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13일 포르쉐코리아가 진행한 미디어 대상 마칸 일렉트릭 시승 행사의 회차 지점 크래머리 브루잉 앞에 마칸 4S(오른쪽)와 터보(왼쪽) 모델이 전시돼 있다.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포르쉐코리아가 순수 전기 SUV ‘마칸 일렉트릭(Macan Electric)’을 국내 공식 출시하며, 최근 미디어 대상 시승행사를 연이어 진행했다. 기자가 참여한 그룹은 13일, 준비된 차량 마칸 4S와 마칸 터보를 직접 타봤다. 이번 시승은 한남 포르쉐 스튜디오에서 출발해 2인 1차로 나눠 고속화 도로 통과, 경기도 가평 일대를 찍고 와인딩을 타기 위해 춘천 주변 국도를 돌아보고 오는 코스로 짜여졌다.
포르쉐의 전동화 전략이 본격적으로 SUV 라인업에도 적용되면서, 마칸 일렉트릭이 기존 내연기관 모델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전동화된 새로운 스포츠 SUV의 개념을 정립한다는 것임을 짐작했다. 일단 마칸은 이제 모두 전동화 모델이다. 모터 하나를 장착하는 후륜구동 모델이 새롭게 구성됐으며 사륜구동 모델 ‘4’, 그리고 ‘터보’, 그 사이를 잇는 ‘4S’ 트림으로 라인업이 완성된다.
우선, 디자인부터 살펴보면, 마칸 일렉트릭은 포르쉐 특유의 실루엣을 유지하면서도 더욱 다듬어진 디자인을 보여준다. 공기저항계수 0.25Cd를 달성했다는 것도 전기차의 효율성 달성의 의미로는 크게 자랑할 일이다. 헤드라이트는 타이칸과 유사한 네 줄의 LED 램프로 적용됐지만, DRL의 역할을 할 뿐 진짜 헤드램프는 범퍼 속으로 숨겨졌다. 포르쉐 패밀리룩을 계승하면서도 마칸만의 개성을 살린 위트라고 봐도 될 거 같다.
실내는 전기차 특유의 개방감과 디지털화된 인터페이스가 강조된다. 12.6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10.9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여기에 옵션으로 제공되는 조수석 전용 디스플레이까지 더해져 미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물론 동반자를 위한 디스플레이는 옵션이다. 기자가 탄 시승차에는 터보 모델에만 적용돼 있었다. 증강현실 기능이 포함된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마찬가지다. 시트 포지션은 기존 모델 대비 낮아져 더욱 스포츠카에 가까운 감각을 제공하며, 2열 공간도 실용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차체는 조금 커졌지만, 휠베이스가 늘어나며 오버행이 짧아진 게 영락없이 전기차 트랜드에 따르고 있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독특하면서도 조금 어색한 부분은 프레임리스 도어를 채택했다는 점이다. 키가 큰 차에 윈도 프레임이 없으니 스포티하지만, 익숙하진 않다. 어쨌든 측면 실루엣은 조금 더 동글동글해져 섹시한 라인은 살짝 희석됐다.
처음에 탄 녀석은 마칸 4S다. 마칸 4S는 최고출력 516마력(380kW), 최대 토크 83.6kg·m을 발휘한다. 앞뒤 차축에 강력한 모터가 달려 있다. 참고로 후륜구동 모델은 후방에 모터가 하나만 들어간다고 한다. 브레이크 타임 이후 옮겨탄 차는 마칸 터보다. 100kWh 리튬이온 배터리와 연결된 모터 출력은 최고 639마력(470kW), 그리고 115.2kg·m의 강력한 토크를 뿜어낸다. 일단 수치적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h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각각 4.1초와 3.3초로 알아두고 가속 페달을 밟아 본다. 전기 SUV임에도 불구하고 포르쉐 특유의 짜릿한 가속감을 느낄 수 있으면서도 순항하듯 아랫배 쪽에서 전달되는 부드러운 주행 감각이 인상적이었다. 서둘러 이른 고속에서는 풍절음이 좀 들어오는 듯했지만, 이정도 속도라면 어느 차든지 마찬가지 일거라는 위로도 잊지는 않았다.
[육기자의 으랏차차] 포르쉐 마칸 4S & 마칸 터보, 더욱 만족스러운 일상
이미지 확대보기포르쉐 한남 스튜디오에 전시돼 있는 마칸 일렉트릭 터보 모델 인테리어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특히 리어 액슬 스티어링과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된 덕분에 고속 주행에서도 차체가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반응했다. 와인딩 코스에서도 날렵한 움직임을 보여줬는데, 굳이 내연차의 그것과 비교한다면 매우 극적인 변화가 느껴지는 건 아니었다. 전자제어식 사륜구동 시스템 ePTM(포르쉐 트랙션 매니지먼트)이 탑재됐다고 하는데, 기존 내연기관 마칸보다도 더욱 정밀하고 빠른 반응은 분명이 느껴졌다.
브레이크 시스템도 역시 인상적이다. 포르쉐가 제일 잘하는 분야다. ‘잘 서는 일’. 이번에 달라진 건 회생제동과 기계식 브레이크가 부드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감속할 때 이질감이 거의 없지만,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회수한다. 일반적인 전기차에서 종종 느껴지는 급격한 회생제동 특성이 완벽하게 다듬어졌다는 건 농익은 전동화 기술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걸로 생각할 수 있다.
마칸 일렉트릭은 100kW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으며, 최대 95kWh를 능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마칸 4S는 최대 450km, 마칸 터보는 429km의 주행 가능 거리를 제공한다. 다섯 시간의 시승 동안 307.5km를 달렸고 전력 소비량은 20.1kWh/100km, 평균 속도는 61km를 기록했다. 포근한 날씨 덕분인지 제원에 나와 있는 전비보다는 조금 더 긴 주행거리를 볼 수 있었다.
급속 충전 속도도 눈에 띄는데, 800V 아키텍처 기반으로 최대 270kW의 충전 속도를 지원한다는 것도 참고할만한 사항이다. 적절한 DC 급속 충전기를 이용하면 약 21분 만에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충전구는 뒤쪽 휀더 위 차량 양쪽에 하나씩 있다. 하나는 완속 전용이고 다른 하나는 급속과 완속 모두를 커버하는 소켓이다.
꽤 편리한데, 결과적으로 가격이 고민일 수도 있다. 후륜구동 모델로 가성비를 즐길 것인지, 터보 모델로 스릴 넘치는 라이딩을 즐길 것인지는 개인 취향에 맡겨둬야 하는 것 같다. 분명한 건 어느 쪽을 선택하든 잡을 수 있는 흠이 딱히 없는지라 충분히 만족스러운 일상을 누릴 수 있을 거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