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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세단의 정석과 왜건의 정도 '볼보 S90 리차지 & 이네오스 그레나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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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시승기] 세단의 정석과 왜건의 정도 '볼보 S90 리차지 & 이네오스 그레나디어'

세단의 편안함 vs. 왜건의 오프로드 강자, 두 차량의 극과 극 매력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4-09-28 09:05

이네오스 그레나디어 트라이얼마스터(왼쪽), 필드마스터(오른쪽)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이네오스 그레나디어 트라이얼마스터(왼쪽), 필드마스터(오른쪽)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이번에는 의도치 않게 세단과 정통 왜건의 비교 시승이 됐다. 직접적인 비교는 아니지만, 인제 스피디움에 마련된 이네오스 그레나디어의 오프로드 트랙 체험에 볼보 S90 리차지를 타고 간 경우다. 해당 오프로드 트랙은 이네오스의 공식 수입사 차봇모터스가 인제스피디움과 함께 특별히 마련한 자리다.

해당 오프로드 서킷은 30도에 육박하는 오르막 체험, 통나무 시소, 범피 로드, 도강 능력까지 확인해볼 수 있는 코스로 마련돼 있다. 그렇게 길지는 않다. 시승 당시에는 조금 더 험난한 지형 구현을 위해 부분적으로 정비에 들어갔다고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미 충분히 스릴있다고 생각했다.

의외로 아주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공도에서의 주행이다. 오프로드 차량이라고 강조했던 것에 오히려 속은 느낌이다. 시승차로 나온 엘도렛 블루 색상의 트라이얼 마스터 모델은 BF 굿리치 AT 타이어를 신고 공격적인 트레드를 뽐내고 있었지만, 시멘트 도로에서 전혀 불쾌하지 않을 정도로 정숙하게 주행했다. 조금은 더 가볍고 온화한 성격의 필드마스터 모델이 어떨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볼보 S90 T8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볼보 S90 T8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인제까지 오는 길에 탄 볼보 S90 T8은 세단의 정석을 보여준다. 긴장감이 거의 없는 상태로 운전석에 앉아 있으니 오히려 졸음이 올 지경이다. 하지만,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 어차피 고속도로를 계속 탈 것이고 똑똑한 ‘아리아’가 알려주는 경로를 따라간다. 게다가 스티어링 휠 왼쪽 스포크에 버튼 하나만 눌러주면 알아서 앞차와의 거리 가속까지 알아서 조절해주니까 말이다. 물론 운전에 편리함을 강조한 것뿐이지 전방 시야까지 잃어버리면 안 된다.

그레나디어는 공도를 이탈해 임도에까지 접어들면서 한석산 1100m 고지까지 올라갔다. 대충 산 중턱에 이를 때까지는 웬만한 SUV로도 이 정도는 거뜬하겠지 생각했다. 이후에 펼쳐진 상황은 얘기가 조금 다르다. 과연 정글을 방불케 했다. 좁은 길에 우거진 나무숲, 바로 옆에는 깎아지는 절벽이 펼쳐졌다. 자칫 잘못 손을 놓친다거나 하면..., 상상만해도 아찔하다. 3.8 정도나 되는 락투락(핸들 회전 수) 스티어링은 이럴 때를 대비한 것이구나 생각했다.

볼보 S90 T8 인테리어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볼보 S90 T8 인테리어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안전’하면 볼보인 건 다 알고 있다. 국도에 들어와 가다 서기를 반복하고 와인딩을 조금 타다 보면 무게감이 조금 느껴지는 데, 좋게 말하면 안정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다소 둔한 느낌이다. 플래그십 모델이라면 당연 이런 자태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서킷을 염두에 두고 가는 와중에는 워밍업이 살짝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설정에서 바꿔보려고 한다면 다소 복잡하게 들어가야 하는 디지털화가 조금은 아쉽다는 생각이다.

승차감에 대한 인상은 그레나디어의 오프로드에서도 이어졌다. 그레나디어의 임도 시승 동안 계속 놀랐던 부분은 이런 험한 길에서도 탑승자의 엉덩이가 시트에서 붙어 있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시승이 바로 식후라 걱정했건만, 그 부분도 나름 크게 힘들지는 않았다. 좋은 걸 좋다고 잘 표현하는 게 옳겠지만, 너무 좋다는 얘기만 하다가는 신빙성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직접 한 번 타보는 것이 이 차를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기자가 발견한 그레나디어의 한 가지 단점은 스티어링 휠에 숨어 있다.

돌아오는 길에 다시 체험하는 볼보 S90은 새삼 또 색다른 세단의 안락함을 강조한다. 특히 T8 즉,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하고 있다는 게 좋은 인상을 준다. 초기 출발에는 모터로만 구동하고 충전을 해두었다면 대략 50km가 넘는 거리를 조용한 이 상태로 주행할 수 있다. 다시 고속도로로 접어들어 배터리 충전 모드에 들어가도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 정도다. 심심할 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사운드를 바워스앤 윌킨스 고급 오디오로 즐기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이 차 시승의 체크 포인트다.
이네오스 그레나디어 인테리어 사진=차봇모터스
이네오스 그레나디어 인테리어 사진=차봇모터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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