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급출발 시, 튀어 나가는 듯한 이질감도 적었다. 시야는 탁 트여서 좁은 골목길에서도 운전하기 편했으며, 운전대를 틀었을 때 바퀴의 움직임도 만족도가 높았다. 차량이 커서 불편한 주행을 예상했지만, 더욱 쉽게 운전이 가능했다.
차는 안정적으로 잘 달린다. 높은 차체에도 불구하고 고속에서도 흔들림이 크지 않았다. 급하게 운전대를 틀어도 균형이 어긋나거나 흔들리는 등의 불안함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는 약 2.3t에 이르는 무게와 배터리가 뒷좌석 하단에 들어가 구현된 이상적인 무게 배분이 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승차감은 단단한편이다. 장애물이나, 과속방지턱을 넘었을 때의 충격은 운전자에게 그대로 전달되며, 상·하의 움직임도 꽤 큰 편이다.
이 차의 진짜 매력은 주행모드에서 나왔다. 운전자는 두 개의 동력기관을 조합하는 ‘하이브리드’, 전기만 사용하는 ‘일렉트릭’, 내연기관의 특성이 강한 ‘e세이브’ 총 3가지 주행 모드를 입맛에 맞게 고를 수 있다.
이 중 일렉트릭 모드로 주행했을 때는 지프와 어울리지 않는 조용함과 섬세함이 동시에 다가왔다. 실내에는 우주선을 탑승하면 들릴거 같은 특유의 전기모터 소리가 크게 들렸으며, 페달은 예민해, 조금만 밟아도 앞으로 치고 나갔다. 주행을 하던 중 처음 차를 조심스럽게 다뤄야겠다는 생각이 든 순간이었다.
시원시원한 가속도 맘에 들었다. 페달을 밟으니 속도는 70km까지 순식간에 올라갔다. 고속에서는 가솔린 엔진이 개입하지 않아 초반 느껴졌던 부드러운 주행감각이 쭉 이어졌다.
하이브리드 모드는 저속(10~60km)에서는 전기모드와 같이 조용했지만, 속도를 높이자 엔진의 힘이 고스란히 발끝에 전달됐다. 속도를 높였을 때는 전기모터와 엔진이 명확하게 구분됐다. 전기로 구동되어 조용하던 실내에 4기통 엔진 배기음이 부자연스럽게 들어왔으며, 페달을 밟았을 때는 약 1초 후에 차가 움직이는 느린 반응도 함께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