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거대 배터리 업체들이 유럽 전기차 시장 확대에 발맞춰 유럽에서 배터리 셀 생산을 위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유럽 자동차 기업들도 독자적인 배터리 셀 생산 계획을 세우며 경쟁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리서치 회사 피치 솔루션에 따르면 유럽에서의 배터리 셀 생산량 부족은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전기차 판매를 늘리려는 야심찬 계획에 장애 요인이 된다.
아시아에서 배터리를 가져오는 데는 많은 비용이 소용되기 때문이다.
중국은 현재 전세계 리튬이온전지 생산량의 60%를, 이어 일본이 17%, 한국은 15%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의 LG화학,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 중국의 CATL 등 거대 아시아 업체들은 유럽 시장의 이런 공급부족 현상에 대응해 최근 잇따라 유럽에 새 공장들을 지었다.
LG화학은 지난해 다임러, 포르쉐, 볼보, 아우디, 르노, 재규어를 위한 배터리 셀 생산공장을 폴란드에 지으며 유럽에 공장을 세운 첫 아시아 업체가 됐다.
LG화학 측은 향후 수년 내에 연간 용량을 70㎓까지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ATL은 2022년 독일에서 BMW에 배터리를 공급할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헝가리에 공장을 설립했다. SK이노베이션도 내년에 문을 열 헝가리 공장을 짓고 있고 추가 공장 건립계획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의 기술 컨설팅 회사 아비센에 따르면 2025년까지 이들 업체가 유럽에서 생산하는 리튬 이온전지가 전세계 생산량의 10~1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LG화학, 삼성SDI, CATL,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유럽 최대 고객이 될 폭스바겐그룹과 배터리 셀 공급 업체로 선정됐다.
폭스바겐은 2025년까지 전세계 시장에 50종의 전기차를 출시하고 이를 더 다양화해 2028년까지 70종을 선보일 계획이다.
폭스바겐이 2023년까지 전기차에 쏟아부을 금액은 300억 유로에 달하고 2025년엔 연간용량 150㎓ 규모의 배터리 셀 생산시설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폭스바겐은 그러나 궁극적으론 배터리 셀을 자체 생산하려고 한다.
배터리는 전기차 재료비의 20~30%를 차지하고 있고 배터리 기술은 전기차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은 이에 따라 배터리 셀 생산 설비를 갖추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 BMW 등 다른 자동차 업체들도 마찬가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도요타는 아직 유럽에서 생산계획은 없지만 자체 생산할 배터리 디자인을 위해 파나소닉과 제휴하고 있다.
BMW는 독일에서 두 번째 배터리 화학 실험실을 개설했다.
전문가들은 리튬이온 기술 분야에서 유럽업체들이 아직은 아시아 기업들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지만 이들의 투자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모터즈 김환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