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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한층 개선된 승차감, 테슬라 모델 3 하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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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한층 개선된 승차감, 테슬라 모델 3 하이랜드

6년만에 상품성 개선 모델, 살짝 미흡한 진화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4-05-11 09:05

테슬라 모델 3 하이랜드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 모델 3 하이랜드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일론 머스크의 업적은 대단했다. 유년시절 책을 많이 읽었다는 그는 돈 버는 방법도 제대로 아는 거 같다. 그가 내놓은 차를 보면 안다. 잘 팔릴 수밖에 없을 거 같다. 실제로 그런 일화들이 많다. 테슬라 모델 3 페이스리프트 (코드명 하이랜드)을 타보고 느낀 점은 확실히 남달랐다.

개인적으로는 전기차를 크게 반기지 않고 같은 공감대도 많을 거로 생각하지만 판매량은 반대다. 저렴한 LPF 배터리를 달고 가격을 낮춘 테슬라 모델 Y는 지난해 그야말로 대박을 터트렸다. 지난해 테슬라는 총 1만6459대 판매, 여전히 수입 전기차 부문 1위다. ‘테슬람’의 위대함을 체감하는 중이다.

근데, 살짝 아쉽게도 모델 3가 쪼그라 들었다. 지난해 모델 3 판매량은 하이엔드의 모델 X, 모델 S보다 적은 552대에 그쳤다. 원인은 시장 간섭이다. 다른 브랜드 경쟁자들이 많아진 것도 있지만, 모델 Y가 모델 3의 파이를 가져갔다. SUV 트렌드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또 하나 지적되는 것은 식상함이다.

라인업을 통틀어 테슬라의 첫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다. 전통적인 관점에서 시기적절했다. 자동차 회사가 페이스리프트를 진행하는 이유는 ‘제품 개선’에 있다. 다만, 수시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고 대단히 미니멀리즘한 디자인을 추구했던 테슬라는 전통적인 내연차 브랜드들처럼 그런 페이스리프트를 안 할 줄 알았다. 라인업도 꽤 많이 늘었다. 사이버 트럭처럼 전혀 다른 신모델을 보는 데 더 익숙하다.

머스크는 어쨌든 6년 만에 했다. 품질 논란이 있었던 부분을 꼼꼼하게 신경 썼다. 이제 단점을 찾기 쉽지 않다. 디자인도 변경됐다. 헤드램프는 더 날렵해졌고 안개등은 삭제됐다. 그리고 후미등 디자인도 변경됐는데, 전반적인 인상은 이제 스포티하다기보다 날카로워진 느낌이다. 분위기는 좀 더 독기를 품었다.

테슬라 모델 3 하이랜드 스티어링휠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 모델 3 하이랜드 스티어링휠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주행거리도 늘었고 승차감도 한결 좋아졌다. 여기에는 차음 유리, 휠 사이즈 인치 다운, 주파수 감응형 댐퍼 적용 등이 한몫을 했다고 한다. 확실히 이전 모델보다는 개선된 모습을 체감한다. 가속 느낌도 경쾌하다. 제로백은 싱글모터 RWD 모델 기준 6.1초, 듀얼모터 롱레인지로 가면 4.4초를 기록한다. 이 부분은 이전에도 충분했으니 딱히 개선이라고 할 것까지는 없다.

인테리어도 최신 디자인 언어, 최강의 미니멀리즘이 적용됐다. 나쁘진 않다. 한 가지 걸리는 건 ‘회생 제동’이다. 강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만들기 나름인데, 없다. 대신 멀미를 유발하지 않도록 하는 운전하는 방법은 터득했다. 가속 페달에서 쉽게 발을 떼지 않고도, 스스로 감도를 조절하는 것이다. 제동하는 방법의 전환이다.

변속기도 방향 전환 턴 시그널 사용 방법도 마찬가지다. 테슬라 방식을 고수한다. 익숙해지면 이편이 더 나을 거라는 의견이 많지만 내연차, 다른 차를 번갈아 타야 하는 운전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달갑지 않다. 이후 설령 전기차를 구매한다고 할지라도 다시 내연차로 돌아가고픈 향수에 젖으면 변화를 두려워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 모델부터는 퍼포먼스 트림이 삭제됐다. 모델 3 RWD 트림은 1회 충전 주행거리 382㎞로 나온다. 짠 국내 기준이니 실 연비는 더 길 수 있다. 모델 Y 350㎞보다 10%가량 더 갈 수 있다는 셈이다. 모델 3 롱레인지 트림은 488㎞로 인증받았다. 가격은 5199만원과 5999만원이다. 이 가격대 가장 강력한 경쟁차은 역시 아이오닉 5다. 수입 전기차 시장은 장악했지만, ‘국뽕’ 짙은 국내 고객을 끌어당기려면 뭔가 정말 ‘혹’ 하는 ‘테슬람’의 설교가 필요할 것이다.


육동윤 글로벌모터즈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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