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속기 옆에 있는 파란 시동 버튼을 누르자, 계기판과 디스플레이는 화려하게 깨어나 달리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알렸다.
가속페달을 가볍게 밟으니 2.4t 넘는 거구가 부드럽게 움직인다. 이질감은 크지 않았고, 조용한 실내는 여느 전기차와 같았다.
페달을 연이어 밟으니 차량의 힘이 발끝에 오롯이 전달됐다. 이번에 시승한 eDrive40 모델은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43.8kg.m의 힘을 뿜어낸다.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차량은 묵직하게 움직였으며, 기존 4시리즈를 타는 듯한 스포티함까지 느껴졌다. 브레이크 성능도 믿음직스럽다. 확실하고 빠르며 제동 거리도 짧았다.
코너링도 만족스러웠다. 구불구불한 도로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차량은 연일 안정적으로 달렸다. 속도가 붙은 상태에서 진입해도 흔들림이 없었다. 차가 도로에 붙어서 가는 듯한 느낌, 묵직한 운전대, 속도를 높였을 때 나아가는 직진 안정성 등은 달리고 싶은 욕구를 더욱 자극했다.
주행모드는 ▲에코 ▲컴포트 ▲스포츠 총 3가지다. 모드에 따라서 차량은 180도 달라진다. 연료 효율을 중시하는 에코는 답답했다. 페달을 깊이 밟아도 차량은 느긋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컴포트와 스포츠모드는 달랐다. 액셀러레이터에 조금만 힘을 줘도 차량의 앞머리는 툭툭 앞으로 치고 나간다. 운전대는 더 묵직해졌으며, 페달의 응답성 또한 높아졌다. 깊이 밟았을 때는 내연기관 다운 배기음이 귀를 간지럽혀, 운전의 재미도 상당했다. 기존 전기차는 조용해 자칫 심심한 운전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i4는 그러지 않았다. 이 차에는 BMW가 세계적인 작곡가 한스 짐머와 공동 개발한 'BMW 아이코닉 사운드 일렉트릭'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페달을 깊이 밟으면 밟을수록, 엔진 배기음 사운드는 커졌다. 동시에 심장도 맹렬히 뛰었다. 당장 이 차를 끌고 서킷을 달리고 싶은 욕구가 솟구친 순간이었다.
회생제동은 편차가 큰 편이다. 이 기능은 총 4단계로 조절을 할 수 있다. 가장 낮은 단계에 두고 주행하면 기존 내연기관과 같은 부드러운 주행 질감을 느낄 수 있지만, 중간 단계와 높은 단계에 두고 운전하면 제동이 생각보다 강하게 걸렸다. 자칫 발 컨트롤을 제대로 못 하면 멀미가 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회 충전시 이 차는 429km 주행이 가능하다. 최근 나온 폴스타의 폴스타2(417km), 볼보 C40 리차지(356km), 제네시스 GV70(400㎞) 등과 비교했을 때 더 멀리간다.
아쉬운 점은 회생제동 단계 조절이다. 다른 전기차들처럼 패들시프트를 통한 회생제동 강도 조절이 아닌 중앙 디스플레이의 차량 설정에서 단계를 조절하게 했다. 단계를 바꾸기 위해서는 몇 번의 과정을 거쳐야 해, 주행 시 사용이 불편했다. 서 있는 뒷좌석 등받이 각도 또한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