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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숨은 진주 같은 차, 렉서스 RX 500h F 스포츠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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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시승기] 숨은 진주 같은 차, 렉서스 RX 500h F 스포츠 퍼포먼스

프리미엄 부문 경쟁력 있는 스펙
효율성 챙긴 새로운 기능까지 적용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4-08-10 09:05

렉서스 RX 500h F Sports 사진
렉서스 RX 500h F Sports 사진
국내에는 프리미엄 독일 3사의 그늘에 가려져 빛을 못 보는 수입차들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렉서스다. 인피니티는 이미 퇴각했다. 준대형급 프리미엄 SUV 시장은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국산차의 압도적인 시장 장악력 때문인데, 이번에 탄 차 렉서스의 플래그십 모델 RX 500h F 스포츠 퍼포먼스는 나름대로 틈새를 파고들어 환경에 적응하고 있다.

우선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가격이다. 시승차는 모델 라인업에서도 최상위 모델인 F 스포츠 퍼포먼스로 1억1703만원의 가격표를 붙이고 있다. 비싸다고 하는 이들이 많다. 프리미엄에 대한 개념이 퇴색했다는 이유다. 아래로 내려보면 RX 450h+ 럭셔리, RX 350h 럭셔리가 있다. 이들의 가격은 각각 1억993만원, 9870만원으로 RX 500h보다 저렴하다.

파워트레인으로 비교해 본다면 이해가 되는 설정이다. 350h와 450h+는 2.5 자연흡기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 e-CVT 변속기를 통해 네 바퀴에 최고 249마력, 309마력의 출력을 전달한다.

500h는 이와 비슷하지만, 차별화되는 포인트는 많다. 엔진은 2.4 터보 하이브리드를 탑재했다. 변속기는 6단 자동을 탑재했고 시스템 합산 371마력의 최고출력은 역시 네 바퀴 모두에 전달된다. 사륜구동이라는 점은 같지만, 하위 모델들에는 기존의 이-포(E-Four) 시스템이 적용된 반면, 500h에는 다이렉트4(Direct4), 다이내믹 리어 스티어링(DRS)이라는 신기술이 적용됐다.

우선 다이렉트4는 엔진의 구동력과 모터의 구동력을 나눠서 쓰는 방식이다. 엔진은 주로 앞바퀴에, 모터는 뒷바퀴에만 직접 동력을 전달하는 데, 담당이 달라진 셈이다. 뭐가 이득일까 싶지만, 토크를 더욱 정밀하게 제어하기 위함으로 이를 통해 트랙션 향상, 조향 안정성을 높인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쉽게 말하면 출력 효율성에 주행할 때 앞뒤 피칭과 좌우 쏠림 현상을 줄였다는 뜻이다.

실제로 하체 느낌은 렉서스 브랜드 성향에 어울리지 않게 딱딱하다. 덕분에 조금 더 민첩한 움직임으로 몰아붙일 수 있고 거동도 묵직하다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피칭·쏠림 현상이 적다고 해서 승차감까지 좋아진 건 아니다. 조금 과격하게 들어간다면 차보다는 탑승자가 먼저 반응하는데, 가속과 제동 시점을 파악한 탑승자와 차량의 실제 움직임에는 괴리감이 생긴다는 의미다. 사모님 차로 나긋나긋하게 운전한다면 확실히 효과는 있지만 말이다. 그리고 21인치 235/55 사이즈의 타이어로 노면의 자잘한 진동은 제법 잘 걸러주는 편이다.

여기에 사륜구동을 돕는 다이내믹 리어 스티어링 기능이 추가된다. 쉽게 말하면 후륜 조향 기능이다. 고속과 저속을 넘나들며 빠른 방향 전환을 돕는다. 대체로 고급차 비싼차에 적용되고 있는데, 각 차마다 틀어지는 각도는 조금씩 다르다. 각이 넓을수록 효과는 더 크다고 보고 있다. 렉서스 500h에 적용된 후륜 조향의 각도는 4도다.

소음이 잘 잡힌 실내에서 들여다보는 고급감은 비싸다는 이 차 가격에 합리적인 타당성을 부여한다. 한눈에 봐도 고급진 가죽이 눈에 보이는 곳 모두를 덮고 있다. 시트 측면처럼 부분적으로는 스웨이드 재질도 적용됐다. 14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는 노트북을 펼쳐놓은 것처럼 시인성이 좋다. 하지만, 화면의 크기 덕분에 디자인적으로 손해 보는 부분이 있다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공조기의 위치나 투박한 생김새 등을 말한다. 그래도 마크 레빈슨 프리미엄 오디오 사운드는 칭찬할만하다.

스티어링 휠 스포크에 위치한 터치식 컨트롤은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연동해 메뉴를 변경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파노라믹 선루프는 매우 넓어 실내 개방감이 크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도어 열림 방식이 독특하고 편리하지만, 닫을 때 소프트 클로징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도어의 무게감이 조금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이틀간의 짧은 시승 느낌으로 결론을 내기엔 섣부르지만, 특별히 아쉬운 부분이 없다. 명성이 자자한 내구성까지 더해진다면 가격도 합리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원석을 가공하고 다듬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이미 잘 다듬어진 차라는 생각 때문이다.

렉서스 RX 500h F Sports 인테리어 사진
렉서스 RX 500h F Sports 인테리어 사진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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