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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카리스마 넘치는 람보르기니 우루스 퍼포만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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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시승기] 카리스마 넘치는 람보르기니 우루스 퍼포만테

비슷함조차 거부하는 독보적인 디자인
666마력 출력 23인치 휠에 고스란히 전달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4-07-11 09:05

람보르기니 우루스 퍼포만테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람보르기니 우루스 퍼포만테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이 차 저 차 다 타보는 자동차 기자들에게도 기회가 잘 주어지지 않는 수억대 슈퍼카들 중 람보르기니는 특히, 범접하기 힘든 아우라가 있다. 이번 시승차는 람보르기니 우루스 퍼포만테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일단 생긴 것 자체가 길바닥 이 세상 차들과는 다른 느낌이다. 베일듯한 캐릭터 라인들이 모두 날 서 있고 모서리들은 찌를 듯 뾰족하다. 둥글고 귀엽다는 인상은 한 군데도 찾아볼 수 없다.

근데, 웃긴 건 이 차가 람보르기니 브랜드 라인업 중에는 가장 만만한 녀석이라는 것이다. 일단 가격이 만만하고 운전도 수월하다. 바닥에 깔린 형제 차들과는 달리 SUV인 우루스는 방지턱 넘을 때 그렇게 긴장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도 성능만큼은 만만하지 않다. 최고출력 666마력. 제로백은 3초대. 천하장사 반쪽이 느낌이다.

차체는 뿜어내는 아우라만큼 크지 않다. 물론 길이 5137mm에 휠베이스가 3m가 넘는 수치지만 그만큼 존재감이 대단했다는 뜻이다. 게다가 너비가 2m가 넘고 전고가 1618mm로 낮아 스포츠카의 ‘와이드 앤 로우’의 자세를 갖추고 있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다. 뒤가 살짝 흐르는 듯 비스듬히 떨어지는 것도 쿠페의 느낌을 살려준다. 전면과 후면은 역시 어딜 가나, 누구에게나 눈에 띄는 디자인이라는 걸 부정할 수는 없다.

휠의 크기도 엄청나다. 우루스 퍼포만테의 기본형 모델은 22인치 휠을 달고 나오지만 시승차는 한 사이즈 업그레이드해 23인치를 끼웠고 타이어도 피렐리 P제로를 착용했다. 이 거대한 네 개의 바퀴를 돌리는 엔진은 V8 트윈터보 4.0ℓ 가솔린 엔진이다. 최고출력 666마력에 최대토크가 86.7kg·m에 달한다. 8단 자동 변속기를 통해 재빠른 쉬프팅, 제로백은 3.3초에 달하고 최고속도는 306km/h까지 허용된다. 한때 세상에서 가장 빠른 SUV의 타이틀을 달고 있었던 만큼 확실히 미친 속도감을 자랑한다.

람보르기니 우루스 퍼포만테 인테리어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람보르기니 우루스 퍼포만테 인테리어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스트라다(Strada, 일반주행) 모드에서 스포츠 모드로 주행모드를 바꾸면 엔진에서 그르렁 대는 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한 번 더 레버를 당겨 코르사(Corsa) 모드로 변경하면 팝콘 터지는 굉음이 울려 퍼진다. 정숙성과는 거리가 먼, 슈퍼카는 이런 맛에 타는 것. 고급스러운 알칸타라와 카본이 골고루 적용된 실내 공간, 센터페시아 아래쪽 가운데 떡하니 자리 잡은 스타트 & 스톱 버튼을 누르는 재미와 함께 바로 옆 비행기 이착륙 레버처럼 생긴 주행모드 셀렉터를 건드려 보는 것도 꽤 쏠쏠한 재미다.

근데, 이런 훌륭한 엔진 스펙으로 그저 속도감만 잡아 주는 건 아니다. 강렬한 인상의 황소가 수놓아진 고급스러운 버킷 시트가 허리를 지지해주고 탄탄한 서스펜션이 차체 자세 제어에 한몫한다. 아직 운전에 서툰 이들에게도 이 차의 한계치가 어렴풋이라도 보일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구조는 사륜구동 세로 배치 엔진을 위해 설계됐다. 무게는 2150kg에 달하지만, 차체 크기에 비하면 아주 무거운 편은 아니다. 주행에서는 큰 덩치를 실감하긴 하지만, 무게감은 잘 느껴지지 않는다. 한 손으로도 가볍에 조향할 수 있을 정도로 스티어링휠은 가볍지만, 또 무게감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주행모드에 따라 묵직함의 정도가 달라지지만, 속도 감응형처럼 운전자가 인식할 수 없을만큼 부드럽게 달라진다.

람보르기니 우루스는 폭스바겐그룹의 MLB 에보 플랫폼을 사용한다. 아우디 RS Q8, 포르쉐 카이엔, 그리고 벤틀리의 벤테이가와 많은 부분을 공유한다. 같은 엔진에 맵핑을 달리해 출력을 높였지만, 그 차이는 대동소이하다. 차체의 크기, 디자인, 고급스러운 소재, 미세한 세팅 등이 큰 가격 차이를 만들어 낸다는 생각이다. 우루스 퍼포만테는 딱 그 정도 하는 가격에 만들어진 차, 선택은 운전자의 역량에 달려있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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