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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무더위 가르고 씽씽, 폭스바겐 신형 투아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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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시승기] 무더위 가르고 씽씽, 폭스바겐 신형 투아렉

전설의 귀환, 더욱 세련된 디자인과 기술력
디지털 조명과 강화된 주행 성능으로 무장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4-09-02 09:05

3세대 부분변경 폭스바겐 투아렉 사진=육동윤 글로벌 이코노믹 기자
3세대 부분변경 폭스바겐 투아렉 사진=육동윤 글로벌 이코노믹 기자
데일 듯한 뜨거운 열기의 모래 사막 위를 폭풍처럼 달려 나가는 모습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 같은 장면이다. 개인적으로는 윈도우98 시절 바탕화면으로도 썼던 사진. 2011년 다카르 랠리 1, 2, 3위를 휩쓸었던 투아렉의 전설이다. 미쓰비시 파제로, 닛산의 랜드크루즈 등 강력한 과거의 영광들이 있었지만, 투아렉은 그야말로 돋보이는 존재감 그 자체였다. 아니면 아니지 당시 기억을 아직 품고 있는 이들이 꽤 있을 것으로 안다. 그리고 한때 아름다웠던 투아렉은 3세대를 거쳐 이번에 페이스리프트까지 이어졌다.

이번 모델이 부분변경인 만큼 3.0 TDI 엔진은 그대로 유지했다. 다운사이징을 거쳤고 트윈도징 시스템으로 디젤의 단점 극복과 효율성을 달성한 유닛이다. 퍼포먼스야 두말하면 잔소리, 잘 달리고 잘 서는 능력은 이미 검증되고 보증된 약속과도 같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네바퀴에 구동력을 전달하며 최고출력 286마력, 61.2kg.m의 최대토크를 뿜어낸다. 넘치지는 것은 아니지만, 부족하지도 않은 이 체격에 매우 걸맞은 잠재력을 갖췄다. 괜한 생각일지는 모르겠지만, 주행 느낌은 조금 더 정제되고 세련된 느낌이다. 세팅의 차이일지도 모르지만, 가벼웠던 앞서 3세대 전기형 모델의 터보렉이 조금 덜 느껴지게 됐다.

다른 눈요깃거리도 많다. 특히, 한층 진화한 지능형 인터랙티브 라이팅 시스템, iQ.라이트 HD 매트릭스 헤드라이트에 눈길이 사로잡는다. 주차장 벽에서 펼쳐지는 라이트 쇼는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운전자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기술적으로는 헤드램프에 박혀 있는 총 3만8000개 이상의 LED가 차량의 주행 속도나 내비게이션 정보, GPS, 카메라 등 총체적인 정보들을 모아 최적화된 조명을 만들어낸다고 한다. 예시로 제공된 영상에서는 반대편 차선에서 차량이 접근할 시 그 부분만 빼고 비춰주는 등의 능력이다. 일부 다른 차량에도 적용된 보편화 된 기술이기는 하지만, 조금 더 고도화된 실행 능력을 갖췄다는 것도 차별점이라고 한다. 입증을 위해서는 조금 더 오랜 시간 시승이 필요할 듯 하지만, 자신감만큼은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아무래도 이번 페이스리프트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으며 가격인상에도 가장 큰 역할을 했을 거 같다. 신형 투아렉의 가격은 엔트리로 1억99만원을 찍었다.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8830만원부터 시작했던 지난 모델에 비하면 ‘그돈씨’를 읊으며 짜증 섞인 불평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잠시 살아있는 ‘전설’을 잊고서 말이다. 그나마 R-라인 모델 트림의 가격 인상이 400만원 선에서 그쳤다는 건 다행인 점이다.

3세대 부분변경 폭스바겐 투아렉 인테리어 사진=육동윤 글로벌 이코노믹 기자
3세대 부분변경 폭스바겐 투아렉 인테리어 사진=육동윤 글로벌 이코노믹 기자

엔트리부터, 시작 가격이 올랐다는 말은 기본 옵션이 더 탄탄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브랜드가 최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라고 자랑하는 IQ.드라이브가 전 트림에 기본 탑재됐다. 여기에는 교차로 운전 시 전방 사각의 위험을 경고하고 제동해주는 '전방 크로스 트래픽 어시스트'와 ACC, 프런트 어시스트, 레인 어시스트, 사이드 어시스트, 트래블 어시스트 등이 모두 포함됐다. 또 기본으로 적용된 돈값 중 하나는 덴마크 프리미엄 오디오인 '다인오디오 컨시퀀스' 사운드 시스템과 도어 소프트 클로징 기능이다. 이런 것들이 별것 아닌 거 같지만, 은근히 탄 사람으로부터 뿌듯함을 느끼게 해주는 요소들이다.

참, 물론 디자인의 변화도 크다. 전면 그릴의 형상과 램프 모양이 바뀌며 인상이 달라졌고 커진 크기 만큼이나 존재감도 더욱 도드라지게 됐다. 후면에는 넙데데한 모습이 안정적이지만, 일자로 쭉 이어진 램프 디자인은 왠지 카니발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좋은 의미로 말이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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