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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시승기] "가성비 태우며 달린다"...폭스바겐 파사트 T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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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오너 시승기] "가성비 태우며 달린다"...폭스바겐 파사트 TSI

2019년형 가솔린 모델, 당시 가격 3300만원에 플러스 18% 할인까지 추가
북미형 특징 : 넓은 실내 공간과 장거리 운행에 적합한 기능들로 선별 적용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4-08-22 09:05

폭스바겐 파사트 TSI (B7) 사진=육동윤 글로벌 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폭스바겐 파사트 TSI (B7) 사진=육동윤 글로벌 이코노믹 기자
자동차에 대해서 모르는 게 많으면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한다. 딜러도 있지만, 좀 더 객관적인 관점은 차 기자의 시승기가 도움이 된다. 그런데, 정작 이 시승기를 쓴 차 기자의 차도 궁금해진다. 차 기자들의 차를 알아보기로 했다. 첫 시작은 기자의 자가용부터다.

기자가 돈을 잘 버는 직군은 아니다. 육 기자는 가성비를 택했다. 타고 있는 차는 코드명 B7, 2019년형 폭스바겐 파사트 TSI다. 운이 잘 따랐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 차는 지금 단종된 상태다. 지난 2015년 디젤게이트 이후 쪼그라든 폭스바겐코리아가 '존버'하기 위해 미국에서부터 가져온 차다. 이유는 아마 별로 남는 장사가 아니라서...? 한국에서는 디젤 혐오로 가솔린 모델을 대략 한 3년 정도 판매를 한 거 같다. 물론 다른 버전의 가솔린 모델들은 이전에도 있었는데, 어쨌든, 당시 전시장에는 SUV 유행 덕에 그나마 버티고 있는 티구안과 이 차밖에 없었다.

가격도 매우 착했다. 정가 3300만원에 할인 들어가 2700만원대에 살 수 있었다. 당시 수입차가 워낙에 싸기도 했지만, 그중에서도 더 싼 편이었다. 당시 우리의 국민차 쏘나타(LF)가 풀옵션으로 3210만원을 했으니 가성비에 있어서는 충분한 메리트를 갖췄었다.

기자가 2018년 말 구매한 이 파사트 북미형 모델은 미국 테네시에서 생산하는 물량이다. 중국과 중동, 미국, 캐나다 등의 전략형 모델이라 기존 파사트보다 실내 공간을 늘려 거주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당시 4인 가족에게 매우 넉넉한 공간을 제공할 거 같았다. 실제로 뒷좌석 출입이 매우 편했다. 카시트 설치도 편리하다. 동급 대비해서는 힘이 덜 드는 공간을 제공한다. 트렁크도 웬만한 캠핑 장비를 다 실을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하다. 다만, 트렁크 리드의 경첩이 노출된 형태라 잘못하다간 적재물이 씹히는 경우가 있다.

가격을 높이는 최첨단 장비들은 빠져 있지만, 운전 편의에 있어서 꼼꼼한 배려가 엿보이기도 한다. 예를 들어 여전히 헤드라이트에는 할로겐을 사용했지만, 차선유지보조 기능이 적용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들어갔다는 점. 고속도로에서 간혹 차선을 이탈할 때 조향대를 잡아주는 느낌은 요즘 차들과 비교해도 크게 손색은 없다. 다만, 60km/h 이상의 속도에서만 작동한다는 게 아쉬운 점. 대신, 급제동을 걸어주는 능동적 다중 충돌 방지 기능이 있다는 건 놀라운 점이기도 하다.

폭스바겐 파사트 TSI 인테리어 사진=육동윤 글로벌 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폭스바겐 파사트 TSI 인테리어 사진=육동윤 글로벌 이코노믹 기자

실내에서는 아직 아날로그 계기판을 사용하고 있지만, 오히려 클래식한 느낌이라 좋다. 소재들도 꽤 괜찮은 편이다. 우레탄 느낌의 플라스틱 재질이 대시보드에 적용됐고 7인치 정도 되는 메인 디스플레이가 라디오와 DMB, 현지 내비게이션을 보여준다. 휀더(Fender) 브랜드 오디오 사운드는 살짝 아쉬운 느낌이다. 가죽 시트에 토어 트림도 일부는 가죽이 적용돼 있고 뒷좌석 ‘엉따’에 2존 온도 조절 기능까지 필요한 기능들은 다 들어가 있다는 게 가족을 위한 매력 포인트이기도 하다.

퍼포먼스도 나쁘진 않다. 2.0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177마력에 25.5kg·m의 최대토크를 6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앞바퀴에 전달한다. 토크의 실현 구간이 1450rpm부터 시작이라 제법 낮은 구간에서도 가속 느낌이 좋은 편이다. 오히려 너무 치고 나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운전을 고르게 하지 않는다면 애들이 멀미하게 되지만, 심각하게 관심을 쏟으면 승차감도 괜찮은 편이다. 살짝 비꼬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미국 차는 장거리 여행에 특화됐기 때문에 걱정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연비 문제도 따져볼 일이다. 5인 가족이 약 300km 왕복 거리로 1박 2일 여행을 간다면 1700원대 기름값으로 대략 2만~3만원의 주유비가 드는 정도다. 얼마 전 여행에서 기록한 연비는 6.2ℓ/100km였다. 우리식으로는 16.1km/ℓ인데, 연비 3등급 판정도 받았다. 간혹 혼잡통행료나 공영 주차장에서 저공해 차량으로 할인을 받는 건 은근 기분 좋은 일이다. 현재 이 차는 단종됐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조금 더 훌륭한 스펙의 아테온이 판매되고 있다. 대안을 찾는다면 그것 또한 괜찮은 선택이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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