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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가성비로 '오퍼짓 유나이티드'를 외치다, 제네시스 GV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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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가성비로 '오퍼짓 유나이티드'를 외치다, 제네시스 GV80

프리미엄 럭셔리 표방하지만 가성비 출중,
인테리어는 고급스럽지만 주행감성은 부족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3-04-09 22:17

제네시스 GV80 사진=제네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제네시스 GV80 사진=제네시스
제네시스 GV80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대기기간 2년. 없어서 못 판다는 품절 차다. 최근에는 7개월 정도로 단축됐다고는 하는데, 여전히 긴 시간이다. 왜 그렇게 인기가 있는지를 곰곰이 생각하다보면 대부분 ’가성비‘라는 곳에서 답을 찾게 된다. 상품성 OK, 디자인 OK, 서비스 편의성 OK, 어느 하나 빠지는 곳 없어도 독일 프리미엄 차들을 위협하는 가격대를 자랑한다.

다만, 직접 맛보고 즐기는 건 다른 얘기다. 주행 느낌이 마음에 안 들 수도 있다. 꽤 높은 시트 포지션은 세단을 선호하는 이들에게는 달갑지 않다. 코너링에서 쏠리는 느낌이 전형적인 SUV다. 에어 서스펜션에 레벨을 자동으로 맞춰주는 정도로 돈은 들이지 않았다. 넓은 범위로 커버하는 조향각은 드라이빙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직관성이 부족하다. 차체 크기가 발목을 잡는 부분이다. 미세하게 느껴지는 터보렉은 모든 것에 민감한 운전자가 눈치챌 수 있다. 유수한 브랜드의 엔진에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최근 전동화를 이루며 달라진 점들이 너무 많이 느껴져서다.

그래도 세상에 완벽한 차는 없다. 어느 명차를 가져다 놔도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럴 때 가장 중요하게 떠오르는 것이 가성비다. 한마디로 돈값. 이번에 시승한 GV80은 6인승 혹은 7인승 레이아웃에 준대형 타이틀을 달고 있는 프리미엄 차들 중에는 가격대가 괜찮은 편에 속한다. 비교 대상이 수입차밖에 없다는 것도 이 차에게는 유리한 점이다. BMW X7, 벤츠 GLE, 아우디 Q7 정도와 직접적인 비교가 될 터인데, 최첨단을 달린다는 신기한 옵션들로 채워 넣으면 총체적 만족감은 상당하다. 중후한 멋의 디자인이 크게 한몫을 더했다는 생각이다.

제네시스 GV80 인테리어 사진=제네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제네시스 GV80 인테리어 사진=제네시스

실내에서도 마찬가지다. 16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에서 구현되는 보기 좋은 내비게이션과 증강현실이 가장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이 정도 신선한 기능을 수입차에서 보려면 최상위 플래그십 모델을 선택해야 하고 가격은 1억을 훌쩍 넘어버린다. 그마저도 디테일의 차이를 느끼는 데, 비슷한 느낌의 벤츠 것은 왠지 서툴러 보이기도 했다. BMW나 아우디는 아직 차에서 증강현실을 구현하고자 하는 욕심은 없어 보인다. 기본에 더 충실해야 한다는 철학이 있어서라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승차감은 고급차라는 느낌이 분명하다. 22인치 휠과 타이어를 신겨 노면 소음이 느껴질 법하지만, 생김새를 보면 고속에서 풍절음이 새어 들어올 법한데, 최고출력 300마력을 넘게 내뿜는 2.5 싱글터보 엔진의 울림이 전달될 법하지만, 정숙한 실내는 온전히 클래식 음악을 즐기기에 충분하다. 옵션으로 제공되는 파노라믹 선루프는 동승자들을 위해서는 필수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기에는 없는 편이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현대차 브랜드 라인업에서 흐르는 기류를 생각해본다면 GV80도 부분 변경이 있을 때가 다 되어간다. 세로형 디스플레이는 이제 디지털 클러스터와 일체형으로 바뀌길 기대하고 있으며, 다이얼을 고집하던 변속기 레버는 스티어링 휠 뒤편 칼럼 방식으로 들어앉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그러면 공간은 활용도가 더 넓어질 것이고, 콕핏을 좀 더 운전자 중심으로 꾸며낼 수 있을 것이다. 가격은 조금 더 올라갈 게 분명하다. 변화가 항상 좋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의 단점을 보완한다고 생각하면 또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


육동윤 글로벌모터즈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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