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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우아한’ 패밀리가 떴다"…지프 그랜드 체로키 L 서밋 리저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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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우아한’ 패밀리가 떴다"…지프 그랜드 체로키 L 서밋 리저브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안락한 공간은 장거리 여행에 최적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4-05-19 09:05

지프 그랜드 체로키 L 서밋 리저브 사진=육동윤 글로벌 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지프 그랜드 체로키 L 서밋 리저브 사진=육동윤 글로벌 이코노믹 기자
국내에 판매되지 않지만, 본래 지프 라인업에는 '왜고니어'라는 풀사이즈 기함이 있다. 쉐보레 타호, 링컨 네비게이터, 심지어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ESV와도 비교할 수 있는 크기와 상품성을 자랑한다. 이번에 기자가 탄 차는 바로 이 왜고니어의 성향을 물려받은 그랜드 체로키 L 모델이다. 디자인은 정말 왜고니어를 쏙 빼닮았다.

요즘 들어 대형, 혹은 대형 이상급의 SUV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짐작건대 한때 핵가족의 여파가 가시고 출산율 하락, 인구절벽이라는 심각한 이슈에 직면하며 위기감 고조된 것에서 비롯, 결국 가족의 소중함을 느낀 사람들이 많아져서일 것이다. 대형 이상의 SUV들은 판매량도 늘었지만, 인기를 실감케 하는 건 분명 눈에 띄게 확대된 선택지에 있다. 그리고 주로 이런 기함급 차들은 미국 브랜드가 선점하고 있다.

미국차 브랜드들은 포르쉐, 람보르기니, 마이바흐, 롤스로이스, 벤틀리 등 스포츠카나 럭셔리카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던 기업들이 SUV 시장에 뛰어들면서 국내 시장에서 또 다른 해답지를 찾은 건지도 모른다. 잘하는 걸 내세우겠다는 의지로도 볼 수 있는 것. 픽업트럭의 도입도 같은 맥락에서다.

시승차 그랜드 체로키 L은 형님 왜고니어 때문에 풀사이즈라 불리고 있지 못하지만, 실제 크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차체 길이는 5220mm 너비는 1985mm, 높이는 1795mm, 휠베이스는 3090mm에 달한다. 크기로만 따진다면 쉐보레 트래버스와 대적한다. 이보다 10mm가 짧고 15mm가 낮지만 15mm가 높다. 휠베이스 역시 17mm가 더 길다. 풀사이즈 SUV가 부담스럽다면 만족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선택지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L 서밋 리저브 인테리어 사진=스텔란티스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지프 그랜드 체로키 L 서밋 리저브 인테리어 사진=스텔란티스코리아

시승차는 고급 사양이 적용된 서밋 리저브 트림이다. 인테리어는 고급스러운 소재를 사용해 9880만원이라는 찻값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대시에 적용된 우드 트림은 결이 남달라 보인다. 보통의 우드 트림은 니스칠을 잔뜩 머금어 유광 느낌이 나지만, 이 차에 적용된 우드 트림은 실제 나뭇결이 그대로 살아나는 우아한 원목의 느낌이다. 시트 등에는 팔레르모 가죽이 적용됐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최고급 사양을 자랑한다. 매킨토시(McIntosh)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을 내장했고 내비게이션 대세 티맵(T-Map)도 지원한다. 무선으로 핸드폰 연결이 가능하고 무선 충전도 지원한다. 조수석 앞쪽에는 HDMI를 지원하는 ‘프론트 패신저 스크린’이 있는데 고급스럽긴 하지만, 활용도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이다. 밤에 도움이 되는 나이트 비전은 물론 헤드업 디스플레이 파크센스 등 ADAS 및 안전·편의사양은 넉넉하다.

시트 구성은 2+2+2이다. 기본형 모델은 7인승이지만 서밋 리저브는 좀 더 안락한 주행환경을 위해 해당 레이아웃을 선택했다. 5명 가족이 여행을 떠난다고 하더라도 간단한 러기지에 널찍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트렁크 공간이 그렇게 넓지는 않지만, 덕분에 3열 공간이 더 넓어져 쓸모가 있다.

대형차, 특히 여러 명이 함께 타고 떠나는 여행에는 승차감이 매우 중요하다. 너무 물렁물렁해서도 안 되고 너무 딱딱해서도 안 된다. 너무 물렁물렁하면 아이들이 쉽게 멀미할 것이고 너무 딱딱하면 요철을 넘을 때 시트에서 엉덩이 점프를 하는 불쾌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랜드 체로키 L은 너무 물렁거리지도 너무 딱딱하지도 않다. 딱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장거리 여행을 떠나더라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 있다.

좌우의 비틀림이 제법 괜찮은 편이다. 램프를 빠져나갈 때 쏠림을 잘 잡아준다. 서스펜션은 멀티링크를 채택했지만, 주행 환경에 따라 차고를 5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제일 높은 단계는 오프로드 기동성을 위한, 반대는 고속도로 주행을 위한 것이다. 여기에 얹힌 게 바로 쿼드라-트랙 II 사륜구동 시스템이다. V6 3.6ℓ 엔진의 286마력, 35.1kg·m의 토크를 8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전달한다.


육동윤 글로벌모터즈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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