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나연진 앵커가 볼보 EX30 차량 옆에서 리뷰 영상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병주 글로벌 모빌리티 PD
'사람들의 삶을 더 안전하고, 편리하고, 즐겁게 만든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설계된 볼보 EX30. 볼보가 전기차 시대를 맞아 프리미엄 전기차의 대중화를 위해 국내에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선보였다. 체구는 작지만 주행 성능은 물론 기능성과 안전성까지 고루 갖춘 작은 거인이다.
1박 2일간 함께하며 도심과 고속도로 등을 포함해 약 400km를 달렸다. 첫인상부터 남다른 존재감과 강렬함이 묻어났다. 외관은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철학을 구현했다. 볼보의 상징인 '토르의 망치'를 형상화한 LED 헤드램프가 새롭게 해석돼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잘 표현했다. 헤드램프와 볼보 전기차 특유의 밀폐형 그릴 디자인은 날렵하고 세련된 인상과 미래적인 느낌을 극대화했다.
측면부는 짧은 오버행과 높게 올라간 벨트라인이 스포티함을 더 강조한다. 차체 크기는 작지만 휠베이스가 길기 때문에 균형 잡힌 비율을 보여준다. 도어 핸들 바로 하단부 웨이스트라인이 밋밋하지 않고 움푹 들어간 디자인이 측면부 전반의 디테일을 잘 살렸다.
후면부 역시 전면부와 마찬가지로 볼보의 BI를 계승해 미래지향적이다. 볼보의 '버티컬 리어램프'를 그대로 적용했지만 양쪽 리어램프를 이어놨다. 리어램프를 연결한 테두리 안에 볼보 레터링이 깔끔하게 박혀있어 고급진 느낌이 한층 더해졌다.
크기는 전장 4235㎜에 전폭 1840㎜, 전고 1555㎜다. 휠베이스는 2650㎜로 부족하지 않은 실내 공간을 자랑한다. 5인승 SUV로 설계된 이 차량은 내연기관차에 비해 공간성이 뛰어난 전기차의 특징을 잘 살려냈다. 외관에 비해 내부는 심플하고 단조롭다. 실내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온 건 바로 12.3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다. 세로형 디스플레이가 익숙하지 않았지만, 조작법이 간단하고 터치했을 때 반응 속도도 빨라 불편함은 전혀 없었다. AI 비서 '아리'의 야무지고 똑 부러진 일 처리 역시 주행할 때 큰 만족감을 줬다.
기존 크리스탈 기어노브가 스티어링 휠 오른쪽 뒤편에 컬럼식 기어로 변경됐다. 슬라이드 시스템이 적용된 센터 콘솔은 필요에 따라 컵 홀더로 사용하거나 스마트폰을 보관할 수 있어 편리하다. 센터 콘솔 아래에는 수납 상자가 마련돼 있다. 핸드백이나 웬만한 크기의 소지품은 충분히 놓을 수 있는 크기다. 1열의 실내 공간은 넓고 여유로운 반면 2열은 1열에 비해 다소 좁은 느낌이다. 파라노믹 선루프 덕분인지 전반적인 실내 공간은 차체에 비해 시각적으로 더 넓어 보인다.
EX30은 도로 위에서 역동적인 주행 능력을 가졌다. 스포츠 모드와 같은 주행 모드는 없었지만 272마력의 모터 출력과 35.0kg.m의 최대토크로 시속 0km에서 100km까지 불과 5.3초 만에 안정적으로 도달한다.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복합 기준 351km다. 도심과 고속도로 위를 달렸을 때 주행 질감은 만족스러웠다. 방지턱과 포트홀 등의 충격도 서스펜션이 잘 받아줬다. 특히 가속감이 대단했다. 즉각적인 토크 반응으로 차량이 시원하게 치고 나가는 점은 마치 자동차 게임을 하고 있는 듯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제동과 관련한 기능 중에서는 '원 페달 드라이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원 페달 드라이브가 활성화되면 가속 페달로 제동과 가속을 모두 제어할 수 있다. 해당 기능을 켜면 안정감 있는 주행은 가능하나 기능을 껐을 때의 승차감이 더 좋았다. 전방 개방감도 훌륭했지만 사이드미러 크기는 작아 차선 변경 시 조금 아쉬웠다.
볼보 브랜드 역사상 최초로 선보인 프리미엄 소형 SUV인 EX30과 함께한 이틀간의 여정은 즐겁고 운전의 재미를 톡톡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차체는 작지만, 디자인과 성능, 그리고 안전성은 절대 뒤지지 않는 강력한 실용성을 갖춘 차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