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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성능도 편의 장비도 ‘환골탈태’ 푸조 408 GT 숨은 매력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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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성능도 편의 장비도 ‘환골탈태’ 푸조 408 GT 숨은 매력 찾기

샹송보다는 K-pop 분위기 물씬 풍기는 프렌치 자동차
나름 강력한 퍼포먼스 내는 1.2 퓨어-테크 엔진, 만족감↑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4-02-12 16:52

푸조 408 GT 사진=스텔란티스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푸조 408 GT 사진=스텔란티스코리아
푸조 브랜드는 그동안 현지화 노력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스텔란티스코리아 이전, 푸조 차를 독점 공급하던 한불모터스 때의 일이다. 조금 다른 관점으로 생각해본다면, 지극히 이국적인 느낌(3류스러운 프렌치 스타일)을 그대로 살리려고 했던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폭스바겐과는 달리 가격만큼은 설득력을 갖지 못했다. 결론적으로 국내 소비자에게 신뢰를 잃는 일이 된 것.

지금의 푸조는 특히, 브랜드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 갈 408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이번에 시승한 차다. 차는 프랑스차이지만, 분위기는 K-컬처를 잔뜩 받아들인 느낌이다. 전면 인상은 아직 푸조의 아이덴티티를 품고 있다. 만족스러운 퍼포먼스를 뽐내는 파워트레인은 진화(進化)할 생각 따위는 없다. 하지만, 운전자와 직접 교감하는 편의성 부분에서는 매우 과감한 타협이 있었다. 한국 시장에서 가장 취약했던 부분을 보강했으니 기대가 크다.

4690만원짜리(아래 ‘알뤼르’ 모델 시장 가격 4290만원) 준중형 크로스오버의 운전석에 마사지 기능이 적용됐다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예다. 푸조답지 않았다. 이제는 신경을 다른 데 쓰고 있다는 뜻이다. 얼마 전만 하더라도 등받이를 눕히거나 세우려면 시트 옆구리에 붙어 있는 수동 톱니 레버를 사용해야 할 정도였다. 원가 절감도 있었겠지만, 안전에 대한 고집이 핑곗거리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도 이젠 더는 이런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시트는 모두 전동식으로 바뀌었다.

세련된 인테리어는 지속해서 발전하고 있고 디지털 클러스터를 비롯해 i-콕핏, i-커넥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나날이 향상되고 있다. 그룹 결성 후 확인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지프 브랜드의 유커넥트 시스템에서도 이런 모습이 엿보였다. 408에는 무선 핸드폰 충전은 물론 무선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와 연동된다.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탐탐 내비게이션을 제공하고 3D 디지털 클러스터에서 맵을 띄울 수 있다. 이외 교통 표지판 인식, 차선 유지 보조, 오토하이빔 램프 등 트렌드에 꿀릴 것 없이 다 들어갔다.

푸조 408 GT 인테리어 사진=스텔란티스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푸조 408 GT 인테리어 사진=스텔란티스코리아

낮고 높은 자세로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를 대신하는 신박한 3D 디지털 클러스터는 작은 화면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정보 전달과 더불어 상당한 만족감을 제공한다. 콤팩트한 사이즈로 손안에 쏙 들어오는 D컷 스티어링 휠은 그립감이 꽤 좋은 편이다. 오른손 엄지·검지로 작동할 수 있는 변속기 레버는 청소가 불편하겠다는 생각 이외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 바로 옆에 붙어 있는 ‘M(수동)’ 버튼을 누르면 스티어링 휠 뒤에 달린 패들시프트를 이용해 8단까지 오르내리며 운전 재미를 만끽할 수도 있다.

직렬 3기통 1.2 퓨어테크 엔진에 대한 오해는 이제 풀릴 때가 됐다. 최고출력 131마력, 23.5kg·m의 최대토크로 힘이 넘치는 건 아니지만, 부족할 것 없다는 것도 사실이다. 덜어낸 무게로 역동성을 샀다는 것까지도 생각해야 한다. 여러 다양한 모드를 사용해봐도 답답함은 없다. 특히, 저속에서 고속에 이르는 움직임이 기민하다. 고속에서 치고 나가는 힘에는 한계치가 보인다. 더불어 이 엔진의 단점은 거친 떨림도 있고 소음도 올라온다는 것.

파워트레인만 따로 떼어내 본다면, 푸조 408은 감히 독일 3사의 프리미엄 동급 모델들과 견주어볼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하다. 소재 및 뒷좌석 편의 장비 부족은 있겠지만, 라이벌들보다 1000만원 이상 싼 가격을 대신 내세울 수도 있다. 그동안의 선입견을 버리고 살짝 올드한 전면부 디자인에만 만족할 수 있다면, 이만한 가성비 선택지를 찾기도 쉽지는 않은 일이다.


육동윤 글로벌모터즈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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