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내며, 세계 자동차 업계를 큰 충격에 빠뜨린 '자동차'가 있다. 수려한 외모와 영국 헤리티지를 품은 재규어 'F-페이스'다. 이 차는 재규어 브랜드 최초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국내에는 2017년 6월 출시됐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지난해 6월 출시된 부분 변경 모델로, D200 SE 트림이다. 시승은 서울 을지로에서 출발해 강변북로를 지나 자유로를 거쳐 파주 헤이리마을까지 진행됐다.
운전석에 앉았다. 차량과 친해지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큰 틀은 기존 F페이스 모델의 디자인 기조를 그대로 따랐다.
하지만 변화도 있다. 눈에 띄는 차이점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중앙 화면이 커졌다. 크기는 11.4인치로 기존보다 약 48% 위·아래로 커졌다. 인포테인먼트도 바뀌었다. 재규어랜드로버와 LG전자가 공동으로 개발한 새로운 피비프로가 들어갔다. 끝으로 기어 디자인이 바뀌었다. 돌려서 조작했던 다이얼 방식에서 흔히 쓰이는 '봉' 형태로 변경됐다.
엔진 회전수를 높이며, 차량에 힘을 가하기 시작했다. 거친 배기음과 함께 차량은 힘차게 나아간다. 힘은 부족하지 않다. 오히려 남는 느낌이다.
좀 더 속도를 높이며, 차량을 극한으로 몰고 갔다. 주행모드도 '스포츠'로 바꿨다. 코너에 진입하자, 최소화된 흔들림이 인상적이다. 4바퀴는 노면을 강하게 움켜쥐고 돌아나간다. 이런 주행감각은 이 차량의 차체가 재활용 알루미늄으로 제작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알루미늄 차체는 차량을 가볍게함과 동시에 연료 효율성까지 높인다.
그래서 연비도 공식(12.8km)보다 더 잘 나왔다. 2박 3일간 약 350km를 주행하며, ℓ당 13.7km를 기록했다. 다양한 환경에서 차량을 운전했고 급가속·브레이크 등 차량을 테스트하기 위해 차량을 가혹하게 몰았던 것과 스포츠 모드에 맞추고 주로 주행했던 것을 생각하면 고무적인 수치다.
목적지에 도착해 2열과 트렁크 공간을 살폈다. 중형 SUV다운 넉넉한 공간이 특징이다. 2874mm에 이르는 축간거리로 무릎공간은 성인 남성이 앉아도 주먹 2개가 들어갈 정도의 여유가 있으며, 머리 공간도 이와 유사하다. 시트의 착좌감 또한 1열과 큰 차이가 없으며, 등 받이 각도도 많이 서 있지 않다.
적재 공간도 무난하다. 기본 적재 공간은 748ℓ이며, 2열을 접었을 때는 1797ℓ로 늘어난다. 시트도 평평하게 접혀, 차박도 큰 무리 없이 가능하다.
F-페이스는 '잘생긴 차'로 통한다. 그래서 그거뿐이라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타보니 달랐다. 재규어 F-페이스는 얼굴로만 판단하면 안 되는 차였다. 탄탄한 주행 감각, 넉넉한 공간, 여러 가지 편의장비, 그리고 내비게이션까지 한국 소비자들을 만족시킬만한 요소들이 가득하다. 가격은 794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