘을 고루 배분하는 느낌이다. 그만큼 코너링과 핸들링이 적확하다는 것이다.
신형 7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차체에 탑재된 5대의 카메라와 10개의 센서가 동시에 작동하면서 시속 80㎞의 속도에서도 직선, 곡선 구간 공히 안정적인 주행능력을 보여줬다. 측면 두대의 카메라가 사이드 미러 하단에 위치해 깔금한 측면 디자인을 구현했다.
신형 320d는 최고 출력 190마력, 최대 토크 40.8㎏·m로 강력하면서, 이전 모델보다 55㎏ 감량과 10㎜ 낮아진 무게 중심, 50대 50의 무게 배분 등으로 경쾌하면서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지녔다.
최적화된 공기역학 성능으로 자동차의 공기 저항계수가 0.23에 불과한 점도 여기에 힘을 보탠다.
신형 3시리즈의 토크컨버터 8단 자동변속기의 기어노브가 변했다. 기존 BMW의 패밀리룩인 직사각형에서 손안에 쏙 들어오는 원형이다. 재질은 검은색 강화플라스틱으로 촉감도 좋다.
친환경 2.0 디젤엔진은 오토 스탑 앤 스타트 기능 등으로 연비 14.3㎞/ℓ(3등급), 이산화탄소 배출량 132g/㎞을 실현했다.
자동변속기는 수동 겸용이지만, 기어노브에서 수동을 선택할 수 없고, 운전대 죄우축에 ‘+’, ‘-’ 가 새겨진 은색의 날개를 조정하면 자동으로 변환된다.
헤드업디스플레이를 지닌 신형 3시리즈는 과속 감시카메라를 전면 유리에 표시해 안전 운전을 돕는다.
2열을 접으면 적재공간이 1500ℓ 이상이라 야외 활동에도 큰 무리가 없다. 아쉬운 부분은 BMW 타이어가 런플랫타이어(펑크시 시속 80㎞로 주행 가능)지만, 스페어 타이어 공간을 활용하지 않은 점이다.
이번 신형 320d에서 가장 큰 변화는 오디오 시스템이다. 신형 320d가 명품 하만 카돈 오디오 시스템을 탑재한 덕에 고른 음역대에서 빼어난 음질로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됐다.
740Li xDrive M 스포츠 패키지 가격은 1억6200만원부터 1억6450만원이며, 320d의 가격은 5320만원부터 5630만원이다.
주 상무는 “3시리즈는 1975년 출시 이래 40년이 넘게 세계 시장에서 1550만대 이상 판매된 BMW의 스테디셀러”라면서 “대중 라인업과 최고급 라인업 등 투톱 전략으로 올해 성장세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