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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EV빅뱅①] 전기차 대중화 시대 성큼…산업‧고용 생태계 격변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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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EV빅뱅①] 전기차 대중화 시대 성큼…산업‧고용 생태계 격변 '빛과 그림자'

김경수 편집위원

기사입력 : 2021-02-24 17:06

사진은 현대차가 23일 월드 프리미어를 통해 공개한 2세대 전기차(EV) ‘아이오닉 5’ 모델.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은 현대차가 23일 월드 프리미어를 통해 공개한 2세대 전기차(EV) ‘아이오닉 5’ 모델.
전기자동차(EV)가 미래 자동차의 대세로 빠르게 자리 잡으면서 테슬라와 GM, 애플 등 미국업체, 도요타를 앞세운 일본업체, 한국의 현대‧기아차 등이 1회 충전으로 300km 이상을 주행하고 가격을 낮춘 2세대 전기차 모델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이와 관련된 소프트웨어 관련 회사 수가 엔진 등 기존 자동차 부품업체 수를 넘어서는 등 전기차 시장을 둘러싼 산업 생태계가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세계 완성차 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시리즈로 기획한다. [편집자 주]

세계 전기차 시장은 2017년을 기점으로 미국, 중국, 유럽 등에서 다양한 2세대 전기차가 쏟아지고 있다.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테슬라가 현지시각 22일 최종 디자인을 확정한 2세대 EV 픽업트럭 ‘사이버 트럭’(Cybertruck)은 최고급 모델의 경우 1회 충전에 8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23일 공개한 현대차 EV 모델 ‘아이오닉 5’도 1회 충전 시 최대 430km를 달릴 수 있다고 한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달 국내에 출시한 테슬라 모델 Y, 내년 출시될 폭스바겐 ID.4 등을 경쟁 모델로 꼽고 있다.

이러한 전기차 개발의 포문을 연 건 미국의 테슬라다. 배터리를 많이 연결해 전기차를 만들어보자는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는데, 그게 적중했다. 테슬라는 작년에만 전기차 50만대를 팔았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세계 자동차 기업 중 단연 선두로 단 한 번도 자동차를 만들어본 적 없는 기업이 쟁쟁한 완성차 업체를 모두 제치는 기염을 토했다. 테슬라의 성공 이후 IT 기업들도 잇따라 미래 자동차에 뛰어들고 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알리바바는 물론 소니도 시장을 노리고 있다. IT 기업들이 이렇게 쉽게 뛰어들 수 있는 건 전기차의 구조가 ‘모터와 배터리가 전부’라는 말이 통할 정도로 구조가 단순하기 때문이다. 반면 모터와 배터리를 통제하는 소프트웨어의 비중은 커졌다. 완성차 업체들이 앞다퉈 IT 기업들과 연합하고 있는 이유다. 자동차 산업의 생태계가 통째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현재의 부품공급 업체가 IT산업으로 통째로 넘어갈 것이란 얘기다. 전국에 1만 개가 넘는 주유소도, 전기차 시대가 오면 필요 없게 된다.

지난해 도요타자동차 그룹과 관계를 맺은 1·2차 협력업체 3만8663개사 중 소프트웨어 개발사는 264개사로 2014년(195개) 대비 35.38% 증가했다. 전체 협력사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4.4%로 좌석이나 와이퍼, 에어컨 등 기존 자동차 부품업체(259개) 4.3%를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선두에 올라섰다. 금형부품 생산업체 수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여기에다 도요타는 인공 지능(AI) 분야를 대폭 강화하는 한편 관련 기업 출자를 확대하고 영상 인식 전문가 등 정보기술(IT) 인력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편 전기차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배터리의 수요는 폭증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 기관 ‘우드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는 2020년 약 4% 정도에서 2030년까지 자동차 전체 판매의 약 18%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향후 배터리 수요는 보수적으로 추산해도 지금 공장들이 생산하는 수량의 8배 정도 더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실제 전기차 판매는 훨씬 더 빨리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 중국, 일본이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거의 완전히 장악한 상황이지만 미국, 유럽에서도 배터리 기술 고도화, 가격을 싸게 만드는 연구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앞으로 각 국가 간 배터리 개발 전쟁은 더 치열해지고 엄청난 투자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기차 시대의 도래가 불러올 고용구조의 변화도 주목된다. 현대차는​ 현행 생산시스템을 전기차 중심으로 전환될 경우 생산직의 60%가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고용이 감소하는 것은 자동차 업계로서는 불가피한 상황으로 보인다. 또 높은 고용을 전제로 한 현재의 복지 시스템도 변화가 불가피해지고 있다. 향후 자동차 산업에서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또 자동차의 경쟁력도 결국은 소프트웨어에 달린 시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산업이 100년 만의 큰 변화에 직면하고 있는 요즘, 자동차 생태계의 모습도 상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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