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를 구입할 때 딜러를 통해 기존에 있던 차량을 처분하는 경우가 많다. 새로 구입할 중고차량의 매매금액에 기존 차량의 판매금액을 상계시키거나 또는 중고차 딜러가 폐차를 알선 또는 대행하는 등의 방식이다. 생소하겠지만 후자의 경우는 불법이다. 자동차관리법에는 다음과 같은 조항이 있다.
#자동차해체재활용업자가 아닌 자는 영업을 목적으로 폐차 대상 자동차를 수집 또는 매집하거나 그 자동차를 자동차해체재활용업자에게 알선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따라서 자동차해체재활용업자가 아닌 중고차 딜러(매매업), 신차 딜러, 자동차정비업자 등은 폐차를 알선하거나 대행할 수 없다.
‘불법이어도 그게 뭐 어때서? 폐차만 정상적으로 처리되면 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은 위험하다.
우선 불법임을 알면서도 폐차를 알선한다는 그 자체가 준법의지가 없다는 의미다. 이들이 폐차와 관련한 법규만 어기겠는가? 또한 불법을 감수할 정도로 쏠쏠한 벌이가 되기 때문이다. 이 말은 역설적으로 누군가는 피해를 본다는 의미. 그 누군가는 바로 당신이다.
올해 5월 김범수 행정사에게 중고차동행을 요청한 의뢰인 A씨의 사연이다. A씨는 중고차 딜러에게 기존에 타던 구형 아반떼 승용차를 그냥 넘겼다. 그 딜러는 ‘차령이 10년을 넘었기 때문에 폐차비용을 추가로 더 부담해야 하나 자신을 통해서 중고차를 구입하니 자신이 그 비용을 부담하겠다’라고 했다.
하지만 김범수 행정사가 A씨 차량의 폐차비용을 확인하니 A씨는 폐차비용을 추가로 부담할 필요도 없었다. 오히려 폐차비용으로 35만원을 받을 수 있었다. 딜러는 A씨가 소위 자동차를 잘 모르는 ‘차알못’인 점을 이용해 A씨에게 지급될 폐차비용을 착복하고자 한 것이다.
폐차비용을 떼먹는 것은 어쩌면 애교일수도 있다. 대포차 등 불법 자동차로 유통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불법적으로 폐차를 알선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다소 과하다 싶은 처벌의 이유인 것이다. 합법적인 폐차는 오직 자동차해체 재활용업자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