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소견과 주관으로 잘못 판단함을 이르는 '군맹무상(群盲撫象)'이라는 말이 제격이다.
오는 10일부터 새롭게 시행되는 전동 킥보드 개정안을 두고 하는 말이다. 애초 전동 킥보드는 만 16세 이상으로 원동기 운전면허가 있는 사람만이 탈 수 있었다.
그러나 국회는 최고속도 25km/h·중량 30kg 미만 전동 킥보드를 개인형 이동장치로 구분하고 만 13세 이상이면 운전면허 없이도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이를 두고 대다수 사람들은 국회의 성급함을 꼬집고 나섰다. 전동 킥보드를 미성년자에게 허용하고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게 한다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를 망각한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8일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 따르면 전동 킥보드 사고율은 지난 2016년 49건에서 올해 상반기에만 886건으로 급증하는 등 해마다 폭증하는 추세다.
물론 이는 원동기 운전면허를 보유하고 만 16세 이상 사용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사고 건수다. 앞으로 규제가 완화되면 사용자가 더 늘어나 얼마나 더 많은 사고가 발생할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국회는 지난 3일 끊이지 않는 논란과 여론에 결국 무릎을 꿇고 규제를 강화한 새로운 개정안을 상임위에 통과시켰다.
새롭게 통과한 개정안은 만 16에 이상에 원동기 운전면허가 있어야 하고 헬멧 등 안전장구 착용을 의무화하도록 했다.
결국 원래대로 '원상복구'된 셈이지만 법안이 시행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혼선을 피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잘못된 법도 법으로써 효력을 갖는 만큼 규제를 다시 강화한 개정안이 시행될 때까지는 모두가 경각심을 갖는 것이 좋겠다.
김현수 글로벌모터즈 기자 khs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