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최근 LG화학과 전기자동차(EV) 배터리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를 위해 양사는 50대 50 지분으로 각각 1조원을 출자해 합작회사를 만든 후 단계적으로 총 2조7000억 원을 투자한다는 세부적인 내용까지 나왔다.
이에 대해 양사는 확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전기자동차 수요에 대비하기 위한 현대차의 중장기 계획이 마련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현재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개발 경쟁은 치열하다. 특히 최근 개최된 2020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전자 제품업체 소니가 혁신적인 전기차를 선보여 신선한 충격을 줬다.
완성차 업체뿐만 아니라 전자업체까지 전기차 개발에 뛰어드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기존 자동차업계를 뒤흔드는 ‘블랙 스완’이다. 전기모터는 기존 내연기관이나 변속기 자동차보다 구동 부품이 훨씬 적게 들어 적은 노동력으로도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노동력 감소는 곧 근로자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는 요소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를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 세계 유명 자동차업체들이 전기차 개발을 위해 공장 폐쇄 등 인력감소에 나선 점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그렇다고 전기차 출현에 맞서 파업 등 이제는 식상한 ‘단골메뉴’로 회사와 소비자를 위협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를 맞아 자동차 업계 노조들은 처우 개선에만 목을 매면서 힘을 뺄 게 아니라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회사와 공존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 지 곰곰이 반추해야 한다.
이상수 신임 현대차 노조위원장이 지난해 말 기자간담회에서 “조합원들도 이제 ‘뻥파업’, ‘묻지마 투쟁’을 식상해 한다. 시대 변화 적응 못하면 현대차는 오래 갈 수 없다”고 강조한 것도 달라지는 자동차 시장에 대응하는 현명한 자세임에 틀림없다.
김현수 글로벌모터즈 기자 khs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