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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토요타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 "난 기름 먹는 하마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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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시승기] 토요타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 "난 기름 먹는 하마가 아니야"

토요타, 국내 첫 하이브리드 미니밴 '뉴 시에나' 출시
전륜구동 기준 복합연비 ℓ당 14.5km, 실연비는 더 높아
외관은 '대담', 실내는 '넉넉'…레저·비즈니스 입맛대로

성상영 기자

기사입력 : 2021-05-05 12:54

토요타코리아가 지난달 13일 국내에 출시한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 외관. 사진=토요타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토요타코리아가 지난달 13일 국내에 출시한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 외관. 사진=토요타코리아
다목적 차량(MPV)으로도 불리는 미니밴은 그 이름처럼 쓰임새가 다양하다. MPV는 세단, 트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어느 차종 보다 활용도가 높다.

축구로 따지면 '전천후 미드필더' 같은 존재이지만 막상 소비자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별로 없었다. 국내 미니밴 시장은 기아 '카니발'이 사실상 독점해 왔기 때문이다.

올해는 상황이 조금 바뀌었다. 일본 완성차 업체 혼다가 지난 2월 '뉴 오딧세이'를 출시한 데 이어 4월에는 토요타가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를 선보여 기아 카니발에 도전장을 냈다. 여기에 현대자동차 '스타리아'까지 가세해 바야흐로 '미니밴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는 국내에서 처음 출시된 가솔린 하이브리드 미니밴이다. 2.5리터 가솔린 엔진에 전기 모터를 추가해 시스템 최고출력 246마력, 최대토크 24.1kg·m를 발휘한다.

기자는 얼마전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를 타고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에서 경기 가평군 청평면까지 왕복 100여km를 달려봤다.

토요타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 앞좌석. 사진=토요타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토요타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 앞좌석. 사진=토요타코리아
◇ 탑승객 편의성 초점 맞춘 '2WD' 눈에 띄어

4세대 완전변경(풀체인지) 차량인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는 전륜구동(2WD)과 사륜구동(AWD)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됐다.

토요타는 일부 사양을 달리 적용해 두 모델을 차별화했다. 2WD는 편안한 이동에 초점을 맞췄고 AWD는 편의사양을 줄이고 레저나 아웃도어 활동에 특화됐다. 시승 차량은 2WD 모델이었다.

2WD 모델에는 AWD와 달리 전면 유리에 주행 정보를 알려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탑재됐다. 이 HUD는 시선을 분산 시키지 않고 주행 속도와 경로를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햇빛이 밝은 낮에도 잘 보이는 장점을 지녔다.

두 모델의 차이는 뒷좌석에서 두드러지진다. 2WD 모델 2열 좌석 앞쪽 천장에 11.6인치 디스플레이가 달렸다. 앞좌석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별도로 HDMI나 스마트폰 미러링 기능을 이용해 각종 미디어를 감상할 수 있다.

이 차량의 백미는 2열 '오토만 시트'다. 2열은 좌우 독립형 좌석으로 이뤄졌으며 무릎 받침대가 장착됐다. 기자가 앉아보니 몸 전체를 안정적으로 받쳐주면서 편안했다.

특히 최대 624mm 범위로 앞뒤 위치를 조절할 수 있어 좋았다. 3열에 사람이 타지 않을 때에는 2열 좌석을 최대한 뒤로 밀어놓고 두 발을 뻗은 채 반쯤 누워 갈 수 있다. 4인 가족이 편하게 타거나 기업에서 중요한 손님을 모실 때 2WD 모델이 적합해 보인다.

토요타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 전륜구동(2WD) 모델 2열 '오토만 시트'. 사진=토요타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토요타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 전륜구동(2WD) 모델 2열 '오토만 시트'. 사진=토요타코리아

◇ 가솔린 미니밴 연비는 한 자리? "뉴 시에나는 달라"


뭐니뭐니 해도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의 최대 강점은 연비다. 통상 미니밴은 세단이나 SUV와 비교해 차체가 높고 크기도 큰 데다 무겁기까지 해서 연비를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 그나마 디젤 차량은 낫지만 가솔린 미니밴은 그야말로 '기름 먹는 하마'다.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의 공인 복합연비는 2WD가 ℓ당 14.5km, AWD가 ℓ당 13.7km로 앞바퀴에만 동력이 전달되는 2WD가 약간 높다.

차량이 서울과 가평을 오가는 동안 계기판에 표시된 연비는 공인 연비보다 높은 ℓ당 17~18km를 가리켰다. 이날 시승에 참여한 취재진 중에는 ℓ당 20km를 넘긴 사람도 있었다. 이는 경쟁 차종이 쉽게 넘보기 힘든 연비다.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의 뛰어난 연료 소모 효율은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에 비밀이 있다.

가솔린 엔진은 주행 상황에 따라 연료를 내부 실린더에 직접 쏴주는 직분사 방식과 흡기 포트에 간접적으로 분사하는 포트분사를 적절히 오간다. 차량이 가속을 하거나 오르막길을 오를 때에는 직분사로 출력을 끌어내고 평지에서 정속 주행을 할 때에는 포트분사로 연료를 아끼는 원리다.

전기 모터는 엔진을 보조해 저속에서 힘을 보태주고 정체 구간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할 때 연료 소모량을 최대한으로 줄여준다. 정차 후 출발할 때 가속 페달을 살짝 밟은 상태에서는 전기로만 가다가 엔진이 함께 구동하는데 움직임이 매우 부드러웠다.

여기에 자동변속기보다 엔진 회전수(RPM)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연속 가변 변속기(CVT·무단변속기)를 탑재해 동급 최고 수준 연비를 완성했다.

그렇다고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가 힘이 모자라지는 않았다. 완만한 경사에서 속력을 낼 때 차가 버거워한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경사가 급한 산길에는 엔진 소리가 확연히 커졌으나 무난하게 올라갔다.

AWD 모델은 2WD보다 조금 나은 등판 능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 AWD 모델에 탑재된 'E-포(Four)' 시스템은 주행 상황에 맞춰 전륜과 후륜에 100대 0 부터 20대 80까지 구동력을 배분한다.

토요타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 2열 좌석 천장에 설치된 11.6인치 디스플레이. 사진=토요타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토요타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 2열 좌석 천장에 설치된 11.6인치 디스플레이. 사진=토요타코리아
토요타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 2·3열 공간을 활용해 에어매트를 설치한 모습. 사진=토요타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토요타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 2·3열 공간을 활용해 에어매트를 설치한 모습. 사진=토요타코리아

◇ SUV 같은 외관에 미니밴 다운 공간으로 '오감 만족'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에서 눈 여겨 볼 부분은 대담해진 외관과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한 차량 내부다.

외관은 상당히 날렵하면서도 공격적이다. 전통적인 미니밴에서 탈피해 대형 SUV 같은 면모를 담아냈다. 전면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램프(전조등)는 좌우로 비스듬히 솟구치며 날카로운 인상을 주고 측면은 뒷바퀴 쪽에 굴곡을 더해 웅장해 보였다.

차체 크기는 이전보다 커지고 높이는 낮아져 한층 역동적인 느낌을 줬다. 기존 모델과 비교해 전장(길이)은 90mm 증가한 5175mm, 축간거리(휠베이스)는 30mm 늘어난 3060mm다.

전고(높이)는 1775mm로 12mm 줄어든 대신 지상고(지표면에서 차체 바닥까지 높이)가 40mm 낮아져 실질적인 실내 높이는 여유로워졌다.

차량 내부로 들어오면 미니밴의 최대 강점인 넉넉한 실내를 잘 살려냈다는 느낌을 줬다.

2열 좌석을 앞으로 최대한 당기고 3열 좌석을 접어 트렁크 아래로 수납하면 널찍하면서 평평한 공간이 만들어졌다. 키가 180cm인 사람이 누웠을 때 꼭 들어맞는 정도로 에어매트만 깔면 차박(차에서 숙박)이 충분히 가능할 듯했다.

토요타는 3열 좌석이 탑승자가 개방감을 느끼도록 운전석보다 57mm 높게 설계했다고 밝혔지만 키가 큰 사람이 앉기에는 높이가 다소 아쉬웠다. 무릎 공간은 여유로운 편이어서 엉덩이를 등받이에 붙이지 않고 앞으로 뺀 상태에서는 탈 만했다.

실내 곳곳에 수납 공간을 배치한 점은 돋보였다. 1열 운전석과 동승석 사이 센터페시아(운전석과 동승석 사이 조작 버튼이 모인 곳) 아래에 핸드백이나 작은 상자를 보관할 수 있었다. 뒷좌석에도 컵홀더나 수납함을 알차게 만들어 놨다.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는 경쟁 차종을 압도하는 연비와 준수한 공간 활용성으로 미니밴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개별소비세 3.5% 기준 AWD 6200만 원, 2WD 6400만 원이다.


성상영 글로벌모터즈 기자 sang@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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