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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낯선 동거' 지프 랭글러 4x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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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시승기] '낯선 동거' 지프 랭글러 4xe

오프로드 전문 브랜드 지프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일렉트릭, 하이브리드, e-세이브 세가지 주행모드 지원
2.0ℓ 가솔린 터보엔진에 전기모터 2개 더해, 최고출력 375마력

김정희 기자

기사입력 : 2022-03-22 13:43

지프 랭글러 4xe.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지프 랭글러 4xe.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낯설다, 낯설어"

지프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 지프 랭글러 4xe를 만난 순간부터 헤어질 때까지 입에 붙어 다닌 말이다.

랭글러 4xe는 국내에 처음 공개된 지프의 친환경 차다. 사람들은 이를 신기하면서도 의아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산악길을 달리고 하천을 넘어가며, 험한 길을 주파하는 지프 브랜드 이미지와는 달랐기 때문이다.
지프 랭글러 4xe.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지프 랭글러 4xe.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디자인은 기존 랭글러 오버랜드 모델과 같다. 다른 점이 있다면 지프 로고 배지 및 트레일 레이티드 배지, 후미등 뒤에 ‘4xe’ 배지를 부착한 정도다. 이 외에 동그란 헤드램프(전조등)와 세븐 슬롯 그릴(흡입구), 툭 튀어나온 앞뒤 펜더(바퀴 윗부분) 등은 동일하다.

탑승공간은 여유 있다. 1열은 무릎·어깨 공간에서 여유가 있어 편안한 운전을 도왔다. 뒷좌석은 3010mm에 이르는 긴 축간거리와 1850mm의 높이를 바탕으로 모든 면에서 넉넉한 편이다.
지프 랭글러 4xe.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지프 랭글러 4xe.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트렁크 공간도 무난하다. 기본 적재공간은 780ℓ이지만, 시트를 접었을 때는 1910ℓ로 확장된다. 다만, 2열과 트렁크 사이에 큰 턱이 있어 차박(차+숙박)을 위해 추천하지는 않는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 버튼을 누르자 차는 아무런 소리 없이 달릴 준비를 마쳤다. 잘 들리지 않던 버튼 조작 소리, 공조 장치 바람 소리가 더욱 크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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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 랭글러 4xe.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이 차에는 2.0ℓ 가솔린 터보 엔진에 앞뒤로 전기모터를 추가해, 합산출력 375마력, 최대토크 65kg.m의 강력한 성능을 뿜어낸다.

변속기를 잡고 P에서 D로 내리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자, 차량은 사뿐하게 앞으로 나아갔다. 초반 주행 감각은 확실히 부드러웠다. "지프가 이래도 될까?"라는 의구심이 들 만큼 기분 좋은 느낌이었다.
지프 랭글러 4xe.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지프 랭글러 4xe.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또한 급출발 시, 튀어 나가는 듯한 이질감도 적었다. 시야는 탁 트여서 좁은 골목길에서도 운전하기 편했으며, 운전대를 틀었을 때 바퀴의 움직임도 만족도가 높았다. 차량이 커서 불편한 주행을 예상했지만, 더욱 쉽게 운전이 가능했다.

차는 안정적으로 잘 달린다. 높은 차체에도 불구하고 고속에서도 흔들림이 크지 않았다. 급하게 운전대를 틀어도 균형이 어긋나거나 흔들리는 등의 불안함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는 약 2.3t에 이르는 무게와 배터리가 뒷좌석 하단에 들어가 구현된 이상적인 무게 배분이 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승차감은 단단한편이다. 장애물이나, 과속방지턱을 넘었을 때의 충격은 운전자에게 그대로 전달되며, 상·하의 움직임도 꽤 큰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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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 랭글러 4xe.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이 차의 진짜 매력은 주행모드에서 나왔다. 운전자는 두 개의 동력기관을 조합하는 ‘하이브리드’, 전기만 사용하는 ‘일렉트릭’, 내연기관의 특성이 강한 ‘e세이브’ 총 3가지 주행 모드를 입맛에 맞게 고를 수 있다.

이 중 일렉트릭 모드로 주행했을 때는 지프와 어울리지 않는 조용함과 섬세함이 동시에 다가왔다. 실내에는 우주선을 탑승하면 들릴거 같은 특유의 전기모터 소리가 크게 들렸으며, 페달은 예민해, 조금만 밟아도 앞으로 치고 나갔다. 주행을 하던 중 처음 차를 조심스럽게 다뤄야겠다는 생각이 든 순간이었다.

지프 랭글러 4xe.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지프 랭글러 4xe.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시원시원한 가속도 맘에 들었다. 페달을 밟으니 속도는 70km까지 순식간에 올라갔다. 고속에서는 가솔린 엔진이 개입하지 않아 초반 느껴졌던 부드러운 주행감각이 쭉 이어졌다.

하이브리드 모드는 저속(10~60km)에서는 전기모드와 같이 조용했지만, 속도를 높이자 엔진의 힘이 고스란히 발끝에 전달됐다. 속도를 높였을 때는 전기모터와 엔진이 명확하게 구분됐다. 전기로 구동되어 조용하던 실내에 4기통 엔진 배기음이 부자연스럽게 들어왔으며, 페달을 밟았을 때는 약 1초 후에 차가 움직이는 느린 반응도 함께 느껴졌다.

지프 랭글러 4xe.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지프 랭글러 4xe.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조합을 이룬 8단 자동변속기는 무난하다. 어디 하나 모자라거나, 잘난 부분이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주행모드에 따라 변속 타이밍은 조금 달랐다. 전기모터가 힘을 강하게 주는 모드에서는 부드러움을 품었으며, 엔진이 가장 크게 개입하는 모드에서는 충격이 살짝 느껴졌다.

랭글러 4xe는 하이브리드답게 연료 효율에서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여줬다. 시승을 마치고 계기판을 확인하니 기록된 연비는 ℓ당 12.9km였다. 이는 공식연비 12.7km보다 소폭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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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 랭글러 4xe.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김정희 기자

2박 3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약 150km가 넘는 거리를 주행하면서 느낀 아쉬운 점은 운전자를 보조해주는 안전장비의 부재다. 기본 크루즈 컨트롤이 탑재되어있지만, 차가 많아 막히는 구간이 많은 서울에서 주행하기에는 부족했다.

또한, 주행모드 버튼은 기존 차들처럼 센터페시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운전자 왼쪽 다리 위쪽에 자리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을뿐더러 모드를 변경하는 데 있어서 불편했다.

지프 랭글러 4xe는 국내에 2가지 트림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가격은 이번에 시승한 오버랜드 하드탑 모델 8340만원, 오버랜드 파워탑 모델 8690만원이다.


김정희 글로벌모터즈 기자 jh1320@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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