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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주가 하락 진짜 이유는 '전기차 경쟁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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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주가 하락 진짜 이유는 '전기차 경쟁 심화'

이태준 기자

기사입력 : 2021-02-25 08:23

테슬라 로고와 비트코인.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 로고와 비트코인. 사진=로이터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 주가가 4거래일 연속 내리며 지난 1월 기록한 최고치 900.40달러보다 20% 넘게 하락하며 약세장에 진입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테슬라 주가는 23일(현지 시각) 장중 한때 13%까지 폭락해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 고조되기도 했다. 기술적 관점에서도 120일 이동평균선이 가까스로 지지선 역할을 했지만, 시장에서는 상승추세로 되돌리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테슬라 주가의 이런 하락을 놓고 전문가들은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5 출시 등 전기차 시장 경쟁 격화와 모델Y의 가격 인하, 일론 머스크의 비트코인투자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1. 현대차 등 글로벌 전통 자동차 강자들 “테슬라 타도” 별러


현대자동차는 지난 23일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를 공개했다. 테슬라가 장악한 세계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아이오닉5는 독자 개발한 전기차 플랫폼 ‘E-GMP’를 탑재하면서 1회 충전으로 최대 430km를 주행할 수 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전기차는 세계적으로도 아직 흔치 않다. 충전, 주행 성능, 공간성 등이 장점”이라며 테슬라와의 경쟁에 자신감을 보였다.

테슬라 타도를 외치는 곳은 현대차뿐만이 아니다. 미국의 대표적 자동차회사인 제네럴모터스(GM)도 테슬라에는 버거운 상대가 될 수 있다.

GM은 지난달 28일(현지 시각) 2035년까지 휘발유와 디젤 엔진 자동차의 생산 및 판매를 전 세계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전기차 업체로 변신 선언이다. GM의 전기차 업체 변신 선언은 다른 메이저 자동차 업체보다 훨씬 진전된 내용을 담았다는 평가다.

GM뿐만이 아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모회사인 독일 다임러는 2022년까지 벤츠의 각 기종에 전기나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2030년까지 각 기종에 전기차 모델을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테슬라는 현재도 중국 시장에선 중국 전기차 3인방으로 불리는 니오, 샤오펑, 리샹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어디 한 곳 만만한 곳이 없다. 전기차 시장이 아직 진입단계라고는 하지만, 테슬라가 과거처럼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기가 만만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현대 전기차 아이오닉5.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현대 전기차 아이오닉5. 사진=연합뉴스

2. 이유를 알 수 없는 모델Y의 가격 인하와 돌연한 판매 중단

테슬라는 중형 SUV인 '모델Y'의 기본 모델인 스탠다드 레인지 판매를 돌연 중단했다. 사실상 판매를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테슬라 공식 주문페이지에는 모델Y 트림 선택 중 스탠다드 레인지 트림 선택지가 사라졌다. 그러면서도 명확한 이유는 밝히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자동차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등에서 모델Y 스탠다드 레인지 성능 및 결함에 대한 고객 불만이 쏟아지면서 판매를 중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테슬라 담당자를 불러 급발진, 배터리 발화 등 품질 문제에 대해 지적했고, 테슬라는 품질결함을 인정, 리콜을 약속했다.

CNN비즈니스는 고든 존슨 GLJ 애널리스트의 말을 인용해 테슬라가 스탠다드 레인지 판매를 중단한 것은 마진이나 수요가 거의 없어 판매전략 변경 때문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테슬라는 가격 인하 없이는 공장을 가동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존슨 애널리스트의 말을 보도했다.

미국의 전기차 전문 사이트 ‘인사이드EV’도 테슬라는 “더 이상 RWD 모델Y를 더 이상 제공하지 않으며 이미 입금한 이들을 위한 남은 재고분만 팔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사진=로이터

3. 테슬라를 비트코인 테마주로 만든 일론 머스크 CEO의 입방정

다니엘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 가격이 출렁거리면서 테슬라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 가격의 불안정성이 테슬라 주가에 그대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비트코인의 가격이 테슬라의 주가를 결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비트코인과 이에 관한 머스크의 트윗이 테슬라의 주가에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환경과 사회, 거버넌스(ESG) 요소에 초점을 맞춘 투자자도 테슬라의 비트코인투자는 우려할만한 원인이 될 수 있다.

발렌틴 반 니우웬후이젠 NN IP의 최고 투자 책임자는 최근 로이터에 테슬라는 상대적으로 친환경적인 자동차를 사용하여 전 세계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오랫동안 캠페인을 해왔지만, 비트코인에 투자하기로 한 테슬라의 결정은 ESG 등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고든 애널리스트는 앞서 테슬라의 비트코인 투자에 대해 절망적 신호라며 회사 자금을 연구 개발이나 자본 지출에 투자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본의 실행 가능한 내부 사용이 부족했다고 혹평하며 투자등급 ‘매도’에 목표주가 67달러를 유지하기도 했다.

4. 전기차 팔아서 번 돈보다 규제 크레딧 수익 많아


일부 투자자들은 테슬라의 주식이 너무 높게 날아갔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비트코인 때문에 변동성이 커지기까지 했다.

테슬라에 비판적인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가 아직 차를 팔아 번 돈이 없다고 한다. 테슬라 수익은 규제 크레딧을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에 판매하여 번 돈 이 전체 순이익을 능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테슬라가 차를 만들고 판매는 하는 데 돈을 벌지 못하는 증거라고 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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